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시_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꼭 한 개의 별을
십이성좌 그 숱한 별을 어찌나 노래하겠니
꼭 한 개의 별 ! 아침 날 때 보고 저녁 들 때도 보는 별
우리들과 아-주 친하고 그 중 빛나는 별을 노래하자
아름다운 미래를 꾸며 볼 동방의 큰 별을 가지자
한 개의 별을 가지는 건 한 개의 지구를 갖는 것
아롱진 설움밖에 잃을 것도 없는 낡은 이 땅에서
한 개의 새로운 지구를 차지할 오는 날의 기쁜 노래를
목 안에 핏대를 올려가며 마음껏 불러 보자
처녀의 눈동자를 느끼며 돌아가는 군수야업 軍需夜業의 젊은 동무들
푸른 샘을 그리는 고달픈 사막의 행상대 行商隊도
마음을 축여라
화전火田에 돌을 줍는 백성들도 옥야천리沃野千里를 차지하자
다 같이 제멋에 알맞은 풍양豊穰한 지구의 주재자主宰者로 임자 없는
한 개의 별을 가질 노래를 부르자
한 개의 별 한 개의 지구 단단히 다져진 그 땅 위에
모든 생산의 씨를 우리의 손으로 휘뿌려 보자
앵속처럼 찬란한 열매를 거두는 찬연餐宴엔
예의에 끄림없는 반취 半醉의 노래라도 불러 보자
염리한 사람들을 다스리는 신神이란 항상 거룩합시니
새 별을 찾아가는 이민들의 그 틈에 안 끼여 갈 테니
새로운 지구엔 단죄 없는 노래를 진주처럼 흩이자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다만 한 개의 별일망정
한 개 또 한 개의 십이성좌 모든 별을 노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