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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어낙안(沈魚落雁)
미인을 보고 부끄러워서 물고기는 물 속으로 들어가고 기러기는 땅으로 떨어진다는 뜻으로, 미인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이다.
沈 : 잠길 침(氵/4)
魚 : 고기 어(魚/0)
落 : 떨어질 낙(艹/9)
雁 : 기러기 안(隹/4)
(유의어)
경국경성(傾國傾城)
경국지색(傾國之色)
미인박명(美人薄命)
절대가인(絶代佳人)
절세가인(絶世佳人)
절세미인(絶世美人)
아름다움은 영원한 기쁨이다. 남자의 미(美)는 총명에 있고 여자의 총명은 아름다움에 있다고 하는 말이 있듯이 미인은 오랜 옛날부터 찬탄되어 왔다.
미인을 가리키는 말은 수도 없이 많다. 그 중에서 아름다움에 취해 물 위에서 놀던 물고기가 물속으로 잠기고(沈魚), 하늘 높이 날던 기러기가 비상을 잊었다가 땅에 떨어졌다는(落雁) 이 성어가 과장이 심한만큼 유명하다.
침어는 중국의 4대 미인 중에서 첫손으로 꼽는 춘추시대(春秋時代) 월(越)나라의 서시(西施)를 가리키는 말이고, 한(漢)나라에서 흉노로 시집가는 왕소군(王昭君)을 낙안이라 칭한다.
이 말 외에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에 숨는다는 폐월(閉月)은 후한(後漢) 때 여포(呂布)와 동탁(董卓)을 이간시킨 초선(貂蟬)을, 꽃을 부끄럽게 하는 수화(羞花)는 당(唐)의 현종(玄宗)에게 총애 받은 양귀비(楊貴妃)를 가리켰다.
그런데 이렇게 갈래지어 4대 미인을 지칭하는 것은 정확한 출전은 없이 후세 사람들이 갖다 붙인 것으로 본다.
그 이야기 중에 진헌공(晉獻公)의 총희 여희(麗姬)가 어찌나 아름다웠던지 그에 압도되어 물고기는 물속으로 숨고 기러기는 넋을 잃고 바라보다 대열에서 이탈했다(沈魚落雁)고 하며, 밝은 달은 구름 뒤로 모습을 감추고 꽃은 부끄러워 시들었다(閉月羞花)고 했다.
이 말이 전래된 것으로 보는 기록 중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는 뜻하는 것이 약간 다르다.
여희와 월왕(越王)의 애첩 모장(毛嬙)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그들이 나타나면 ‘물고기는 깊이 숨고 새들은 높이 난다(魚見之深入, 鳥見之高飛)’고 한 것은 미인이라도 이들 미물에게는 두려운 존재일 뿐이라고 말한 것이다.
여기서 장자는 아름다움이란 것도 상대적인 것이지 절대적인 것이 될 수는 없다며 세상만사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관계없는 사람에겐 무용지물이 된다고 가르친다.
중국의 4대 미녀
沈魚落雁 閉月羞花
(침어낙안 폐월수화)
물고기는 물속으로 가라앉고, 기러기는 땅 밑으로 떨어지며, 달은 구름 뒤로 얼굴을 가리고, 꽃은 스스로 부끄러워 하노라.
1. 서시(西施) : 침어(浸魚)
2. 왕소군(王昭君) : 낙안(落雁)
3. 초선(貂蟬) : 폐월(閉月)
4. 양귀비(楊貴妃) : 수화(羞花)
1. 서시(西施) : 침어(浸魚)
춘추시대 말기에 월(越)나라에 도화(桃花)처럼 예쁜 얼굴을 타고난 서시라는 여자가 있었다. 이름은 이광(夷光)이다. 어릴 때부터 얼굴이 예쁘고 천성도 고와서 인근 고을사람들에게 흠모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하루는 서시가 강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데,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헤엄치던 물고기들이 도취되어 헤엄치는 것을 잊어버리고 강바닥으로 가라 앉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서시를 침어(浸魚)라고 불렀다고 한다.
