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한 순간에 최악의 사고가 터진다면 그 충격은 더 크다. 재난영화 ‘타워’는 바로 이점을 노렸다. 작품 속 가장 행복한 순간은 크리스마스 이브이며, 이를 최악으로 끌어내리는 것은 폐쇄된 공간에서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불이다.
타워는 108층 초고층 빌딩 타워스카이에서 벌어진 대형 화재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순진한 싱글 아빠인 시설관리 팀장(김상겸)과 그를 짝사랑하는 푸드몰 매니저(손예진), 로또에 당첨되어 타워스카이에 입주한 장로, 티격태격하는 요리사들,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노년 커플, 아들의 대학등록금을 위해 크리스마스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청소부, 곧 태어날 아기와의 만남을 준비하는 만삭의 임산부, 타워스카이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건 회장과 그의 곁에서 아부하는 실장 등 이곳에는 타워스카이가 직장인 사람과 이곳에서 윤택한 삶을 즐기는 이들이 상주해 있다.
큰 불이 나자 결혼 후 처음으로 아내와 크리스마스 이브 데이트를 약속한 소방대장(설경구), 늘 자신을 넘버원이라 칭하는 소방대원과 이제 갓 발령받은 신참 소방 대원, 이들 전체를 통솔하는 센터장 등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 대원까지 합류한다.
영화 전반부에는 이 수많은 각 인물의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다가 타워스카이에서 터진 화재로 하나의 거대한 드라마를 이룬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삶에 대한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그것이다.
재난영화 ‘해운대’에서 물에 맞섰던 설경구는 이번 영화에서 불에 맞선 전설의 소방관으로 열연했으며, 로맨틱 코미디로 영화계를 군림해 온 여배우 손예진이 처음으로 재난 영화에 등장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이끄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생활의 발견’, ‘화려한 휴가’, ‘내 남자의 로맨스’ 등 다채로운 캐릭터를 선보였던 김상경은 딸바보이자 건물 시설관리 팀장으로 화재 진압에 도움을 주는 인물 ‘이대호’로 나섰다. 재난영화에서 배우 못지않게 중요한 주인공이 재난의 주범이다.
타워에서는 실사 촬영과 CG 기술을 병행해 구현한 화재 장면과 무에서 유의 창조라 일컬어지는 가상 공간 타워스카이 등 거대한 스케일의 장면이 펼쳐진다.
제 3의 주인공격인 타워스카이는 108층 높이의 규모와 화려한 외관으로 위용을 자랑하는 가상의 공간으로 가장 행복한 날에 발생한 최악의 사건을 보다 비극적으로 그려내는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건물 붕괴와 폭렬 현상을 생생하게 구현했다는 평이다. 영화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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