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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2일에 입원을 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쥔장 생애 스스로 입원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살면서 한번도 입원을 해본적이 없으므로 아니 친정 부모와 올케의 입원 후 제 시간을 저당잡힌 채 간병인 역할은 해봤지만
쥔장이 살아오는 동안 아이 낳는 출산 경험 외에는 입원이란 것은 해본적이 없었다는 말이다.
허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래도 기본적으로 입원에 뭔가 필요할 것 같은 것들을 챙겨 나름대로 최소한의 준비를 해서 병원으로 갔다.
와중에 초딩 친구가 전화를 해와서 입원에 필요한 부분들을 다시 한번 일러주기도 했지만 이미 준비가 끝나고 병원으로 가는 상태였다.
그 친구는 지금도 여전히 50년만에 만났어도 늘 관심을 갖고 연락을 하면서 격려를 하기도 한다.
어쨋거나 역시...병원 가는 길은 마음이 급하고 그러다보니 작년에 서방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도
급하게 병원에 가는 와중에 숨어있던 경찰차에 지적받고 딱지를 뗀 사정에 이어
올해도 어김 없이 뒤따라오던 경찰차에게 이리 오시라는 신호를 받았다.
가던 길 멈추고 멈추라는 말이렸다...신호등이 노랑불로 막 바뀌려는 순간 앞 차가 달려나가길래
우리 차도 뒤따라 나섰던 것이 화근 이었다.
어디선가 뒷쪽에서 사이렌이 울리며 경찰차가 나타나 손짓을 하며 두 차량 모두에게 옆으로 가라며 스톱 사인을 보내는 것이다.
"정말 저 웬수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타난거야? 작년에도 당신이 급해 병원에 갈 때도 그러더니만 또야?
오히려 이 때문에라도 당신 때 처럼 가벼운, 별 일 아니라는 진단을 받으면 좋겠다만서도" 라고 쫑알거리며
"원래 이렇게 몰래 단속하면 이것도 위법인 겁니다..".라는 서방의 말 한마디를 같이 거들면서도 지금 급한 상황에 대해
변명 아닌 볌명같은 설명을 첨부하였다.
좌우지간 별 일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덕분인지 그것이 현실이 되어 뇌경색, 뇌출혈은 상관 없이
잠깐의 뇌경색 증세 외엔 실제적으로 뇌출혈이 있거나 혈전이 돌아다니는 것이 아닌 상태라
뇌는 무사하다는 의사의 소견 덕분에 안심을 하고 휴우 다행이다를 몇 번이나 되뇌이며
그로부터 일주일 후에 막힌 심장 혈관을 뜷을 준비를 하러 입원실로 가는 길.
그렇긴 해도 마음은 심란하기도 하고 병실이 없어 1인실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또한 무겁기도 하였지만
결론적으로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하는 병실은 아닌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도
그런 조건들이 실제적으로 별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그놈의 1인실이라는 것이 말로만 그렇지 작고 춥고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던 것...
가격은 웬만한 호텔 값 보다 비싼 239,000원이더라 만서도
바깥에서는 간호사가 계속 약을 정리하는지 아니면 뭔가를 끊임없이 조제를 하는지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잠 못들고
낯선 풍경 속의 병실에서 역시 서방도 잠 못이루고 날밤을 새웠다...조용한 산속 생활에 익숙한 탓이리라.
어쨋거나 시간 약속에 늦는 것은 쥔장 삶에는 없는 것이므로 3시까지 오라 하여 늦을샤라 시간 맞춰 갔더니만
퇴실하는 환자가 네시가 넘어야 한다고 해서 무료하게 병원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그것도 죽을 맛이고 피로는 또 어찌나 몰려오는지...
이미 시술을 해본 사람들이 전해준 어렵지 않은 스턴트 시술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과 마음은 이미 지쳐가고 알지 못할 공포와 두려움으로 잠식당하고 있었던 듯하다.
로비에서 병실이 비워지기를 기다리다 지쳐 재차 독촉을 하여 겨우 입원실로 들어가 환자복으로 환복을 하고 누워있자니
1인실의 장점인 혼자라는 여유와 실내 소음과는 별개인 듯......살다가 과분하게 1인실 병실을 차지하는 호사를 누리다니 싶었어도
바깥의 소란스러움과 실내 추위가 밤새 곁을 지키는 서방을 잠재우지 못하고 날밤을 새게 하였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지루하게 다음날 여러가지 검사로 오전을 보내고도 시술실에서 연락이 오질 않아
또다시 채근을 하여 연락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오후에 침대에 누운 채로 심장혈관 내과 시술, 관상동맥조영실로 들어가니
어라? 그래도 이름하여 수술이던 시술이던 관상동맥조영실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시술실에 웃음꽃이 만발이다.
환자는 긴장감으로 손에 힘이 들어가고 몸이 경직되는데 의사와 간호사들은 분위기를 업시키느라
환자를 곁에 두고 화기애애하게 시술 준비를 한다.......덕분에 긴장감으로 팽배하던 나의 온 신경줄들이 느슨해지기 시작했고
시술 준비를 마친 그 즈음에 들어선 강태수 의사의 친절한 말 한마디에 두려움이 싸악 가신다.
