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도내 농협들의 벼 수매가가 지난해 대비 10% 이상 하락돼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농협들이 수매 벼의 등급별 제현율(벼를 찧어 현미가 되는 비율) 기준을 높게 책정, 특등·1등급 출현율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실 수매가는 더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농가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경기도내 일부 농협, 83.5% 이상돼야 ‘특등’ 전체 2%선 불과 제현율 0.5% 하락시 값 250~500원씩 경감, 농가 실소득 급락
여주지역 농협들은 지난 15일 올해 벼 수매가를 지난해 포대당(40kg 조곡) 7만원보다 12%(9000원) 하락한 6만1000원에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고품질 혁신단지 및 농협 계약재배 벼를 대상으로 제현율 83.5% 이상일 경우 적용되는 특등급 수매가이며, 제현율이 0.5% 떨어질 때마다 수매가도 500원씩 인하토록 규정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생산된 벼의 특등급(제현율 83.5% 이상) 출현율은 고작 2%선에 그치고 있으며 대다수는 80~82%의 제현율을 보여 실제 수매가는 5만7500~5만9500원에 이르고 있다.
나머지 생산량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일반 벼의 수매가는 제현율 83.5% 이상 특등급이 5만9000원으로, 이 역시 특등급 출현율은 2%에 불과하고 대다수 수매벼는 제현율이 80~82%선으로 이를 제현율 0.5% 하락시 수매가를 500원 경감하는 방식을 도입하면 실 수매가는 5만5500~5만7500원이다. 이는 농협에서 발표한 12% 하락이 아닌 포대당 최고 1만4000원 하락한(20%) 것이라는 게 농가들의 설명이다.
이천지역 농협들도 여주와 같은 상황이지만 특등급 기준인 제현율 83.5% 출현율이 너무 저조해 일부 농협들은 등급제 적용 없이 일괄적으로 포대당 6만1000원의 수매가를 지급한다는 방법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평택 안중농협 역시 제현율 83% 이상을 1등급 기준으로 포대당 5만3000원에 결정하고 제현율 0.5% 하락시마다 포대당 250원씩 수매가를 경감하고 있다.
이 지역의 1등급 출현율도 2~3%대에 불과하고 대다수가 평균 81%의 제현율을 보여 실 수매가는 5만2000원인 셈이다.
이에 조창준 한농연여주군연합회장은 “농협이 수매가를 덜 주기 위해 궁리 끝에 내 놓은 수법이 제현율을 높게 책정한 것”이라며 “전체 생산량의 5%도 안되는 특등급 물량이 마치 여주 전체 벼 수매가인 양 알려 농민을 속이고 우롱하는 농협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복수 한농연이천시연합회장도 “농협들이 미질향상을 위한다는 그럴싸한 감언이설로 농민들이 피땀 흘려 생산한 벼값을 후려치고 있는 격”이라며 “올해 폭등한 영농생산비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수매가를 재인상하고, 제현율을 적용하려면 농가 출현율이 가장 높은 80~81% 기준으로 조정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여준군 농민단체들은 오는 30일 농협여주군지부와 군청 앞에서 ‘여주 쌀값 보장과 농협개혁’을 위한 벼 야적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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