당시 월나라와 오나라는 패권을 놓고 기나긴 전쟁을 하고 있었는데, 전쟁에서 패하여 간신히 죽음을 면하고 오나라의 신하가 된 월왕 구천은 겉으로는 충성을 맹서하면서 복수를 꿈꾸었는데, 참모 범려와 함께 오왕 부차에게 미인계를 쓰기로 하고 특별한 훈련(예능)을 시킨 서시를 호색가인 부차에게 바친다.
부차는 서시에게 완전히 반해서 그녀를 위해 대규모 토목공사를 일으키고 화려한 궁을 지어주는 등 국력을 소진시키고 정사를 돌보지 않게 된다. 미인계가 성공한 것이다.
마침내 월왕 구천은 오나라를 2년간 포위하고 공격한 끝에 함락시키고 오왕 부차는 고소산으로 도망가 자결하게 된다.
그녀는 아름다운 용모를 자신의 모국을 위하여 희생했는데, 오나라가 망할 때 그녀를 사랑했던 범려가 그녀를 구해서 유유자적한 삶을 보냈다고 한다.
2. 왕소군(王昭君) : 낙안(落雁)
한나라 때 미천하고 가난한 집안에서 출생했다. 때마침 한나라 원제는 전국에서 후궁을 모집했는데, 왕소군도 18세의 나이에 후궁으로 선발되어 황궁에 들어갔다.
그러나 황제가 수많은 후궁을 다 볼 수는 없었기 때문에 화공(모연수)에게 그림을 그려서 바치게 했다. 그러자 많은 후궁들이 화공에게 예쁘게 그려달라고 뇌물을 바쳤는데, 왕소군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아무것도 바치지 못했다.
그래서 화공은 왕소군을 평범하게 그린 다음 큰 점까지 하나 찍었고, 당연히 그녀는 황제의 눈에 들지 못하고 5년의 세월을 보낸다.
어느 날 흉노족의 족장 호한야 선우(왕의 호칭)가 공주에게 장가들기를 청원하고 황제는 두 나라의 유대관계를 생각해서 마지못해 혼인을 허락하게 되었는데, 혼인을 시키기 전에 한나라 황실의 위엄을 보이기 위해 후궁들을 불러와 연회를 베풀었다.
호한야는 그 연회에서 절색의 미인을 발견하고 황제에게 공주대신 후궁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하게 해달라고 간청해서 황제의 허락을 받았다. 호한야가 선택한 후궁을 본 황제도 그녀의 아름다움에 넋이 나갔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원제는 연회가 끝난 후 급히 돌아가서 궁녀들의 초상화를 다시 대조해 보았다. 왕소군의 그림이 본래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것을 발견한 원제는 그림을 속여 그린 모연수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라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토록 명령했다. 모연수는 결국 황제를 기만한 죄로 참수되었다
황제는 혼수 준비가 미비함을 이유로 3일간 기다리라고 하고 그녀에게 ‘소군’이라는 칭호를 내리고 3일 밤낮을 함께하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그녀는 머나먼 이국땅 흉노로 떠나는 것을 슬퍼하면서 말 위에 앉은 채 비파(琴)로 이별곡을 연주했는데, 마침 날아가던 기러기가 그 모습에 넋이 나가 날개 짓을 하는 것을 잊어버려 그만 땅에 떨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왕소군을 낙안(落雁)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3. 초선(貂蟬) : 폐월(閉月)
초선은 삼국시대인 동한 말년 왕윤 집안의 가수였다. 그녀 또한 주인인 왕윤의 미인계에 이용되었다. 왕윤은 동한 왕조를 찬탈하려는 동탁을 죽이는데 초선을 이용하기로 했다.
먼저 초선을 동탁의 양아들인 여포에게 보여 결혼을 약속하게 한 다음 양부인 동탁의 눈에 들게 했다.
호색하기로 둘째가라하면 서러워 할 두 사람은 양부와 양자의 연을 맺고 왕조를 쥐락펴락했는데, 이 둘의 사이를 갈라놓는 반간계의 비수로 초선을 이용한 것이다.
동탁은 초선에게 마음을 빼앗겨 어쩔 줄을 모르는 사이에 초선은 여포를 만나 동탁 때문에 괴롭다는 이야기하게 된다.
