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수익형 부동산시장은 상가 ‘곳에 따라 맑음’, 오피스텔 ‘맑음’으로 점쳐진다.
여전히 공급과잉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가시장의 침체는 연말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서도 입지여건과 배후상권이 좋은 단지 내 상가, 아파트형 공장 내 상가 등은 변함없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오피스텔은 투자성이 밝아 보인다. 각종 부동산 규제의 ‘무풍지대’로 꼽히는데다 최근 신규 공급마저 줄어 몸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추석 이후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의 전망과 투자 유망지를 알아본다.
상가시장 ‘웃목·아랫목’ 온도차 커질듯
그동안 신도시·혁신도시 등에서 풀릴 막대한 규모의 토지 보상금이 상가시장의 변수로 꼽혀왔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토지 보상체계를 크게 바꿔 큰 기대를 걸긴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12월에 치러질 대통령선거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상가 전문가들은 대선을 전후로 경기 부양책이 나오면 상가시장이 자극받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상가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주택시장의 추이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은 주택시장의 침체가 계속 이어지면 일부 유동자금의 상가시장 유입이 본격화될 수도 있어서다.
금리와 물가 상승률도 추석 이후 상가시장의 변수가 된다. 정부는 그동안 국내 과잉 유동성 문제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해 왔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이자가 늘어나 상가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체 투자금에서 대출 비중이 높은 상가의 특성 때문이다. 은행 대출 이자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투자 수익률은 하락한다.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로 물가가 오르면 상가와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물가상승→화폐가치 하락→부동산 보유 심리 자극’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파트형 공장내 상가 등 투자 유망해
추석 이후 여전히 활황세가 예상되는 상가로는 먼저 1000가구 이상 대규모 배후수요를 낀 단지 내 상가가 꼽힌다. 서울지역의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단지 내 상가가 대표적이다.
최근 분양이 재개된 서울 잠실 트리지움 단지 내 상가는 배후 수요가 3696가구로 풍부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부 점포의 경우 분양가가 ㎡당 3600만원에 달해 수익률 등을 먼저 따져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 내에서 분양될 주공아파트 단지내 상가도 관심의 대상이다. ‘미니 판교’로 불리는 성남 도촌지구에서는 11월께 21개 점포가 분양될 예정이다. 도촌지구는 5000여 가구 규모로 1만6000여명의 인구가 유입될 예정이다. 상업용지는 전체 면적의 3%인 5000평을 개발한다.
구로동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아파트형 공장 내 상가도 관심의 대상이다. 건축허가를 받은 전체 74개 공장 중 이미 64개의 입주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풍부한 배후 수요가 형성되면서 이곳 상가 투자 수익률이 요즘 6∼10%에 이른다. 내년까지 10개의 아파트형 공장 내 상가가 추가로 분양될 예정이다.
기존 상가 매매시장에서는 유망지역 상가점포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테마 쇼핑몰은 신규 분양시장과 기존 매매시장에서 모두 ‘먹구름’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 연구원은 “추석 이후에도 상가시장은 전반적인 활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입지여건이 뛰어난 상가라도 고가 분양은 피하는게 좋다”고 조언한다.
오피스텔시장은 '맑음'
특히 오피스텔은 관련 법상 업무용이기 때문에 주거용으로만 사용하지 않는다면 종합부동산세 대상도 안 되고 부가세 환급 등 절세 효과도 볼 수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전문가들은 하반기 유망 투자 상품으로 오피스텔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아파트 등에 비해 규제가 덜한데다 공급은 줄고 임대수요는 늘어나 상대적으로 오피스텔이 귀해졌다”며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이 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오피스텔 임대료가 꽤 많이 올랐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오피스텔 임대료는 전세가 2.2%, 월세가 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8% 오르는 데 그쳤다.
오피스텔, 투자 유망지 어디?
일부 지역은 임대료가 오르면서 몸값이 오른 곳도 있다. 일산신도시 백석·장항동 일대의 오피스텔촌은 올 상반기 임대료(월세 기준)는 10만~20만원, 매매가는 500만~2000만원 가량 올랐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대규모 업무시설 입주라는 호재로 이 일대 오피스텔의 몸값이 상반기에만 3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2004년 이후 오피스텔 공급이 뚝 끊기다시피 한 때문이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사장은 “신규 공급은 끊겼는데 아파트 등에서 이탈한 전세 수요자들은 물론 사무시설 부족으로 인해 오피스텔을 찾는 법인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도심 소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권이나 경기도 일산·분당 등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의 소형 오피스텔이 유망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박 대표는 “시세차익보다는 임대 수입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긴 하지만 업무용이 아닌 주거용으로 사용(주거용으로 임대한 경우도 해당)하다 적발되면 세법상 주택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주택 수에 포함돼 양도소득세 중과세 및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