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일부터 TV수신료-전기료 따로 낼수 있다
한전에 신청하고 두 번 나눠 납입
자동이체 고객도 분리 신청 가능
‘고지서 완전분리’ 3, 4개월 걸려
이르면 12일부터 한국전력에 TV 수신료를 따로 내겠다고 신청하면 전기요금에서 2500원을 빼고 납부할 수 있게 된다.
10일 한전 관계자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TV 수신료 분리 납부를 신청하는 고객에게는 TV 수신료를 따로 낼 수 있도록 안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S와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는 TV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별도로 납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식으로 개정안의 취지를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한전은 12일부터 발송될 전기요금 청구서에 분리납부 방법을 설명하는 안내문을 담을 예정이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은 TV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해 징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12일 공포, 시행되더라도 곧바로 전기요금과 TV 수신료를 나눠 낼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다. 한전과 KBS가 맺은 계약에 따라 TV 수신료를 분리해 고지, 징수하기 위해선 양측의 합의 및 행정적인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전은 이 과정까지 3, 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TV 수신료를 따로 내려면 한전 고객센터에 별도 납부를 신청하면 된다. 종이나 e메일, 모바일 청구서를 받아 매달 직접 전기요금을 납부하고 있다면 청구서에 적힌 계좌에 전기요금과 TV 수신료를 나눠 두 번 납입하면 된다. 만약 TV 수신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면 한전에 따로 신청하지 않고 본인이 고지받은 전기요금에서 TV 수신료를 제외한 금액만 입금하면 된다. 그러면 한전이 자동으로 TV 수신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고객으로 처리한다. 신용카드로 전기요금을 납부하고 있는 경우에는 고객센터 상담사 연결 후 분리납부를 신청해야 한다. TV 수신료는 TV 한 대당 2500원이다.
자동이체로 전기요금을 내는 경우 한전 고객센터에 별도 납부를 신청하면 한전은 2500원을 제외한 전기요금만 계좌에서 빼간다. 한전 관계자는 “고지서 완전 분리 등 분리 징수 절차가 확정되기 전 적어도 3개월간은 자동이체 고객도 매달 분리납부를 신청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요금과 TV 수신료가 관리비에 합해져서 나오는 대단지 아파트는 아직 분리납부 방법이 확정되지 않았다. 대단지 아파트는 관리사무소가 한전에서 수수료를 받고 전기요금과 TV 수신료를 합해서 걷은 뒤 한꺼번에 한전에 전달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관리사무소가 주민들의 분리 징수 희망 여부 등을 알아보는 작업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업무가 늘어나면 관리사무소에 지급하는 징수 수수료도 더 줘야 하기 때문에 한전과 개별 관리사무소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시행령이 바뀌더라도 TV를 가진 전기 사용자는 수신료를 내야 할 의무를 그대로 지닌다. 방송법에는 TV 방송을 수신하기 위해 ‘텔레비전 수상기’를 가진 사람은 해당 수상기를 등록하고 수신료를 납부해야 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전은 고객이 TV 수신료를 내지 않고 전기요금만 납부하더라도 단전 등 강제 조치에 나서진 않을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완전 분리 징수까지 걸리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