여포는 자신의 혼인 상대를 농락하려는 동탁을 칼로 찌른 후 도망쳤고 둘 사이는 더욱 멀어지게 되었다. 왕윤은 이를 기회로 삼아 여포에게 동탁을 제거하라고 꼬드겨 양부인 동탁을 죽이게 했다.
초선의 마음은 여포도 동탁도 아닌 왕윤에게 가 있었다. 초선은 왕윤의 계략이 성공한 후에 달밤에 후원에서 향을 피워놓고 왕윤이 무사하기를 달에게 기원하고 있었는데, 그때 구름이 달을 가리는 것을 본 왕윤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초선의 미모에 달도 구름 사이로 숨어버렸구나’라고 하여 폐월(閉月)이라고 했다고 한다.
4. 양귀비(楊貴妃) : 수화(羞花)
당나라 현종은 사랑하던 무혜비를 잃고 시름에 빠져 있었다. 후궁으로 3천명이 되는 미녀가 있었으나, 현종의 마음에 차는 여인이 없었던 것이다.
그 때 자신의 열여덟 번째 아들의 아내인 수왕비가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자신의 술자리로 불러낸다.
수왕비는 미모뿐만 아니라 음악, 무용에도 빼어난 재주가 있었는데, 술자리에서 현종이 작곡한 ‘예상우의곡’의 악보를 보고 즉석에서 이 곡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고 한다.
빼어난 지성미에 반한 현종은 중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부인을 빼앗아 태진궁을 지어 살게 하고 귀비로 책봉했다.
성군이었던 현종은 양귀비를 만난 후 완전히 변하여 정사를 돌보지 않고 오직 양귀비와 사랑 놀음에 빠졌으며, 양귀비의 친족들이 정사를 농단하여 당 왕조의 정치는 부패일로를 걷게 되었다고 한다.
양귀비는 어느 날 현종과 요즈음 골프와 비슷한 ‘골구’라는 놀이를 하던 중에 공이 꽃 사이로 들어가 버렸다.
양귀비는 공을 찾다가 ‘함수화’라는 꽃을 건드렸는데, 그 꽃이 꽃잎을 말아 올리는 것을 보고 현종이 ‘귀비의 아름다움에 꽃이 부끄러워 꽃잎을 말아 올렸다’고 해서 수화(羞花)라고 불렀다고 한다. 사실 함수화는 건드리면 꽃잎을 말아 올리는 꽃이라고 한다.
양귀비는 원래 고아였다. 양씨 집안에 양녀로 들어갔다. 천애고아였던 양귀비가 왕자의 비가 되고, 사실상 황후와 같은 절대 권력을 누린 것은 그녀가 빼어난 미모는 물론 지성미를 겸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색을 겸비했던 그녀도 권력에 너무 취했던 것일까. 안록산의 난으로 38세 젊은 나이에 자결하여 생을 마감했다.
상하이는 미인계의 발상지
중국 역사상 절세의 용모로 이름을 떨친 미인은 800명쯤 된다. 그중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4대 미인으로 일컬어지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겐 침어낙안 폐월수화(沈魚落雁 閉月羞花)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침어(沈魚)의 주인공은 춘추시대 말기 월(越)나라의 서시(西施)이다. 그의 미소에 연못 속 물고기가 헤엄치는 걸 잊고 가라앉았다.
낙안(落雁)은 한(漢)나라 왕소군(王昭君)을 일컫는다. 그가 뜯는 처량한 비파 음색에 기러기마저 시름에 잠겨 내려앉았다.
폐월(閉月)은 후한의 초선(貂蟬)을 가리킨다. 밤하늘의 달조차 부끄러워 구름 속으로 얼굴을 가렸다고 한다.
수화(羞花)는 당(唐) 현종(玄宗)을 녹인 양귀비(楊貴妃)가 주인공이다. 꽃 또한 그가 내미는 손을 잡기가 수줍어 고개를 떨궜다는 것이다. 중국식 과장법의 극치를 보는 듯한 수사다.
가인(佳人)은 전란기에 스파이로 동원돼 왔다. 고대 병법 삼십육계(三十六計) 중 패전계(敗戰計)의 첫 번째인 제31계가 미인계(美人計)다.
