삼상16장에는 징계받는 자와 쓰임받는 사람이 소개되고 있다. 사울이 외면당할 수 밖에 없음은 본인의 잘못때문이다. 그러니 버림받았다는 표현은 합당치 못하다. 사울이 전혀 예상치 못하게 왕으로 부름을 받은 것처럼 다윗역시 전혀 예상치 못한 부르심이었다.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번뇌하게 한지라” (삼상 16:14, 개역개정)사울에게서 하나님의 영이 떠남과 동시에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신이 그 자리를 채웠다고 하였다. 매우 중요한 영적인 원리이다. 그리고 모든 신앙인이 명심해야할 원칙이다. 여호와의 영인가 아니면 악한영인가의 둘중에 하나이다. 중간은 없다.
여호와의 영이 떠나간 자리에 새로 잡리잡은 악령은 사울을 수시로 괴롭히게 된다. “원하건대 우리 주께서는 당신 앞에서 모시는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수금을 잘 타는 사람을 구하게 하소서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왕에게 이를 때에 그가 손으로 타면 왕이 나으시리이다 하는지라” (삼상 16:16, 개역개정)
용도폐기된 사울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은 다윗이다. 그런데 전임자와 후임자의 만남이 참으로 묘하다. 전임자가 당하는 고통을 해결해줄 유일한 대안이 바로 후임자로 선정된 다윗이다. 하나님은 왜 이러한 만남을 하도록 하셨을까?
요즘 자주 악한영의 조절을 당하는 아내를 볼때마다 사울을 떠올리게 된다. 만일 아내가 악한영의 조절을 받는 동기가 사울과 같다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사울이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행동한 결과가 하나님의 진노였고 그 댓가가 여호와의 부리시는 악령이었다.
신자들을 괴롭히는 악한 영은 하나님과 동등한 존재가 아니다. 여호와의 수하일 뿐이다. 욥은 여호와의 허락을 받은 사탄으로 부터 공격을 받았다. 사울과의 차이이다. 사울은 아예 악령이 그의 상태를 주관하는 징계를 받았다. 외부에서의 공격과 내부에서의 공격은 같을수가 없다. 외부의 공격은 본인의 믿음으로 이겨내면 된다. 그러나 내부에 자리잡고 공격하면 본인의 힘으로 통제가 안된다. 그래서 악기연주자인 다윗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악영이 사울에게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상태만 완화시킬 뿐이다.
다행히 요즘 몇일간 아내의 상태는 호전된 상태이다. 어떤 때는 저러다가 치매라고 발생하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들기도 한다. 이번주 kbs인간극장의 주제는 65세 자연요리 전문가 여성의 치매였다. 62세부터 시작해 3년이 지났다고 하였다.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