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자양강장제라고 불리는 자양강장음료의 정확한 말은 자양강장변질제이다. 자양강장의 자양은 양질의 영양을 뜻하고, 강장은 장(심, 간, 비, 폐, 신)을 튼튼하게 한다는 뜻이다. 변질은 체질을 바꾼다는 말이다. 자양강장변질제는 과거에는 대사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세부적으로 단백아미노산제제, 당류제, 유기산제제, 칼슘제, 무기질제제 다시 분류되어왔으나 2012년부터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수퍼와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제품이 됐다. 현재에는 건강 기능을 포함한 음료라고 보는 편이 적합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양강장 음료는 식량과 영양이 부족하던 1961년 탄생한 박카스이다. 당시 '활기'를 앞세워 광고한 박카스는 대표적인 건강음료로 50여년 동안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최근엔 비타민음료, 에너지음료 등 여러 기능성 음료의 등장과 함께 자양강장 음료 트렌드도 바뀌어가고 있다.
비타민 음료와는 다르다 대표적인 자양강장음료 동화제약의 '박카스'와 광동제약의 비타민 음료 '비타 500'이 드링크 음료 시장에서 1·2위를 달리면서 자양강장음료와 비타민 음료를 똑같은 제품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두 제품 모두 제약회사에서 만든 건강 기능성 음료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구체적 성분과 신체에 미치는 효과는 미세하게 다르다. 자양강장음료의 주요 성분은 타우린으로 근육의 피로를 돕는데 탁월하다. 과거 박카스 등 자양강장음료가 처음 나왔을 때 육체노동을 한 사람들이 이를 선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비타민 음료는 분말이나 알약 형태로 나오던 비타민 B와 C를 섭취하기 쉬운 음료형태로 만든 것이다. 비타민 역시 일시적인 피로 개선 효과가 있다.
타우린 (taurine) : 타우린은 피로물질을 배설시켜 피로해소, 간의 해독작용 등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며, 풍부한 아미노산 성분으로 근육의 회복을 돕고 영양흡수력을 좋게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에서는 분유에 반드시 타우린을 첨가하도록 법으로 정했는데, 모유에도 풍부한 타우린은 신생아의 뇌와 망막세포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논문을 통해 타우린은 항비만, 항암, 콜레스테롤 배출, 시력보호, 뇌신경세포 활성화 등의 효능이 입증된 바 있다.
비타민 B (vitamin B) : 티아민, 리보플라빈, 니코틴산아미드 등 비타민 B군은 신진대사를 돕고, 항체 형성에 관여해 면역력 증진에 도움되며, 뇌의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분해하여 두뇌 활동을 돕고 피로해소에 도움된다. 또한, 시력 증진과 눈의 피로 경감, 구내염 완화, 콜라겐 재생, 여드름 개선 등의 효능이 있다.
홍삼 : 홍삼은 식약처로부터 면역력 개선, 피로해소, 기억력 개선, 혈행 개선, 항산화 기능 등에 대한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았다. 홍삼은 혈액의 산성화를 막고 신경계 세로토닌의 합성과 분비를 억제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정신적 피로증상인 스트레스에 의한 신체 증상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
무수카페인 : 몸에 들어가서 물하고 만나면 효능이 배가 되는 무수카페인은 일반 카페인보다 5배 강한 성분이다. 강한 카페인 작용으로 졸음을 쫓고 피로를 덜어주며, 정신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지만, 고카페인 섭취가 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니코틴산아미드 (Nicotinamide, nicotinic acid amide) : 자양강장 음료를 마시면 일시적으로 힘이 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는 니코틴산아미드의 효과 때문이다. 니코틴산아미드는 비타민B군의 일종으로 인체에서 에너지 생성을 돕지만 효과 지속 시간은 15~30초로 짧다. 혈당과 요산을 상승시키므로 당뇨병과 통풍 환자는 섭취를 주의한다. 카페인도 니코틴산아미드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에너지를 생성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느리다.
