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매일]지역 금융권 소상공인 지원 실효성 있어야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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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매일] <사설> 지역 금융권 소상공인 지원 실효성 있어야

 울산시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경남은행과 상생금융 협약을 체결했다. 울산시가 지원대책을 수립하면 경남은행이 자금을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경남은행은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이런 방식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에 이미 170억원을 지원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다시 올해 50억원을 내놓으면 무려 22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경남은행에서 방출된다. 금융권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에 이런 거액을 건네기가 그리 쉽지 않다. 자금 회수 가능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경남은행은 이번에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지원자금을 대출한다. 제1금융권은 통상 5등급 이하 신용자에 대해선 대출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출자의 변제 능력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상공인치고 신용등급이 3등급 이내인 사람은 드물다. 휴대전화 요금만 연체돼도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미치고 카드론 대출만 해도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게 요즘 추세 아닌가. 그러니 제2금융권 대출까지 끌어와야 할 판인 소상공인들의 등급이 좋을 리 만무하다. 때문에 경남은행이 신용등급을 따지지 않는 것만 해도 그들에겐 큰 위안이 된다.  


 문제는 대출 과정에 수반되는 불필요한 절차다. 수백만원을 대출하는데 갖춰야 할 서류가 10여종 이상이라면 신용 저등급 소상공인은 대출도 받기 전에 기진맥진할 게 자명하다. 게다가 이전 금융권 이용 내력서, 지방세ㆍ국세 완납 증명서까지 제출을 요구받으면 완전히 발가벗겨진 느낌마저 들수 있다. 게다가 사업장 운영상태, 부채 관계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금융기관도 적지 않다, 상당수 소상공인들이 울산시의 역대 자금지원 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업장 운영상태 양호하고 재정 상태 온전한 소상공인만 이용하는 대책은 있으나 마나다. 신용등급 무관하게 무보증ㆍ무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이유는 그런 하자를 지닌 사람들을 돕자는 것이다. 그런데 재정적 여력이 있고 변제 능력이 반반해야 자금이 지원되는 게 현실이다. 울산시는 지원대책 집행과 함께 지원금이 선순환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대출 과정에서 또 다른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