"잘 계시다 오셨어요? 저희가 화면을 보면서 시술을 할테니까 염려하지 마시고 믿고 기다려주시면 될 듯합니다.
다행스럽게도 허벅지 시술이 아니고 손목부위에 시술을 하게 되어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고 어렵지 않을 겁니다.
긴장 푸시고 그냥 기다리시면 될 듯 합니다."
예상과 달리 마취 없이 맨 정신으로 그들이 하는 소리를 죄다 들으며 시술을 하는 동안
"38에 15밀리가 좋을테지? 그게 최선인 듯하다...".
뭐 그런 소리를 들으며 혈관으로 뭔가가 지나가는 듯함을 일일이 느끼며 한 삼십분 가량 흘렀을까나?
다 되었다는 의사의 말에 안도를 하며
"저 우스갯 소리 한마디 해도 되나요?"
"제가 시술 받기 전에 예전에 교수님께 시술받았던 사람과 나눈 이야기인데...제가 강태수 교수님 인상이 맑고 깨끗해서
그냥 믿고 하라는대로 할 예정이라 했더니만 그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그 선생님이 미국 가시기 전에는 더 맑고 얼굴도 더 깨끗하고 완전 좋으신 분이었어요 하던데요?"
그러자마자 시술실에 파안대소의 웃음발이 번져나갔다.
"네? 그런 말을요?"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박장대소...분위기는 더욱 더 흥에 겨웠지만 에고
지혈이 다른 사람들보다 쉽지 않아 오래도록 시술실 곁 회복실에서 한참을 머무는 것이 못내 심란스럽긴 했다.
그래도 잘 끝난 시술이 다행이다 싶어 그 정도쯤은 견뎌내야지 싶어 입을 꼭 다물고 있는데
의사 왈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니까 바로 퇴원은 안되구요 준중환자실에 하루 머물면서 사태를 봐야 할겁니다. 이해하시죠?"
이후 침대에 실려 준중환자실에 갔더니만 그날 하루 스턴트 시술을 한 사람들 네명이 모여 있는데 두 사람은 119 구급대로 실려왔으며
한 사람은 입원실이 없어 다음날 시술임에도 그방에 입원을 한 모양이었고 그 남자 때문에라도 밤새 날밤을 새우기도 하였지만
더 심각했던 일은 두번의 채혈 과정에 밤 늦게 채혈을 하던 순간 갑자기 토할 것 같고 밑에서는 방귀가 나올 것 같은데
땀은 비오듯이 온몸으로 흘러내리고 숨이 안쉬어지며 혈압이 59로 떨어지는 위급 돌발상황이 벌어진 것.
비상벨을 누르고 간호사가 출동을 하고 의사에게 긴급히 전달되고 그의 처방에 따라 다시 제 상태로 회복하기 까지 몇 시간...
혈압이 한템포씩 오르는데 그렇게 시간이 걸리는지 처음 알았다...60, 64
공포의 순간과 사투를 벌이며 혈압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순간 순간이 심장이 얼어붙는 듯한 고통이 따랐다.
고혈압도 문제지만 혈압 하강도 충분히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을 한다.
암튼 기진맥진 탈진의 상태로 겨우 두시간 쯤 잠을 청하고 다시 서서히 제 몸을 되찾게 되어 떡실신 상태의 미친년 모습인 채
다시 기꺼운 마음으로 의사의 회진을 받으니 안심이 되면서도 그 순간 저승과 이승 사이는 한발 차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알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과 전혀 예고되지 않으 상태에서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것은 그야말로 천지차이.
누가 조용히 자는 듯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좋다 라고 하였는지...겪고보니 그런 일은 있을 것 같지 않다.
발견한 사람만 주무시다 돌아가셨어요 이지 당사자는 그 시간에 얼마나 사투를 벌였을지 짐작이 되는 상황이더라는 말이다.
그래서 한 마디 하고 싶다.
혹시 자살을 꿈꾸고 있을 사람은 제발 말리고 싶다고....조용히 죽어간다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인 거다.
그래도 살아보라고...살면서 겪어내는 일이 더 쉽다 라고 말이다.
좌우지간 공포의 밤이 지나고 온갖 주사와 수액, 그리고 그에 필요한 약물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다시 원 상태로 돌아오니
다음 환자들을 위해 준중환자실 방을 비워야 한단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6인실로 이동을 하라는 것...이미 병실을 옮기기도 전에 6인실이라는 말에 온 몸이 파김치가 되는 듯하였다.
말하자면 단 하루라도 여러 사람과 함께 기거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병실 난민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말이다.
허나 다행스럽게도 죄다 할머니들만 계시는 병실에 구석 자리여서 생각보다 소란스럽지는 않았으나
마침 수술을 끝내고 돌아오신 한 분이 이름하여 '섬망' 증세로 병실을 좀 시끄럽게 달구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이해를 하면서 그 하루를 견디기로 했다.