兵强者, 攻其將.
將智者, 伐其情.
적이 강하면 그 장수를 먼저 공략하라. 장수가 총명하면 그 정욕을 활용하라.
미인계는 강력한 적과 맞닥뜨렸을 때 적장을 유혹해 상대의 전력을 분쇄하는 계략이다. 십중팔구 미인에 약한 남자의 급소를 정확하게 찌른다. 효과 대비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
주(周) 태공망(太公望)이 지었다고 알려진 육도삼략(六韜三略)에서도 ‘미인으로써 즐기게 하라(娛以美人)’며 미인계를 권한다.
그래서인가. 오늘의 중국에서도 미인계는 난무한다. 2004년엔 미인계에 걸려든 상하이 주재 일본 총영사관의 외신관이 자살했고, 2008년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방중 수행원이 상하이에서 미모의 중국 여성과 하룻밤을 보낸 뒤 정보의 창고인 휴대전화를 분실해 소동이 일었다.
최근엔 우리 상하이 총영사관이 도마에 올랐다. 미인계에 낚인 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눈여겨볼 건 미인계의 발생지가 상하이라는 점이다. ‘쑤저우, 항저우 미인이 천하제일(蘇杭美女甲天下)’이라는 말처럼 상하이 인근 지역에 미녀가 많아서일지 모른다.
그보다는 베이징의 엄숙함에 긴장했던 이국 외교관들이 상하이의 분방함에 풀어졌기 때문이리라. 상하이의 밤은 외교(外交)가 아닌 외도(外道)로 깊어가는 것일까.
▶️ 沈(잠길 침, 성씨 심)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물) 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깊이 아래로 늘어 뜨리다의 뜻을 가진 글자 冘(임, 침)로 이루어졌다. 수중(水中)에 가라앉다의 뜻이다. 그래서 沈(침, 심)은 ①잠기다 ②가라앉다 ③빠지다 ④원기를 잃다 ⑤오래다 ⑥오래되다 ⑦침울하다 ⑧막히다 ⑨무겁다 ⑩숨다 ⑪늪(땅바닥이 우묵하게 뭉떵 빠지고 늘 물이 괴어 있는 곳) ⑫진흙 ⑬호수(湖水) 그리고 ⓐ성(姓)의 하나(심) ⓑ즙(汁)(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빠질 면(沔), 빠질 몰(沒), 빠질 륜/윤(淪), 묻힐 인(湮), 빠질 닉/익(溺), 잠길 잠(潛), 잠잠할 묵(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뜰 부(浮)이다. 용례로는 일이 잘 진전되지 않음을 침체(沈滯), 잠잠하게 아무말도 하지 않음을 침묵(沈默), 물에 빠져서 가라앉음을 침몰(沈沒), 물질 따위가 가라앉아 들러붙는 것을 침착(沈着), 물에 잠기는 일을 침수(沈水), 마음에 뼈저리게 느낌을 침통(沈痛), 성정이 가라앉아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음을 침잠(沈潛), 액체 중에 있는 미세한 고체가 가라 앉아서 바닥에 굄을 침전(沈澱), 깊이 궁구 하느라고 정신을 모아서 조용히 생각함을 침사(沈思), 잠잠하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음을 침묵(沈黙), 걱정이나 근심 따위로 밝지 못하고 우울함을 침울(沈鬱), 성정이 차분히 가라앉고 조용함을 침정(沈靜), 물위에 떠올랐다 잠겼다함을 부침(浮沈), 정신이 푹 까부라짐을 혼침(昏沈), 기운이나 기세 등이 삭아 없어짐을 소침(消沈), 성질이 명랑하지 못함이나 날씨가 흐리고 맑지 못함을 음침(陰沈), 스스로 가라앉음을 자침(自沈), 다시 침전시키는 일을 재침(再沈), 소금에 절인 고기나 채소를 염침(鹽沈),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파부침주(破釜沈舟), 미인을 보고 부끄러워서 물고기는 물 속으로 들어가고 기러기는 땅으로 떨어진다는 침어낙안(沈魚落雁), 가라앉음과 뜬다는 침부(沈浮), 말수가 적고 침착한 모습을 과묵침용(寡默沈容), 조그마한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소극침주(小隙沈舟) 등에 쓰인다.
