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코스중 가장 긴 원효길을 걸을 차례입니다. 80번 버스를 타고 안중 터미널까지 가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팽택호까지 가야해서 내일(20190822)은 7시에 출발을 해야 9시 부터는 걷기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군요. 비가 온다고 하는데 지난 번에 비를 맞고 걸으니 참 기분이 좋더라구요. 나이 먹고 언제 비 맞으며 걸어보겠습니다. 어릴 때야 보기 좋고 낭만이지만 나이 먹고 그러면 청승으로 비춰지기 쉽죠. 그래도 이렇게 길을 걸으면 그렇게 보이지 않을 것 같아요.
PC에서 올린 글을 모바일에서는 수정할 수 없더군요. 그래서 혹시 같이 걷기 위해 오신분이 있을까봐 댓글로 당시 사정을 알렸었습니다.
비가 온다길래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지난번에 노을길을 걸을 때 비가 와서 힘이 거의 들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날씨만 후텁지근하고 계속 햇볕은 내리쬐고 평소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아침부터 길을 헤메고 버스 시간때문에 1시간 늦게 출발했고, 특히나 이번 원효길은 표지들이 있는 길보다 없는 길을 더 많이 걸어야 해서 심리적으로도 더 힘들더라구요.
한국 소리터에서는 목요일마다 공연이 있더군요. 이 날 공연 오전부터 준비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한참 동안을 봤습니다. 이 공연에 참여하신 분중에 실제로 안중농요를 부르며 일을 하셨던 나이 있으신 어르신들은 절로 어깨에 흥이 나시는 것 같더라구요.
10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을 해서 지도를 보니
평택호 혜초기념비 - 장수리 - 신영분교(평택해양 경찰서로 바뀌었는데 잘못된 표기가 남아 있었음) - 평택항 마린센터 - 평택항 홍보관 - 원정초교 - 수도사
순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지도 그림에 평택호 관광단지가 표시 되어 있길래 거기까지 2 Km를 걸었습니다. 아무래도 표지를 찾을 수가 없어 평택호 관광센터에 있는 분에게 여쭤보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팽택호 예술관 뒷편으로 넘어가야 한다더군요. 다시 돌아와서 평택호 예술관 뒷편으로 넘어가기 전에 도예전 전시를 살짝 보고 도록도 한 부 가져왔습니다 꽤 마음에 드는 게 몇 점 있더군요. 도록에 주소까지 있으니 연락을 드리고 작가분을 한 번 찾아가봐야겠습니다. ^^
뒷편으로 넘어왔는데 아무런 표지도 찾지 못했습니다. 웬만하면 이른 아침부터 장순범님을 귀찮게 해드리지 않으려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드렸더니 알려주시더군요. 장수리로 빠지는 길을...
어떻게 이렇게 큰 표지를 보지 못하고 지나쳤는지...
아침부터 예술관-관광단지-예술관을 1시간 넘게 왔다갔다 했습니다. 에휴휴...
장수리 길에서는 두 번이나 갈림길에서 표지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름을 장수리 산티아고길이라고 붙일 수 있을만큼 아기자기한 마을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야트막한 어덕길, 조용 조용 사르락 거리는 숲길, 시원하게 트인 들판길등이 짧게 짧게 이어져서 걷기는 정말 좋더군요.
벌써 17 Km 이상 걸은 상태라 쉴 곳을 찾아야 겠다고 했는데 전혀 예상치 않은 곳에 예쁜 카페가 있더군요. 안쪽에 있는 공간은 더 아늑했습니다. 아저씨들이 앉아서 "일본을 정말 싫어하지만 지금 문재인이 실수한거야~~~~~ 블라블라" 같은 쓸데 없는 소리들만 없었더라면 한시간 정도 쉬며 있고 싶었습니다만 더 듣고 있다가 기분을 망칠 것 같아 잠깐만 앉아 있다 나와버렸습니다.
평택항 홍보관에 들러서 흥미로운 것들을 몇개 봤습니다. 컨테이너가 10t, 20t, 40t, 45t 의 네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과 차량 선적을 할때 가능한한 많은 차량을 싣기 위해 차량간 간격을 10cm로 맞춘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배 한척에 6000대의 차량이 실린다는 것두요. 사람이 거의 없이 한적 하더군요. 바로 나오자 마자 옆길에 원효길 표지석이 있더라구요.
홍보관 근무자분께 혹시 표지석을 본적이 있는지 물었는데 모르겠다고 했거든요. 매일 출퇴근을 하시는 분이 보지 못할 위치는 아니었는데... 다행이 저는 쉽게 찾았습니다. 짧지만 홍보관에서 내려오는 숲길이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원정 초등학교를 지나서 겨우 겨우 표지를 찾아 올라갔는데 막다른 길에 세번쯤 막히고 나니 더 이상 표지를 찾을 수가 없더군요. 다음지도에 의지에 큰 길을 따라 수도사까지 갔습니다.
오늘 원효길이 표지를 찾기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왜 일까를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보통 사람이 걷는 눈높이에서 위쪽으로는 보지만 아래쪽으로는 잘 안 보는 것 같습니다. 당장 평택호 홍보관에서 근무하는 분은 홍보관 정문 바로 오른쪽에 있던 원효길 표지석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길을 계속 잘못드는 바람에 30Km를 걸은 하루였습니다. 다음번에는 수도사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미리 장순범님께 여쭤보고 출발해야겠어요. 시작이 순조로워야 되는데 항상 시작이 어렵더라구요. ^^
보너스 트랙.
아침에 안중터니널에서 평택호 예술관에 가기전에 버스를 기다리며 만난 고양이입니다.
첫댓글 안중버스터미널 앞인데 혜초비가 있는 평택호예술관으로 가는 버스 82-2번은 9시 20분에 온다는군요. 배차 간격이 3시간이라니... 그래서 오늘은 10시가 다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고생이 많으시군요..
@歸廬齋 모두들 고생해서 만들어 놓으신 길 덕분에 호강하고 있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