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쉰(쉬운)라이딩

[lance arnstrong]

 

안 쉬운(쉰)라이딩

나이를 먹으면 일기예보를 자주 본다는데,

나도 거의 7년 전부터 일기예보 애청자가 되었다.

그건 아마도 달리기하는 이들이나, 철인 분들도 그럴게다.

지난주 금요일 9시 뉴스에서 황사바람이 몰려온단다.

몇 년 전 까지는 그냥 무시하고 달렸는데,

뉴스에서 하도 중금속이다 뭐다하니 죽을 맛이다.

토요일에는 내 신문사 동기(간염으로 죽을 뻔하다 마라톤으로

건강을 되찾고, 수차례 마라톤을 완주한 친구)와 한강변에서

50km 자전거타기 약속을 했기에...

토요일에 친구와 라이딩을 하게 된 동기는 몸이나 풀자고

한 약속이었다.

화요일에, 일산철인클럽 자유게시판에서 이수윤님이 쓴 일정을 보니,

100km를 달린단다, 그것도 올해 첫 시륜에,

경악을 금치 못할 노릇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달린 거리가 9시간 동안 110km인데....

4시간동안 친구와 노닥이며 천천히 70km를 주행하니,

1,2월에 스피닝을 열심히 한 탓인지,

묵직한 엉치와 목 통증을 제외하면 그런대로 할만 했다.

일요일.

이수윤철인, 이성희철인, 윤주환철인, 김병주철인,오도선님이

차례로 도착한다.

기다리는 동안 이성희철인에게

“오늘 라이딩하면서 쉬긴 쉬어요?”

“그럼요, 중간에 담배도 태우시고...”

“아, 철인들도 쉬는구나..”

예전에 임진각까지 한번 자전거로 간적이 있는데 3번을

쉰 적이 있어내심 안도의 숨을 몰아쉰다.

출발,

이수윤철인이 리딩을 하고, 이성희철인이 후위에서

독려를 하며 팀을 밀어준다. 그럭저럭 20km를 탓고,

예전에 쉬었던 장소를 지나쳤는데, 휴식 신호 없이

계속 달린다.

내가 쭈삣쭈삣 뒤를 살피니 이성희철인이

“나는 새는 뒤를 돌아다보지 않는 법이예요”

무슨 뜻일까? 알송달송

그럼 내가 새?

그럼 성이 김이니 ‘김새?’ (^-^)

아직은 웃을만하다.

쉬긴 쉬더라. 처음 출발하여 신호등에 걸리자 가끔 자전거를

멈추었는데, 나중에는 신호위반을 밥먹기로 하니

담배는 차치하고도, 굳어가는 목을 풀 시간조차 없다,

속도계를 보니 거의 30km...

언덕을 만나니 이수윤철인이 춤을 추며 페달링으로

가뿐히 사라진다. ‘언덕과 함께 춤을-Dance with the hill’ 대단한 고수다.

이제나, 저제나 쉬기만을 고대했는데 임진각이 덜컥 나타난다.

그제서야 휴식이다.(아이고, 아이고)

10분이나 쉬었을까,

예전엔 문산에서 밥을 먹었는데,

넘겨짚어 “밥은 일산에서 먹는거죠...?”

모두들 의아해하는 표정이다.

그 얼굴색은 “그걸 질문이라고 해..”라는 듯하다.

다시 출발.....

이성희철인이 은근히 이수윤철인을 따라가란다.

멋없이 1km쯤 따라가니 이성희님이 냉큼 나를 추월하더니

둘이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속된말로 시시덕거리며(^_^)달린다.

나는 목이 빠질 것 같고, 어깨 죽지는 마비되어가는데...

난 아무래도 김빠진 새인가 보다.

자꾸 뒤를 돌아다보니 아무도 따라오는 이가 없다.

아까는 분명 직선 길로 간다고 했는데,

어느 시골길로 나를 유인해 언덕을 계속 넘고 있다.

내리막에서 기어를 올려 따라 붙으면, 내빼고....

마지막엔 500여m나 떨어져 길조차 잃을 지경이다.

10km를 남기고 다시 에스코트를 해주니, 드래프팅으로

겨우 월마트에 도착한다.

안 쉬운(쉰) 라이딩 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변신을 하게된듯하다.

오늘도 참 소중한 하루여서 나의 뇌리에서 잊혀 지지 않은 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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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님, 이수윤님, 김병주님, 윤주환님, 오도선님

정말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성희]

동게훈련 제대로 하신것 같습니다.. 장비도 끝내주고,, 정말 잘타시던데요... 올해의 기대주..^^ 맘먹었을때 아연맨까지 밀어붙이시구요.. 수고하셨습니다.

[열밑]

음... 수고하셨습니다. 담번엔 제가 보조를 맞춰^^드리겠습니다.....^..^

[윤주환]

너무 우수하게 타시니,기대 반 걱정 반 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김병주]

겸손이 쫘악 깔리신 기대이상의 실력이십니다.... 주환성~~ 우덜(?) 계속 밟힐 일만 남았네용ㅇㅇ~ 회장님이 깔아주시려나 ???

[조진명]

병주엉아~ 이몸 한번 나가 깔판한번 깔아들리리라...

[오도선]

출발할때 형 보고 임진각에서 보고 마지막 도착해서 보았지요, 이미 훨훨 날으시네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