▶️ 魚(고기 어)는 ❶상형문자로 漁(어)의 고자(古字), 鱼(어)는 통자(通字)이다. 물고기 모양을 본뜬 글자로, 한자의 부수로서는 물고기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魚자는 ‘물고기’를 그린 글자이다. 魚자는 물고기를 그대로 그린 상형문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魚자를 보면 물고기의 주둥이와 지느러미가 잘 묘사되어 있었다. 이후 해서에서 물고기의 몸통과 꼬리를 田(밭 전)자와 灬(불 화)자로 표현하게 되면서 지금의 魚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魚자는 물고기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활용될 때는 주로 어류의 종류나 부위, 특성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魚(어)는 성(姓)의 하나로 ①물고기 ②물속에 사는 동물의 통칭(通稱) ③바다 짐승의 이름 ④어대(魚袋: 관리가 차는 고기 모양의 패물) ⑤말의 이름 ⑥별의 이름 ⑦나(인칭대명사) ⑧고기잡이하다 ⑨물에 빠져 죽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생선을 가공해서 말린 것을 어물(魚物), 물고기 잡는 그물을 어망(魚網), 물고기를 잡거나 기르는데 쓰이는 항아리 모양으로 만든 유리통을 어항(魚缸), 물고기의 알을 어란(魚卵), 물고기와 조개를 어패(魚貝), 생선 파는 시장을 어시장(魚市場), 물고기의 종류를 어종(魚種), 낚시로 고기잡이하는 데 쓰는 배를 어선(魚船), 물고기를 기름 또는 기른 물고기를 양어(養魚), 말린 물고기를 건어(乾魚), 미꾸릿과의 민물고기를 추어(鰍魚), 청어과의 바닷물고기를 청어(靑魚), 멸치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를 행어(行魚), 퉁가리과의 민물고기를 탁어(馲魚), 은어과의 물고기를 은어(銀魚), 가오리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를 홍어(洪魚), 가물치과에 딸린 민물고기를 흑어(黑魚), 학꽁치과의 바닷물고기를 침어(針魚), 멸치과의 바닷물고기를 약어(鰯魚), 동자개과에 딸린 민물고기를 종어(宗魚), 잉어과의 민물고기를 타어(鮀魚), 철갑상어과의 바닷물고기를 심어(鱘魚), 제사 상을 차릴 때에 어찬은 동쪽에 육찬은 서쪽에 놓음을 이르는 말을 어동육서(魚東肉西), 어魚자와 노魯자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몹시 무식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어로불변(魚魯不辨), 물고기와 물처럼 친한 사이라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의 친밀한 사이 또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 사이를 일컫는 말을 어수지친(魚水之親), 물과 물고기의 관계와 같이 매우 친근한 사이를 일컫는 말을 어수지교(魚水之交), 고기 대가리에 귀신 상판때기라는 뜻으로 괴상 망측하게 생긴 얼굴을 형용하는 말을 어두귀면(魚頭鬼面), 고기가 솥 속에서 논다는 뜻으로 목숨이 붙어 있다 할지라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을 비유하는 말을 어유부중(魚遊釜中), 잉어가 용으로 화한다는 뜻으로 과거에 급제하여 입신 양명함을 이르는 말을 어룡장화(魚龍將化), 물고기의 눈과 연산의 돌이라는 뜻으로 두 가지가 옥과 비슷하나 옥이 아닌 데서 허위를 진실로 현인을 우인으로 혼동함을 이르는 말을 어목연석(魚目燕石), 물고기는 대가리 쪽이 맛이 있고 짐승 고기는 꼬리 쪽이 맛이 있다는 말을 어두육미(魚頭肉尾), 물고기 떼나 새 때가 흩어져 달아난다는 뜻으로 크게 패망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어궤조산(魚潰鳥散),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었다는 뜻으로 어릴 적에는 신통하지 못하던 사람이 자란 뒤에 훌륭하게 되거나 아주 곤궁하던 사람이 부귀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어변성룡(魚變成龍), 글자가 잘못 쓰였다는 뜻으로 여러 번 옮겨 쓰면 반드시 오자誤字가 생긴다는 말을 어시지혹(魚豕之惑), 용과 같이 위엄 있는 모양을 하고 있으나 실은 물고기라는 뜻으로 옳은 듯하나 실제는 그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어질용문(魚質龍文) 등에 쓰인다.
