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평 역에서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흰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굴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 곽재구 -
*위 시와같은 정취가있는 곳이 바로
몽탄역 근처 짚불구이 집일것 같습
니다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전화주세요...
카페 게시글
목포참학 자유게시판
눈 내리는 날 무안(몽탄)역 짚불구이 집이 어떨지...
정거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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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0
04.01.03 12:2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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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짚불구이에 한 잔 술 걸치고 돌아오는 길 운전은 누가 할 것인가? 자원 운전병 있으면 참여하리라.
"사평역" !!! 제 기억으로는 신춘 당선작이네요. 93년 처음 맛을 보고 이모님더러 목포에서 짚불구이집 열라고 보챘었지요. 가고 자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