우리나라 대표 자양강장 음료
동아제약 박카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으로 올해까지 약 173억 병이 팔렸다. 1961년 첫 출시 당시는 알약 형태였으며 1963년부터 현재의 드링크 형태로 판매됐다. 특징적인 성분은 타우린으로 박카스에는 2000mg이 들어 있다. 타우린은 담즙을 촉진해 간을 해독하고 숙취와 피로를 풀어 준다. 또 심근세포 내에 칼슘이 과잉 축적되는 것을 막아 심장근육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종근당 자황 ‘황제’라는 뜻을 가진 자황에는 한방 생약성분과 비타민B 등 양방 성분이 복합처방돼 있다. 자황만의 특징적 성분은 로열젤리, 음양곽, 우황, 콘드로이친이다. 로열젤리는 자황의 대표 성분으로 면역 기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음양곽은 호르몬 활성을 돕고, 우황은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여 강심작용을 돕는다. 콘드로이친은 연골 주성분이다. 자황은 맛과 향이 좋아 30~50대 남성에게 인기가 많다. 단, 천식 및 알레르기 환자는 로열젤리 성분을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복용에 주의한다.
제일약품 진녹천 진녹천은 숫사슴에서 채취한 녹용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녹용은 뇌와 간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심장근육 수축력을 높인다. 이런 작용으로 면역 기능이 향상되면 몸이 약해서 생기는 여러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이밖에 잠을 잘 자게 하고 식욕을 돋우는 기능도 있다. 진녹천에는 녹용 성분 외에 우황이나 두충 같은 한방 생약 성분이 들어 있다. 생약을 배합한 제제라 간혹 침전이 생기는데, 이때는 흔들어 먹는다.
일양약품 원비디 1971년 국내 최초로 인삼을 드링크화 한 자양강장변질제다. 고려인삼과 구기자 성분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고려인삼은 피로해소, 간 기능 개선, 환경호르몬 제거 및 성기능 장애 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비디는 약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자양강장변질제는 대부분 의약 외품으로 지정된 반면 원비디에는 1일 복용량에 함유된 카페인 양이 30~60mg이라 의약외품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드링크 제 1병당 카페인이 30mg 이하로 들어 있는 약품을 의약외품으로 규정한다.
주요 성분인 타우린은 혈압을 안정시키고 심장근육이 원활하게 수축할 수 있도록 한다. 근골격계나 중추신경계 발달에 꼭 필요하며, HDL(고밀도콜레스테롤) 양을 증가시켜 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간 기능 장애로 인한 과산화지질(지방이 산화된 것) 형성을 막고 담즙 분비를 촉진하기도 한다. 따라서 간질환으로 인한 피로에 타우린이 일부 효과는 있겠지만, 한두 병으로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타우린보다는 카페인의 각성 효과로 피로를 잠시 잊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비타민, 특히 비타민 B와 아미노산 등이 함유돼 있어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액체의 특성상 흡수가 빨라 효과도 빠르게 나타나는 편이다.
비타민·아미노산 피로에 효과적 고카페인 주의해서 섭취해야
하지만 대부분 자양강장 음료에는 카페인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피곤할 때 한 번씩 복용해 일시적 피로를 해소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으나 경우에 따라 카페인에 의한 강심작용(심장의 운동이 활발해지는 것), 이뇨작용(소변이 잘 나오는 것), 중추신경흥분작용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평균 30㎎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는 제품이 있는데 이 양은 커피 한잔에 들어 있는 카페인량(60㎎)보다는 적지만, 의사들은 자양강장제를 상습적으로 복용하면 중독될 가능성이 많다고 경고한다. 무수카페인이 든 박카스D와 박카스F, 원비디는 15세 미만은 복용이 금지돼 있다. 성인도 1일 1회 한 병만 섭취하도록 규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