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예가 쫓겨 울었다는 울음산
해발 923m의 명성산은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과 이동면,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에 걸쳐 우람한 산세를 뽐낸다. 정상인 상봉은 행정 구역상 강원도 철원 땅에 솟아 있으나, 산행 기점이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이어서 흔히 포천의 명산으로 알려져 왔다. 명성산(鳴聲山)이라는 이름은 궁예가 고려 태조 왕건에게 패한 뒤 이 산으로 쫓겨와 크게 울었다는 전설에 따라 붙여진 것으로 ‘울음산’이라는 뜻이다. 명성산 인근에는 왕건의 군사가 쫓아오는지 망보았다는 망무봉, 궁예가 도주했다는 골짜기인 패주골(세월이 흘러 파주골로 변했는데, 파주시가 아니라 포천군 영중면 성동리에 있음) 등의 지명이 있어 그 전설을 역사적 사실로 뒷받침하는 듯하다. 또한 신라의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안은 채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 이 산이 그와 함께 통곡했다는 전설도 어려 있다. 명성산 기슭에는 유명한 국민관광지인 산정호수가 누워 있다. 산정호수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지만, 명성산은 일부 등산인들 외에는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그러다가 1997년부터 억새 축제가 열림으로써 수도권 으뜸의 억새뱥인 명성산의 진면목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
왕건과 궁예의 악연을 풀기 위해 세운 자인사
억새밭 위의 갈림길에서 오른쪽 산길로 가면 삼각봉을 거쳐 명성산 정상으로 이어지지만 다소 먼 길이어서 힘들며, 왕복 40분쯤 걸리는 삼각봉까지는 다녀올 만하다. 억새밭 위의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1시간쯤 내려가면 자인사에 이른다. 자인사는 명성산 기슭, 산정호수 북단에 자리 잡은 아담한 사찰이다. 이 일원에는 고려 초기부터 암자들이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모두 폐사되고 주춧돌만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1964년부터 김해공 스님이 옛 법당 자리로 추정되는 곳에 왕건과 궁예의 악연을 풀어준다는 뜻으로 자인사를 세웠다. 또한 스스로를 미륵이라고 칭했던 궁예를 위해 미륵불을 조성해 오늘에 이른다. 자인사는 미륵불 외에도 관세음보살상과 몇 개의 석탑이 있다. 절 자체는 별다른 특징이 없지만 경내에서 솟아나는 샘물은 맛좋기로 소문나 인근 주민들이 즐겨 퍼간다. 입구에서부터 경내에 이르기까지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우거진 운치도 일품이다 명성산 일원에서는 군 작전이 자주 실시되어 등산이 통제되기도 하므로 미리 확인해야 헛걸음치지 않는다. 또한 정규 등산로 외에는 들어서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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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미아동-의정부-43번 국도-운천 제1교차로(우회전)-문암 삼거리(우회전)-산정호수를 거친다. 미아동에서 약 65km로, 1시간 30분 남짓 걸린다. 남부 지방에서는 중부(35번)고속도로-하남 분기점-구리 방면 서울외곽순환(100번)고속도로-퇴계원 나들목-47번 국도-일동-이동을 거쳐 산정호수 방면으로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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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터미널이나 수유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운천으로 가는 직행버스를 탄 다음 산정호수로 가는 시내버스로 갈아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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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리 삼거리에서 이동 쪽으로 1.7km 지점에 위치한 원조 파주골 손두부(☎031-532-6590)는 순두부로 유명하다. 순조선콩을 이용해 손으로 만든 순두부가 고소하며 보리밥과 함께 나온다. 보리밥에 열무김치, 콩나물, 들기름, 고추장을 넣고 비비며 양념장을 친 순두부를 반찬 삼아 먹는다. 찹쌀 파전과 도토리묵 등도 낸다. 산정호수 한화콘도 앞의 두메산골(☎031-534-2129)은 각종 토속음식을 잘한다. 인근 이동에 들러 유명한 이동갈비를 맛보는 것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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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사 입구에서 1.6km 북쪽에 위치한 맑은물펜션(☎031-531-0801~2)은 이름처럼 맑은 계곡을 끼고 있어 운치 있고, 산정호수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한적하고 조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산정호수 일원에는 한화콘도(☎031-534-5500), 산정호수 호텔(☎031-534-4061~5), 산정호수파크텔(☎031-531-6843), 등산로가든․민박(☎031-532-6235), 둥근달민박(☎031-533-2941) 등을 비롯해 숙박업소가 많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