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너무나 비슷해서 몇자 적겠습니다
저도 부산놈이고요.. 님보다 한살 많습니다만...
제가 군대가기 한달전( 그것도 해병대에 어찌되어서...) 아버지께서 간암말기 판정을 받으셨죠
집이 횟집을 했는데.. 소주 남은거 아깝다하시면서 그냥 조금씩 마시더니.... 몇년 되지도않아
암이 발병하신거죠..
저도 그때까지 정말 사이가 나빴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도 문제는 좀 있으셨죠..
얼마나 심했으면 친척들이 남한속의 북한이라는 칭호를 우리집에 붙여줬으니깐요 - -;
몇번씩 반항하고 집에 안들어가고 하다가.... 어느날 엄청 놀고 집에 가니..
누나들과 매형이 눈시울이 붉어져서.. 안방에 있더군요.... 그때가 제가 군대가기 한달전이죠
전 아무런 생각이 없었습니다.. 태연히.... 간암..이라는 글을 검색까지 하면서..
저도 웹서핑을 하고...(한마디로 정신이 없었죠.. 실감도 안났고...)
왜냐면 아버진 건강하게 보이셔서... 그러다가 부산 백병원에 입원하셨고..
간호도 했지만 그렇게 나빠보이시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의사가 어머니한테 하는말을
잠깐 들었더니....... 길어야.. 4...5....6 하더군요..
앞이 깜깜해지더니..... 그때서야 뭔가 실감했었죠..
그래도 가족모두 아버지에겐 그냥 간이 좀 안좋다는 말만 해주고 말았습니다
워낙 자신은 강하다고 여기는 분이었기에.. 그 충격땜에 걱정이 되어서였죠..
그러다가 입대날짜가 다가오고.. 제가 지원한것이기에.. 안가면 자동탈락되면서
육군으로 가는것이었습니다. 때문에 그냥 병간호하겠다며 연기하겠다고 했지만
누나 매형모두.. 돌아가실분도 불쌍하지만 혼자 남아계실 어머니생각해서 일단 빨리
갔다와라...해서 추운겨울에 입대를 합니다.. 병원 나설때 눈물은 많이 흘렀지만..
그래도 100% 실감은 못했죠
그러다가 3개월이 좀넘어 백일휴가를 나왔죠.. 멋지다고 여기던 정복을 입으니..
집안걱정이 쏵 사라졌었고.. 서울에서 좀 놀다가 부산에 도착해서 바로 병원에 갔었습니다
이미 치료는 불가능하고.. 그냥 편안히 가시도록..다른병원 특실로 옮기셨더군요
병실에 찾아가니.. 어머니는 잠시 돈을 내러 가셨고.. 누렇다못해 시커멓고
엄청 야윈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병실문엔 분명 아버지 성함이었는데...
보니깐 아버지였죠.. 암말기에서도 말기라... 배엔 복수가 심하게 찼었고.. 탈장에...
온몸엔 부스럼과... 머리는 항암치료땜에 다빠지시고... 눈은 황달에.. 차마 눈뜨고
볼수없었습니다.. 단 3달만에... 그리고 엄청난 고통에 제가 온것을 못보셨죠
그때 몸무게가 40킬로가 채안된다고 하더군요..
그제야 100% 실감했습니다.. 아니 1000%... 그자리에 주저앉아버렸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잘못하고 불효했던것들이 떠오르면서... 눈물만 흐르더군요..
그러나 제가 할수있는건 없었습니다.. 너무나 큰고통에 비싸다는 마약성분이 들어있는...
아니 그자체가 마약일수도 있다는.. 진통제를 하루에 몇번이고 맞으시면서..
견디시는 아버지를 보니.. 탈영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이었죠..
그러면서... 4박5일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공항가기전.. 어머니가 우시면서..
아버지보고 한마디 하라고 하셨죠... 아버지는... 고통속에서도... 편하게 생각하라는..
말만 하시고... 저는 건강하이소..라는 말만 할수밖에 없더군요..
부대복귀했더니... 불같은 해병선임들도.. 전부 위로를 했지만.. 온통 머리속엔 집생각뿐
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0일도 채못되는 야간에.. 근무를 나갔다오니.. 소대장이
집에서 연락이 왔다면서.. 정복을 준비하라는것이었습니다..
남몰래 눈물로 밤을 새면서 부산에 내려갔었죠... 그렇게 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제대한지 2년이 다됐네요.. 지금은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때문에 술을 엄청 싫어하시는 어머니는 제가 학교에서 술만 마시고오면
한숨만 내쉬면서 마시지말라고 하시죠..
쓸데없이 제사연이 너무 길었네요..
제사지낸지 3년이 넘었습니다.. 아직도 후회가 많이되죠...
어떤친구는 아버지랑 싸웠느니... 아버지회사에서 노가다를 이빠이했느니...
아버지랑 단둘이 술한잔했느니...하는 소리가 들려올때마다 어찌나 부러운지..
어릴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할정도로 엉망 그자체였지만
이젠 후회뿐입니다 살아계실때 잘해드릴껄...
입시에 실패해 재수에.... 돈은 있는대로 받아쓰고.. 거짓말만 하던 제모습이
떠오르는군요..
살아계실때 괜찮은 선물하나 제대로 안사고 제옷이나 여친 금반지 목걸이 사줄 생각만
했었으니까요....
지금이라도 잘해야합니다.. 늦지않았다고 말을 못해드립니다만..
후회를 적게 하실려면 최고로 잘하십시오..
이렇게 적는 저도 아직 사람은 덜됐다고 생각됩니다만... 후회는 엄청 하고있습니다.
그리고 제평생동안 후회하겠죠..
가족구성원 한명 없어지는건 엄청난 고통입니다.. 잘하십시오 그말뿐입니다..
시험기간에 잠이 안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갑자기 울적해져서 몇마디 적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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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아버지의 죽음..
굿보이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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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2.12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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