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다귀 해장국에 대하여 / 이성목 시인

[문이레]

뼈다귀 해장국에 대하여

몸이 먼저 아픈 것이 사랑이다.

그대, 갈비뼈 같은 애인을 만나거든

시장골목 허름한 밥집으로 가라

세상이 다 버릴 것 같았던 뼈에 우거지 덮어

불룩해지는 뚝배기 속을 보라

뼈는 입김을 뿜어

그대 얼굴을 뜨겁게 만질 것이다

마음이 벼랑 같아 오금을 접고

캄캄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정강이뼈 쓸어안아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보잘것없는 뼈마디 하나가

얼마나 뜨거워지는 것인지 모른다

뚝배기 두 손을 모아 감싸는 중에

그 손바닥 가득 번지는 것이

몸을 다하여 그대 만나려하는

뼈다귀의 몸짓이다

그래서 뼈는 뜨거운 것이다

한때 나도 세상의

등골을 빨아 먹으며 산적이 있다

무슨 짐승인지도 모를 뼈를 발라내며

뜨거운 신음을 숟가락으로 퍼 막으면서

몸속 가득 뼈를

숨겨놓고 살 냄새 풍겨본 적 있다

그대, 갈비뼈 같은 애인을 만나거든

뜨거운 눈물에 뼈를 먼저 적셔라

뼈아픈 것이 사랑이다

그것이 진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