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인해서 모든것이 오염되어 있는 것이다.
세상은 일인칭의 공해다.'
'주체에 대한 자각은 그만큼 위험하다'
라고 말씀하신 그 분도.
결국 그 사실을 깨닫는 통로는 자기 자신이며.
그걸 발언하는 것도 자기자신이며.
그 순간 그 발언을 함으로 인해 자가당착에 빠짐을 알아주셔야 한다.
앙상하고 보잘것 없어서 약장수처럼 떠들지언정.
그 허약해 빠지고 무너질 것 같은 모래성.
'나는 말인데..'를 붙잡고 산다는 건 비루할지도 모른다.
날 좀 봐 날 좀 봐.
우리의 옆에서 술자리에서 전화에서 글에서 인터넷에서.
사람들은 아우성을 친다.
날 좀 봐 날 좀 봐.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전지전능한 존재처럼.
그래. 마음껏 인간들의 꼬락서니를 비웃어라.
당신이 얼마나 객체를 인지하고 고려하는지 모르지만.
당신의 주체가 그 객체를 인지함을 인정해주셔야한다.
당신이 글을 쓰는 행위는 당신이 말한 약장수처럼 위험한 일인칭의 공해일 수도 있음을.
당신의 뇌 구조는 나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않다는 걸 나는 안다.
세상은 일인칭으로 돌아가지만 그건 공해가 아니다.
그걸 공해라고 받아들이는 당신이야 말로 소통을 못하는 일인칭의 성을 쌓고 있는 건 아닌가.
서로의 아우성을 그걸 받아들이고 애정어린 눈으로 보는 그 순간이 있다면. 그 아우성을 누군가 발견해 줄 수 있다면.
그때 난 소통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난 마음껏 아우성 치리라. 그리고 나의 아우성안에 돌아오는 아우성들과 친해져보리라.
불안하고 허약하지만.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소통은 그 다음이다.
언어가 불완전하지만 그것을 이용해 대화할 수 밖에 없듯이.
주체의 아우성은 어떤 이의 눈에는 마냥 허약하고 유치하게 보일지언정.소통의 기본단위다.
온전한 소통이 가능한가 안 가능한가는 그 과정의 문제이다.
결코, 절대.
내가 나를 인식하고 주장하는 것은 저 밑바닥의 저열한. 혹은 열등한.
혹은 등급낮은. 약장수의 그것과 같은.
그런 행위가 아니다.
일인칭의 공해란 발언은 결국 사람들에게 입을 다물라고 윽박지른다.
더 많이 떠들고 더 많이 시끌벅적해지면 좋으련만.
여기는 너무 숨기고 너무 조용하며 가려야 할 체면꺼리도 많고.
괜한 어깨 힘 주기도 많으며. 장벽이 너무 많다.
당신. 진짜 재수 뽕이구만. 고고한척 폼재지 말라고. 쯧.
이히히... 베티... 여기서 당신은 베티 너 말하는 거 아니라구.
으어.. 알쥐? ^__________^
참... 헤이 우리 소풍간다는 잘 읽었다. 넘 난해하더라. 으윽.
당신 말만 믿고. 재미난 공포소설인줄 알았더니..ㅠㅠ
^_________^
--------------------- [원본 메세지] ---------------------
'주체에 대한 자각은 그만큼 위험한 것이다.
사고의 중심이 사물이나 세계로부터 개인에게
옮겨오기 시작하면,개인은 우주가 되려는
욕구에 불타게 된다.
개인이란 객관적으로 대부분 빈약하므로
자기애를 유지하기 위해서는(나는 특별하다는)
망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하여 르네상스 이후 세상은 침묵의
수도원에서 갑자기 약장수들로 넘쳐나는
시장터로 바뀌었다.
노용의 생각으로는 지금 너무 많은
'나'로 인해서 모든것이 오염되어 있는 것이다.
세상은 일인칭의 공해다.'
아직도 그것의 연원이 어디인지 모를 기운에 들려있다.
이토록 열렬할 수 있다니..
무식한 퇴행이라해도 어디 한 번 두고 보자..
그리 길지않을 길 위에서
유행가 가사에 귀를 적시고
슬몃 한 여자의 글에 홀리는
안개비의 밤이다..
이곳 낮에 들른 바다에 海霧가 짖더니
돌아와 아연히 앉은 나를 霧雨가 친다
누추하고 싶지않아 무언갈 참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