"오늘 새로 병실에 기거하게 된 사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라며 인사를 하면서 말이다.
물론 나올 때 역시 " 고마웠습니다. 빠른 쾌유를 빕니다" 라는 인사를 남기고 총총총.
그리고 그날 종일토록 이런 저런 검사와 향후 사태에 대비한 별별 약물 투입으로 시달리다가 잠이 들고
오전 중에 퇴원하고 집에 가서 치료하고 싶다는 열망을 의사에게 전달하여 간신히 열두시가 되기 전에 퇴원 허락이 전달되어
부리나케 짐을 정리하고 퇴원수속을 마친 후 이런 저런 간호사의 당부를 끝으로 집에 돌아오니 살 것만 같았다.
그후 오늘까지 조심하라는 오른손을 위해 며칠간의 호캉스를 누리며 서방이 해주는 모든 것에 호사를 누렸다.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즈음이나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니 모든 것이 예전 같지는 않다가 정답.
그리하여 당분간은 방콕을 즐기며 하고 싶지 않은 일, 거부 해도 되는 일, 거절하고 싶은 일에는
이제 노노 노탱큐를 부르짖고 안하려고 한다.
알겠다...모든 일에는 내가 먼저요 내몸이 먼저라는 사실을 더욱더 실감하면서.
또한 그동안 혹여 잘난 척하느라 교만하며 오만방자했던 나의 행동거지가 없었나 반성문도 쓰게 되었다.
확실히 이 나이란 그냥 주어진 세월값을 하는 것이 아닌 것, 부식되고 망가져 버린 몸과 마음을 쓰다듬고 토닥거리며
다시 조이고 기름 쳐야 할 그런 나이이자 새삼스럽게 세월의 지혜를 묻혀가야 하는 시점인고로...경고 한 번 잘 받았다.
그렇게 쥔장의 새해들어 예고치 않은 발병 소식을 전달하면서 이제는 다시금 일상을 누리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생각한다.
그리고 혼자가 아닌 서방과 둘이서 겪어내고 남의 나라에 기거하는 아이들과 피붙이, 지인들의 격려에 힘입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는 몸에 대해 스스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누구에게나 삶과 죽음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일상의 소중함을 모르다가 어느날 문득 찾아드는 작은 공포가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기도 한다.
그 앞 뒤쪽의 경계 속에서 어느 쪽에 발을 딛어야 할지는 본인의 의지와 본연의 숙명이 함께 공존할 터.
3박 4일의 중증환자 혹은 입원실 환자로서의 체험은 극도의 피곤과 함께 자신을 되돌아보는 삶을 생각케 한다.
또한 머지 않은 곳에 건강을 책임져 줄 병원과 의사가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한다.
특히 조여오고 아파오는 심장박동을 다시 거세게 되돌려 일상을 누리게 해준 심장내과 전문의
혹은 스턴트 시술 전문의 천안 단국대 강태수 담당의와 그의 동료 의사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지면을 통해 전한다.
그들 덕분에 다시 재생의 삶을 마음놓고 향유하게 되었으므로....
그렇지만 경황 중에서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말이 떠오른다.
모든 것은 그 상황이 닥쳤을 때 내 것만이 심각하고 나만이 어려운 경험을 한다고 생각하다가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고 나면 그 또한 별 일이 아니었다 라고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늘 깨어있으면서 방심은 금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싶다.
세상은 그렇게 녹록하지 아니하고 삶 또한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므로...
그리하여 다시한 번 스스로에게 응원을 한다.
잘했다고,
애썼다고 말이다.
첫댓글 몸고생 마음고생 하셨군요.
그만하길 다행입니다.
이 참에 주욱 쉬세요.
넵...그러려구요.
초선님도 여행 다니실 때 많이 조심하옵길요.
@햇살편지 네.
점점 건강에 자신이 없어 집니다.
그래서 걸음도 느릿느릿 걷습니다.
잘 이겨내셨어요. 주위에 흔히 보는 증상이지요. 3죽 열심히 드세요. 쓰죽~놀죽~걸살누죽!!!
ㅎㅎㅎㅎ 그러겠습니다요.
3죽....
잘 이겨내시고 일상으로의 생활을 히시려는 준비 하시나봐요
우리들에게는 자주접하게되는소식인데
당사자는 공포의 연속이셨겠어요
이젠 좀더 아끼시고
돌보시며 지내세요
편히 쉬시기를요~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더라구요.
다들, 그거 별 거 아닌 시술이야 라고 말하지만
시술받는 사람들마다 개개인의 특성과 상황이 달라서 함부로 말할 일은 아니 것 같더라구요.
물론 저같은 경우를 겪는 사람들이 흔치는 않앗을 수도 있구요.
잘 지내시는 거죠?
@햇살편지 궁금하고 뵙고싶지만
조금더 시간뒤에 갈께요
몸조리 하시고
좋은날 뵈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