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팔인생(望八人生)
歲去人老去세거인노거
望八三衰落망팔삼쇠락
眼眩不聽耳안현불청이
口裏無齒翁구리무치옹
<和翁>
세월이 가니, 사람도 늙어 가는구나!
팔십을 바라보니, 세 가지가 쇠락하네그려!
눈은 침침 어둡고, 귀는 도통 들리지 않네
입속 안은 이가 하나도 없는 늙은이가 되었네, 그려!
홍안(紅顔)이 어제 같은데, 벌써 망팔(望八) 무치옹(無齒翁)이 되었다. 인생무상(人生無常)이 절절히 다가온다. 이 몸이 그대로가 한 권의 무상경(無常經)이다. 그 좋았던 시력(視力)도 온데 간데 없고 책을 보려면 돋보기안경을 껴야 겨우 본다. 곁에서 누가 큰 소리로 말을 해도 보청기를 빼면 적막강산(寂寞江山)이다. 삼시 세 때 차려놓은 진수성찬도 그림의 떡이다. 딱딱한 음식은 씹을 수 없는 무치옹(無齒翁)이다. 치아가 다 빠지고 나니, 음식 맛도 없다. 가는 세월 누가 잡으랴! 오는 세월 누가 막겠는가? 그저 그렇게 살다 가면 되는 것을 아등바등 살아도 세월 가면 다 허무 허사인 것을 사는 동안 죄짓지 말고 좋은 일 많이 하다 가소! 금쪽같은 하루하루 값지게 살다 가소! 인생 섣달 그믐날 눈빛이 땅에 떨어져 갈 때 후회해도 그때는 아무 쓸데 없는 일이 되고, 마니, 두고두고 후회할 일, 하지 마소! 똑딱! 똑딱! 초침 소리가! 무상법문(無常法門)임을 잊지 말소! 여여법당 화옹 합장.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