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너무 좋다.
겨울날씨 치고는 최고의 날이다.
중국산 미세먼지로 약간 부연 제주시와는 달리
성산포쪽은 맑고 투명하다.
성읍리 삼거리에 7명이 모였다.
앞장의 불참으로 길찾기가 약간 서툴지만 일단
수산리쪽으로 차를 몰았다.
길은 한적한 편이다.
오늘 찾을 오름은 2010년에 갔었던 대수산봉과
섭지코지에 있는 붉은오름이다.
먼저 섭지코지를 향했다.
섭지코지에 들어서자 마치 외국 관공지에 온 느
낌이다.
동양 굴지의 해양수족관이 이미 들어서 있고
중국 자본이 짓고 있는 대규모 호텔 등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중국 관광객들이 떼로 몰려 다
닌다.
처음에는 봉수대가 있는 곳이 오름이 아닌가
했는데 올인하우스(드라마를 찍은 성당)를 지
나자 붉은오름이 완연한 형태를 드러낸다.
바닷가에 불쑥내민 송이로 된 곶이 오름인 셈
이다.
비고가 28m로 낮은 오름이지만 제법 가파르다.
이 오름은 표고와 비고가 거의 같겠다.
오름 정상에는 무인등대가 자리하고 있다.
정상에서의 전망은 아주 좋으나 일출봉을 막고
있는 레스토랑 건물이 눈에 거슬린다.
다음에는 대수산봉을 찾았다.
앞장이 없어서 그런지 한 번 길을 잘못 들기도
했다.
3년만에 찾는 오름은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올레길에 포함된 오름이라 찾는사람이 많은지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다.
봉수대가 있던 정상에서의 조망은 가히 일등급
이다.
360도 사방을 둘러보아도 막히는 곳이 없다.
일출봉 섭지코지 등 주변 경관이 뛰어나 금상첨
화다.
섭지코지에서 시간을 지체해서 그런지 점심 시
간이 훌쩍 지났다.
더구나 정상 부근에 마땅한 곳이 없어 올라갈 때
보았던 중턱의 평상을 찾았다.
바람도 막아주고 햇볕이 따스한 곳이다.
앉으면 남산을 중심으로 이야기 보따리가 펼쳐
진다.
오늘의 주제는 정치쪽으로 많이 기운다.
은하수가 화재를 어렵게 유머 쪽으로 돌린다.
욕쟁이 스님 이야기가 천주교인 입에서 나오니
더 재미있다.
이렇게 성산포에서의 행복한 하루가 간다.
2013.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