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저녁 대구 서구에서 긴급재난문자가 잘못 발송돼 주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이날 오후 9시 33분쯤 대구 서구청은 주민들에게 '오늘 21:22경 서구 비산동 832-1에서 위험물(화재, 폭발, 누출)사고 발생. 주변 확산 우려가 있으니 인근 주민은 대피 바랍니다. 663-2222'라는 내용의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날 오후 9시 22분쯤 비산동 모처에서 위험물 관련 사고가 발생했고, 화재·폭발·누출 등 관련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있으니 주민들에게 대피해줄 것을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긴급재난문자 속 주소가 가리키는 사고 장소는 대구서부소방서 동쪽 한 주차장 인근이었다.
그러나 이 문자는 대구 서구청이 착오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서구청은 앞서 보낸 긴급재난문자를 정정하는 내용의 문자를 20여분만인 오후 9시 53쯤 주민들에게 보냈다.
'오늘 21:22경 서구 비산동 832-1 에서 위험물(화재, 폭발, 누출) 사고 발생 문자는 문자훈련 중 착오발송임을 안내드립니다.'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당시 119에 문자 속 주소가 가리키는 장소에 불이 났다는 오인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실제로 소방차 2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이 출동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방역을 위한 연막 소독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를 화재로 오인한 신고가 접수됐고, 관련 정보가 서구청에도 전달되면서 문자 발송 실수로 이어졌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닌 밤 중 홍두깨' 같은 긴급재난문자 착오 발송의 여파는 온라인으로도 이어졌다.
당시 포털 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일명 '실검' 상위권 순위(시사 카테고리 기준)에는 '대구 폭발' '대구 서구' '대구 비산동' '비산동 화재' '비산동 832-1' 등의 관련 검색어가 다수 올라와 순위표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카페와 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처음 받은 사고 문자 내용을 공유하며 정보를 취합하다가, 정정 문자 내용을 공유하며 안도하거나 당국에 불만을 쏟아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주민은 실제로 가족을 데리고 집 밖으로 대피했다는 사연을 전하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