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책
◎ 본뜻 : 이 말은 원래 불교에서 쓰는 말로 스님들이 수행하다가 잘못을 저지르면 여러 스님들 앞에서 죄를 낱낱이 고하고 거기에 합당한 벌을 받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의 제자 중에 지혜와 노혜나라는 두 비구가 있었는데 이들은 걸핏하면 서로 싸우거나 다른 싸움을 몰고 다녔다. 이를 보다 못한 비구들이 그들의 소행을 부처님께 보고했고 부처님은 비구들을 소집해서 두 비구를 가책했다. 가책 받은 비구는 그 동안 비구로서 행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권리와 자격들을 박탈 당했으며 거기에 준해서 가책이 풀어질 때까지 근신해야 했다.
◎ 바뀐 뜻 : 이 말은 뜻이 바뀐 것은 아니고 애초에 불교 용어였던 것이 일상용어로 자리를 잡은 좋은 예라서 여기에 실었다. 꾸짖어 책망한다는 뜻을 가진 '가책'은 오늘날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양심의 가책이 된다' 같은 경우에 쓰인다.
◎ 보기글
-어머니의 주머니에 손을 대고 나서는 양심의 가책 때문에 얼마나 괴로웠는지 모른다.
-바쁘다는 이유로 길 잃은 아이를 못 본 채 놔두고 온 것이 일주일이 지난 아직까지도 양심의 가책으로 진하게 남아 있다.
각광
◎ 본뜻 : 각광은 무대의 전면 아래쪽에서 배우를 비춰 주는 광선인 foot-light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각광을 받게 되는 배우는 다른 배우와 확연히 구별될 정도로 돋보이게 된다
◎ 바뀐 뜻 : 사회적으로 주목의 대상이 되는 일이나 관심을 받게 되는 일 등을 가리킨다.
◎ 보기글
-그는 이번 아이디어로 광고업계의 각광을 받았다.
-이번에 나온 시원타 맥주가 애주가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각축
◎ 본뜻 : 각은 동물들이 서로 뿔을 맞대고 싸우는 모습에서 나온 말로서, 서로 다투고 겨룬다는 뜻이고, 축은 쫓는다는 뜻이다. 글자 그대로 보자면 서로 다투며 쫓아다니는 것을 말한다.
◎ 바뀐 뜻 : 실력이 비슷한 사람이나 팀끼리 승리를 위해 경쟁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 보기글
-월드컵 16강 진출을 둘러싸고 한국과 스페인, 볼리비아가 각축전을 벌였다
-한국 비료의 공개 입찰을 따내기 위해 각 재벌 회사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갈등
◎ 본뜻 : 칡과 등나무가 얽히듯이 까다롭게 뒤엉켜 있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 바뀐 뜻 : 일이나 인간 관계가 까다롭게 뒤얽혀 풀기 어려운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혹은 개인의 정신 내부에서 두 가지 반대되는 생각이 벌이는 충돌 상황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 보기글
-그 두 사람 사이엔 항상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그의 청혼을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갈등으로 요즘의 내 마음은 잠잠할 날이 없다
감로수
◎ 본뜻 : 불교에서 나온 말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육욕천의 둘째 하늘인 도리천에 있는 달콤하고 신령스런 액체를 '감로'라 한다. 이 액체는 한 방울만 마셔도 온갖 괴로움이 사라지고, 살아 있는 사람은 오래 살 수 있고, 죽은 이는 부활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불사주로도 일컬어진다. 때로는 부처의 교법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인다.
◎ 바뀐 뜻 : 일반적으로 맛이 썩 좋은 물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 보기글
-야, 감로수가 따로 없이 바로 이 가야동 계곡 물이 감로수네 그려!
-댁의 우물물은 시원하고 단 것이 마치 감로수 같습니다.
