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 속 미스테리한 인물
화투장을 보면 유일하게 등장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바로 비광에 있는 우산 쓴 할아버지입니다.
막상 할아버지라고 써놓고 보니, 생각보다 얼굴이 젊어 보여서 당황스럽네요. 왜 저는 계속 할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어쩄든, 이 사람은 실존했던 인물로 오노노 도후(小野道風: 서기 894년-967년) 라는 일본의 유명한 서예가인데요, 한국으로 치자면 한석봉 또는 추사 김정희 같은 서예가로서 입지전적인 업적을 남긴 인물이라고 합니다.
한석봉과 그 어머니의 "아들아 나는 떡을 썰 테니, 너는 글을 쓰거라" 라는 일화가 유명하듯이, 오노노 도후는 한때 자신이 서예에 재능이 없다 여기고 방황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불어난 개울물에 휩쓸리던 개구리(또는 두꺼비)가 탈출하기 위해 수양버들에 뛰어오르는 모습을 봤는데, 거듭된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뛰어올라 결국 수양버들에 뛰어오른 개구리를 보고, "저런 미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거늘 내 어찌 중간에 포기해서야 되겠는가"라는 깨달음을 얻어 불굴의 노력을 한 끝에, 결국 유명한 서예가가 되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화투패 속에도 나름 이런 교훈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그리고, 위의 일화에서 유추 가능하겠지만 왼쪽 밑에 옛날 통닭처럼 생긴 생명체는 치킨이 아니라 개구리(또는 두꺼비)라는 사실은 알아둬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