▶️ 落(떨어질 락/낙)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洛(락)으로 이루어졌다. 풀(艹)잎이 떨어진다는 뜻으로 떨어지다를 뜻한다. 各(각)은 목적지에 도착하다, 안정되는 일, 음(音)을 나타내는 洛(락)은 시내가 아래 쪽으로 흘러가는 일, 초두머리(艹)部는 식물을 나타낸다. ❷형성문자로 落자는 ‘떨어지다’나 ‘떨어뜨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落자의 생성과정은 비교적 복잡하다. 落자의 갑골문을 보면 비를 뜻하는 雨(비 우)자와 ‘가다’라는 의미의 各(각각 각)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각(떨어질 각)자가 본래 ‘떨어지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각자는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다’를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落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각자와 落자를 서로 혼용했지만 지금은 落자만 쓰이고 있다. 落자는 나뭇잎이나 비가 ‘떨어지다’를 표현한 것으로 각자에 艹(풀 초)자를 더해 의미를 확대한 글자이다. 그래서 落(락)은 풀이나 나무의 잎이 떨어지다, 떨어지다, 떨어뜨리는 일 등의 뜻으로 ①떨어지다 ②떨어뜨리다 ③이루다 ④준공하다 ⑤두르다 ⑥쓸쓸하다 ⑦죽다 ⑧낙엽(落葉) ⑨마을 ⑩빗방울 ⑪울타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떨어질 추(墜), 떨어질 타(墮), 떨어질 운(隕), 떨어질 령(零),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탈 승(乘), 들 입(入), 날 출(出), 더할 가(加), 미칠 급(及), 더할 증(增), 얻을 득(得), 회복할 복(復), 덜 손(損), 더할 첨(添), 오를 척(陟), 오를 등(登), 더할 익(益), 들일 납(納)이다. 용례로는 선거에서 떨어짐을 낙선(落選), 성적이 나빠서 상급 학교나 상급 학년에 진학 또는 진급을 못 하는 것을 낙제(落第), 떨어진 나뭇잎을 낙엽(落葉),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맥이 풀리는 것을 낙담(落膽), 세력이나 살림이 줄어들어 보잘것이 없음을 낙탁(落魄), 문화나 기술 또는 생활 등의 수준이 뒤떨어지는 것을 낙후(落後), 천거 또는 추천에 들지 못하고 떨어짐을 낙천(落薦), 경쟁 입찰 따위에서 입찰의 목적인 물품 매매나 공사 청부의 권리를 얻는 일을 낙찰(落札), 말에서 떨어짐을 낙마(落馬), 여럿이 줄을 지어 가는 무리에서 함께 가지 못하고 뒤로 처지는 것을 낙오(落伍), 과거에 떨어지는 것을 낙방(落榜), 높은 곳에서 떨어짐을 추락(墜落), 값이나 등급 따위가 떨어짐을 하락(下落), 죄를 범하여 불신의 생활에 빠짐을 타락(墮落), 기록에서 빠짐을 누락(漏落), 이리저리 굴러서 떨어짐을 전락(轉落), 당선과 낙선을 당락(當落), 성하던 것이 쇠하여 아주 형편없이 됨을 몰락(沒落), 빠져 버림을 탈락(脫落), 물가 따위가 갑자기 대폭 떨어짐을 폭락(暴落), 물가나 시세 등이 급히 떨어짐을 급락(急落), 지키는 곳을 쳐서 둘러 빼거나 빼앗김 또는 적의 성이나 요새 등을 공격하여 빼앗음을 함락(陷落),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가는 봄의 경치로 남녀 간 서로 그리워 하는 애틋한 정을 이르는 말을 낙화유수(落花流水), 가지가 아래로 축축 늘어진 키 큰 소나무를 낙락장송(落落長松), 함정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 뜨린다는 뜻으로 곤경에 빠진 사람을 구해 주기는 커녕 도리어 해롭게 함을 이르는 말을 낙정하석(落穽下石), 가을이 오면 낙엽이 펄펄 날리며 떨어짐을 낙엽표요(落葉飄颻), 몹시 놀라 얼이 빠지고 정신 없음을 낙담상혼(落膽喪魂), 끓는 물에 떨어진 방게가 허둥지둥한다는 뜻으로 몹시 당황함을 형용하는 말을 낙탕방해(落湯螃蟹), 낙화가 어지럽게 떨어지면서 흩어지는 모양을 낙영빈분(落英繽粉), 지는 달이 지붕을 비춘다는 뜻으로 벗이나 고인에 대한 생각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낙월옥량(落月屋梁) 등에 쓰인다.