갑종 근로소득세
◎ 본뜻 : 근로소득에는 갑종 근로소득과 을종 근로소득이 있다. 을종 근로소득이란 외국 기관 또는 국제 연합군(미국군 제외)으로부터 받는 급여와 국외에 있는 외국인 또는 외국법으로부터 받는 급여를 말한다. 이 을종 근로소득에 속하지 않는 모든 근로소득을 갑종 근로소득이라 한다. 갑종 근로소득은 봉급, 수당, 상여금, 연금, 퇴직금 또는 이와 비슷한 성질의 급여 모두를 가리키는 것으로 원천징수를 하는 소득을 가리킨다. 이 갑종 근로소득에 매기는 세금을 갑종 근로소득세라고 한다.
◎ 바뀐 뜻 : 사업 소득세, 양도 소득세, 근로 소득세 등등 수많은 소득세 중의 하나를 가리키는 말로, 갑종 근로소득인 급여의 성격을 띤 소득에 매기는 세금을 가리킨다. 매달 급여에서 일정액을 세금으로 공제하는 원천징수의 방법을 택한다. 줄여서 갑근세라고 한다.
◎ 보기글
-자네, 이번에 갑근세 얼마나 냈나?
-이거, 갑근세가 너무 올라서 걱정이야 이렇게 되면 꼬박꼬박 원천 과세하는 봉급생활자만
억울한 거 아냐?
개안
◎ 본뜻 : 절에서는 불상을 만들거나 불화를 그린 뒤 부처님을 모시는 봉불식을 하기 전까지 눈동자를 그리지 않은 채로 남겨 둔다. 그러다가 첫 공양을 할 때 눈동자를 그려 넣는 점안 의식을 행한다. 이것을 개안 공양이라고 하는데 이때서야 비로소 불상이나 불화에 눈이 생겨 하나의 온전한 불상이나 불화의 구실을 하게 된다.
◎ 바뀐 뜻 : 안보이던 눈이 보이게 되는 것을 말한다. 또는 그 동안 미처 몰랐던 사실이나 진리를 깨우쳐 비로소 사물이나 사건을 확연히 알게 되는 경지를 말하기도 한다.
◎ 보기글
-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서야 비로소 제 인생의 개안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개안은 장님이 눈뜬 것에 비길 수 있을 정도로 큰일이다.
거마비
◎ 본뜻 : 옛날에는 교통 수단의 대종을 이루던 것이 수레와 말이었다. 수레와 말로 이루어진 거마는 교통 수단을 가리키는 것이며, 거마비는 곧 교통비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 바뀐 뜻 : 단순한 교통비를 가리키는 말보다는 주로 강연이나 도움을 준 데 대한 수고비나 사례금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 보기글
-먼길 오신 김 선생님 거마비는 좀 넉넉히 드리게나
-이번에 참석하신 분들 거마비는 어느 정도 드리면 될까요?
건달
◎ 본뜻 : 건달이란 말은 불교의 건달바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건달바는 수미산 남쪽 금강굴에 사는 하늘나라의 신인데 그는 고기나 밥은 먹지 않고 향만 먹고 살며 허공을 날아다니면서 노래를 하는 존재다. 때로는 '중유 상태의 존재'를 건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불가에서는 사람의 생을 본유, 사유, 중유, 생유의 네 단계로 나누는데, 그 중 죽어서 다음 생을 받기까지를 중유라 한다. 중유의 몸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살아 생전에 지은 업에 따라서 새로운 생명을 받아 태어나게 되는데 죽어서 다시 환생하기 전까지의 불안정하고 허공에 뜬 존재 상태를 '중유'라 한다. 건달이란 말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의 뜻이 이러하므로 건달이란 한마디로 존재의 뿌리가 불확실한,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불안한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 바뀐 뜻 : 아무 하는 일도 없이 빈둥거리며 놀거나 게으름을 부리는 사람, 또는 가진 밑천을 다 잃고 빈털털이가 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 보기글
-천하에 둘도 없는 건달이었던 감나무집 아들이 새 사람이 되었다며?
-사업에 실패한 이후로 그 많던 재산 다 날리고, 겨우 하나 남은 집에 들어앉은 건달이 됐지 뭔가.
