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
나는 올해 김초엽 작가를 처음 인터넷상에서 만나게 되었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으면서 그녀의 팬이 되었다. 1993년생으로 포스텍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바로 화학을 전공한 경력이 그녀의 소설에 두터운 지지를 해 주고 있다. 일반 소설가가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과학관련 소설을 써서 많은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그녀의 전공 분야와 소설을 접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은 있을 수 있는 일을 글로 엮어내는 작업이다. 작가는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해서 소섷을 쓰고 있다. 이미 단편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통해서 그녀의 필력을 증명해준바 있다.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쓴 책으로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원통 안의 소녀』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 『사이보그가 되다』가 있고,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2019년 오늘의 작가상, 2020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지금 나는 함께 지은 책인 『사이보그가 되다』를 가지고 있다. 아직 읽지 않았는데 독서모임에서 선택한 책으로 7권의 다른 책들과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겨울에 읽을 책이다.
이 소설은 순수 문학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실 소설이 순수문학이든 아니면 다른 장르이든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SF 소설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그녀의 소설은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게 만든다는 매력이 있다.
더스트로 인해서 멸망해버린 지구를 헤매면서 모스바나의 정체를 찾아 연구를 하는 한 연구원의 노력으로 그 정체가 밝혀지고 더스트세계에서 프림 빌리지 세계를 찾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리고 프림 빌리지 안에서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멸망해가는 지구를 구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고 많은 돔이 멸망하고 또 그 돔 안에서의 갈등과 그 안에서의 우정도 그려진다.
더스트에 내성을 가진 탓에 피를 원하는 사냥꾼들에게 쫓기고, 실험 대상이 되어 고통받아온 나오미는 언니인 아마라와 함께 프림 빌리지에 도달 한다. 리더인 지수만이 들어갈 수 있는 언덕 위 온실 속에 사는 식물학자 레이첼이 건네는 작물들과 더스트 분해제가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었다. 나오미는 믿을 수 없이 생기로운 숲속의 마을에 점차 스며든다.
프림 빌리지에 침략자들이 나타나고, 지수는 마을 사람들에게 준비해둔 식물들을 나누어주며 멀리 떠나라고 이야기한다. 숲 바깥으로 가서 식물들을 심고, 또 다른 프림 빌리지를 만들라고. 마을을 떠나며, 나오미는 아마도 마음이 평생 이곳에 붙잡혀 있으리라 예감한다.
지구 끝의 온실’에서 다시 만나는데. 세계가 재건된 이후를 살아가는 아영은 멸망의 시대 한복판을 지나온 나오미의 증언을 들으며, 이제껏 머릿속에 따로 존재해왔던 수많은 퍼즐들이 하나의 온전한 그림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더스트 시대가 끝난 후에 아영의 끊임없는 노력과 과학자들이 함께하여 만들어낸 평화로운 시대는 소설이 이어진다면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모른다.
이 소설은 지금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변화의 한 단면을 스케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점차로 변하여가고 있는 지구의 기후는 소설속에서처럼 2050년 대가 되었을 때 더스트 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다. 물론 예정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 인류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이다. 소설을 읽노라면 머릿속에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그려진다.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다면 좀 더 리얼하게 만나볼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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