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 잠드소서
채홍조
5년 동안 폐암과
사투를 벌이던 그대
오늘 새벽 2시 여명 뚫고
그 힘겨웠던 고통의 굴레 자르고
이제 진정한 자유를 얻어셨군요
술을 먹어도 취하지 않는
칼 같은 정신의 동갑내기
아픈 몸 이끌고 경찰 공무원으로
모든 일에 최선 다하시던 7월 말경
폐에 물이 찬다고 입원하시더니
영영 그 병원 문 걸어서 나서지 못하고
며칠간의 혼수상태
고통스러운 신음만 겨우 들리고
얼굴도 몰라보게 야위어
가끔 손 휘젓고 발길질 해대는 모습
영혼은 어느 세상을 헤매는지
사랑하는 아내의 헌신적인 간호도
자신 꼭 빼 닮은 아들과
손주 임신한 딸의 애끓는 울부짖음도
끝내 아무 대답 없이
홀로 먼 길 떠나신 그대
무겁고 거추장스런
육신의 고통이랑
못 다 이룬 꿈
이곳에 벗어두고
고운 기억만 간직하고
소풍 떠나듯이 그리 가소서
어제까지 태풍 불고
억수로 비가 내리더니
그대 떠난 이아침 햇빛이 찬란합니다
가는 길 수월하라고
하늘이 길 열어 주는가봅니다
2007년 9월17일
카페 게시글
채홍조 문향
고이 잠드소서
채홍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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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9
07.09.17 10:2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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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삼가 고이의 명복을 빌며 아름다운 세상에서 영원하시길.................
감사합니다 어제 장지까지 다녀와서 늦게 도착했는데 너무 피곤하여 이제 겨우 정신차렸네요
시인님 안녕하세요 저는 사실 오두막집을 찾게된 동기가 아티스트님의 소개로 이곳에 왔답니다, 와서 보니 너무 아름답고 전원 냄새로 가득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시간 나는데로 자주 오겠습니다.
아티스트님이 요즘 통 안오셔서 정말 궁금합니다
아픔 싫어요 병으로 오라비 언니 일찍 소천하고나니 아픔은 너무 싫어요 고인에 명복을 빕니다
그렇지요 이 가을 시이모부님과 제부씨가 일주일 간격으로 떠나가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