▶️ 雁(기러기 안)은 ❶형성문자로 鴈(안)의 속자(俗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倠(한, 안)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雁자는 '기러기'나 '먼 곳'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雁자는 厂(기슭 엄)자와 人(사람 인)자,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사실 금문에서는 鳥(새 조)자가 들어간 鴈(기러기 안)자가 쓰였었고 雁자는 속자(俗字)였다. 금문에 나온 鴈자를 보면 기슭 옆으로 새 한 마리와 획이 그어져 있었다. 이 획이 후에 人자로 바뀌면서 지금의 鴈자가 된 것이다. 기러기는 계절에 따라 먼 곳을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鴈자는 '기러기'라는 뜻 외에도 '먼 곳'이나 '정처 없이 떠돌다'라는 뜻이 파생되어 있다. 예전에는 鴈자와 雁자가 서로 혼용되었었지만, 지금은 주로 雁자가 쓰이고 있다. 그래서 雁(안)은 ①기러기(오릿과에 딸린 철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 ②가을 ③가짜 ④정처없이 떠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러기 홍(鴻)이다. 용례로는 먼 곳에서 소식을 전하는 편지를 안사(雁使), 떼를 지어 날아가는 기러기의 행렬을 안진(雁陣), 먼 곳에서 소식을 전하는 편지를 안보(雁報), 재래식 혼례에서 전안할 때에 기러기를 들고 신랑 앞에 서서 가는 사람을 안부(雁夫), 기러기가 줄지어 날아감을 안항(雁行), 철따라 이동하는 기러기가 먼 곳에 소식을 전한다는 뜻으로 편지를 일컫는 말을 안서(雁書), 기러기가 전해 주는 편지를 안찰(雁札), 큰 기러기와 작은 기러기를 홍안(鴻雁), 나무로 만들어 채색을 올린 기러기를 목안(木雁), 흰 기러기를 백안(白雁), 외 기러기를 고안(孤雁), 오릿과의 새로 거위를 서안(舒雁), 날아가는 기러기를 과안(過雁), 날아 다니는 기러기를 비안(飛雁), 먼 곳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를 여안(旅雁), 답장의 편지를 회안(回雁), 북녘의 오랑캐 땅에서 오는 기러기를 호안(胡雁), 철을 따라 깃들이는 곳을 달리하는 기러기를 후안(候雁), 염소와 기러기를 고안(羔雁), 혼인 때에 신랑이 신부집에 기러기를 가지고 가서 상 위에 놓고 절하는 일을 납안(納雁), 봄철이 되어 다시 돌아가는 기러기를 귀안(歸雁), 공중으로 날아 다니다가 땅에 내려앉는 기러기를 낙안(落雁), 별다른 일이 없이 대체로 편안함을 조안(早雁), 가을에 와서 우는 기러기를 추안(秋雁), 작은 기러기를 기안(鶀雁), 미인을 보고 부끄러워서 물고기는 물 속으로 들어가고 기러기는 땅으로 떨어진다는 뜻으로 미인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침어낙안(沈魚落雁), 제비가 날아올 즈음 기러기는 떠난다는 뜻으로 사람이 서로 멀리 떨어져 소식 없이 지냄을 이르는 말을 연안대비(燕雁代飛), 모래톱에 내려앉는 기러기라는 뜻으로 글씨를 예쁘게 잘 쓰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평사낙안(平沙落雁), 기러기가 줄을 지어 남쪽으로 날아감을 일컫는 말을 행안남비(行雁南飛)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