계간
◎ 본뜻 : 암탉의 성기는 따로 있지 않고 항문과 일치한다. 동성연애를 하는 남자끼리 교접하는 모습이 닭이 교접하는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에 남자들끼리의 성행위를 계간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비역질이라고도 한다.
◎ 바뀐 뜻 : 남자끼리 하는 성행위를 가리킨다.
◎ 보기글
-감옥처럼 오래도록 여성을 만날 수 없는 곳에서는 계간이 벌어지기도 하겠네.
-계간을 반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에이즈에 감염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지.
계륵
◎ 본뜻 : 흔히 삼국지에 나오는 말로 잘 못 알고 있는 이 말의 출전은 후한서의 양수전이다. 위나라의 조조가 촉의 유비와 한중 땅을 놓고 싸울 때, 조조는 진격이냐 후퇴냐에 갈림길에 놓여 있었다. 그 때 장수 하나가 내일의 거취를 묻고자 조조를 찾아가니 그는 다만 '계륵' 하고 한 마디만 던질 뿐,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장수가 그 말의 뜻을 몰라 막료들에게 물으니 양수가 답하기를 내일은 철수 명령이 있을 것이니 준비를 하라고 했다. 모두들 그의 해석을 의아하게 여기자 양수가 이렇게 말했다 '계륵은 닭의 갈비를 가리키는 말로서, 보기에는 그럴 듯하나 실상 먹을 것은 별로 없는 음식이다. 눈앞에 놓인 한중 땅이 바로 그와 같다. 그러므로 이 한중 땅을 버리기는 아깝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썩 대단한 땅도 아니니 그대로 돌아갈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의 해석을 듣고도 장수들은 긴가민가 했으나 양수의 이 말은 적중하여 다음날 철수 명령이 내렸다.
◎ 바뀐 뜻 : 닭 갈비처럼 먹자니 먹을 것은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쉰 밥 고양이 주기 아깝다' '내가 먹자니 배부르고 남 주자니 아깝고' 하는 우리 속담과 통하는 말이다
◎ 보기글
-지금 매물로 나온 그 땅은 영락없는 계륵일세. 위치는 좋은데 주변에 물이 없는 거 그게 하나 흠이란 말이야.
-그 사람, 내치자니 아깝고 데리고 있자니 신경 쓰여서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네. 계륵이란 말이 꼭 그 사람을 두고 한 말 같단 말이야.
고무적
◎ 본뜻 : 고무란 본래 말 그대로 북을 치며 춤을 춘다는 뜻이다. 북을 치며 춤을 추면 어깨춤이 절로 나도록 흥겨워지고 신이 난다. 이처럼 남의 마음을 흔들어 신나게 하거나 북돋워 주는 일을 '고무한다' '고무적이다' 등으로 표현한다.
◎ 바뀐 뜻 : 남을 격려하여 자신을 얻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는 일이나, 마음을 흔들어 의연히 새로운 일을 할 만한 기운을 내게 하는 일 등을 가리킨다.
◎ 보기글
-이번에 실시하는 문학인 해외 연수는 우리 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서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검소한 생활의 아름다움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이 평소 구두쇠라고 놀림받던 영애에게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공부
◎ 본뜻 : 공부는 원래 불교에서 말하는 주공부에서 유래한 말이다. '주공부'란 '불도를 열심히 닦는다'는 뜻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공부라 함은 참선에 진력하는 것을 가리킨다. 불가에서 공부에 관한 기록은 선어록에 많이 나오는데 다음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 공부는 간절하게 해야 하며, 공부할 땐 딴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며, 공부할 땐 오로지 앉으나 서나 의심하던 것에 집중해야 한다.
◎ 바뀐 뜻 : 학문을 배워 익히는 일 모두를 말한다. 오늘날에는 오로지 제도 교육 안에서 배우는 것만을 가리키는 말로 한정되어 쓰는 경우가 많다.
◎ 보기글
-사람은 늙어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하는 것이야. 그것이 바로 젊게 사는 비결이지.
-사는 게 곧 공부 아니겠습니까? 살다 보면 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자잘한 문제들 속에도 참으로 많은 깨달음의 조각들이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하곤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