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상, 폐지수집 노인들 생존 위한 몸부림
-재활용희망버스 7개 부처 순례 기자회견 -
오늘 2월17일 이른 아침 8시 정각에 버스는 시청역 앞의 덕수궁 대한문 쪽 출구에서 세종시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내가 탄 버스에는 폐지수집노인들이 대부분인 노년유니온 어르신들과 이웃 친구들을 돕기 위해 몇 분이 함께 하였다.
이들은 고물상과 폐지수집노인들의 목줄을 죄고 있는 규제를 만든 기관들을 차례로 돌면서 항의를 하고 기자회견을 하여 사정을 알리고, 바로 잡아 달라는 집회를 하기 위해서 나선 것이다.
때: 2016년 2월 17일(수)
오전 10시 30분 국가기술표준원 정문 앞(충북 음성)
오후 1시 30분~ 16시 까지
산업통상자원부 동문 인도(세종특별시)
국토교통부 입구 앞
환경부 앞
기획재정부앞
국무조정실 앞
맨 처음 도착한 곳은 국가기술표준원이란 낯선 곳이었다. 우리 사회에는 옥상옥이라 할 기관들이 아주 많다. 국가에서는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떠들지만, 막상 서민들에게는 2중 3중으로 생활을 옥죄거나 규제하는 기관들이 수없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승강기안전원이라는 것도 그런 것이다. 승강기 업체에서 매월 안전검사를 하고 있는 승강기를 매년 한 번씩 승감원이라는 곳에서 다시 점검을 한다. 그런데 막상 안전원에서 점검을 다녀가고 나면 매년 승강기가 중간에 멈추는 사고가 나곤 하였다. 그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아무리 기계라지만 약간씩의 특징이 있고, 표준적인 조임이나 물림으로만 계산이 안 되는 미세한 다름이 있게 마련이다. 다시 말해서 표준은 한번 조이면 되게 되어 있지만 어떤 기계는 특성상 한번 반쯤 조여 주어야 정상으로 작동을 하는 약간 다른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것을 검사하겠다고 표준에 의해서 조작을 하고 나면 이제 이 기계는 지금까지와 다른 상태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 정상 작동이 안 되는 것이다. 열심히 잘 점검하고 조절을 하여서 잘 작동하고 있었는데, 감독기관인 승감원에서 와서 만지고 나면 엘레베이터가 멎어서고 119를 부르는 사고나 나곤 하였다. 그래서 나는 승감원 사람들에게 와서 기계를 만지지 말고 우리 집의 기계를 관리하는 업체의 기사에게 기계 조작은 맡기고, 결과만 확인 하라고 지켜 서서 말렸다. 그렇게 하니까 멎는 일이 없어졌다. 옥상옥인 승감원이 오히려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고장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어서 싸워가면서 말리곤 하는 것이다.
오늘 온 이곳도 지금까지 각 지자체에서 정기적으로 저울을 검사하여서 부정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규제를 받아오고 있는 고물상들에게 새로운 규제가 되는 [재검정]이라는 제도를 만들어서 이곳 국가기술표준원의 산하 기관이라 할 수 있는 KTC라는 단체를 내세워서 다시 점검을 받으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에서 하는 정기점검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국가 기관을 민간기관이 못 믿겠으니 우리가 다시 점검을 하여야 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도대체 이 KTC라는 민간기업이 얼마나 대단한 기업이며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이기에 국가 기관을 못 믿겠다고 덤비고, 국가기관이 하는 일을 간섭하고 나서는 것일까?
대한민국의 정부 위에 있는 민간기업? 관연 그런 기업이 있을 수 있는가?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 오늘 이렇게 항의 방문을 한 것이란다,
이렇게 항의 방문을 하는 자원재활용연대<고물상연합회> 측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국표원이 2014년도에 ⌜계량에관한법률⌟의 일방적인 개정으로 고물상 등 대형저울 사용자가 재검정 전환 대상자가 되었다. 상거래용 대형저울(계근대) 사용자가 계량업인 공인계량소와 동일하게 재검정 대상이 된 것이다.
고물상은 장기적 경기침체와 가격하락 등으로 고물상의 수거체계가 붕괴되고 폐업이 증가하고 있는 한계상황 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물상 등 대형저울(계근대) 사용자를 재검정대상자로 전환한 것은 고물상에게 비용부담과 심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정책이다. 국표원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이 최초에 추진했던 재검정 수수료 등 총비용 원안은 서울기준 1,500% 상승하는15배의 비용부담을 고물상이 지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것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기술표준원 그리고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의 관피아 구조의 이해관계에서 나온 정책 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이 국가기술표준원장 등의 낙하산으로 내려오고 국가기술표준원원장 등 공무원이 재단법인으로 민간기업인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장 등의 낙하산으로 내려가는 구조에서 나오는 관피아 구조의 이해관계의 전형 인 것이다.
계량법 개정 이전에는 사용자는 지자체 정기검사 방식이었다. 이것을 민간기업인 KTC로 검정기관이 변경 된 것이다. 지자체의 공공적인 역할의 정기검사 방식을 수익사업을 해야 하는 민간기업인 KTC의 재검정 대상으로 전환한 것이다. 사용자의 재검정전환은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산자부, 국표원, KTC의 관피아 이해관계에서 나온 불공정한 정책이다.
트럭도 일반트럭과 운수업 영업용트럭을 구분하여 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형저울도 상거래용 저울과 계량증명용 저울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런데 국표원이 사용자들도 계량업 공인계량소와 동일하게 재검정으로 전환한 것은 일반트럭을 운수용 영업트럭으로 관리를 하겠다는 것과 같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은 너무 무리한 15배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를 하고, 이미 6개월간이나 수많은 교섭을 벌여 왔단다. 그렇게 해서 간신히 15배는 면하도록 협상을 하였건만 이제 그 협상마저 파기하고 나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주장은
0 국가기술표준원은 6개월간의 협상을 파기하여
협상 상대자를 농락한 것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
0 국가기술표준원은 합의를 존중하지 않고 신의를 저버렸다.
재검정 전환 즉각 철회하라!
고 외치는 것이다.
대통령은 사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일자리를 줄게 하는 규제를 혁파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서민을 보호하겠다고 외치고, 비정상을 정상화 시키겠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서 서민들이 등골을 빼먹으려한다는 원망을 듣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기관을 만들어서 점검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만도 영세업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데, 검사비용을 15배나 더 내라는 것은 얼마나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겠는가?
그렇지만 법이 그렇다니까 열심히 협상을 하여서 조정을 하였건만, 그것마저도 무시하고 파기해 버리겠다고 한다. 지금까지 협상을 하였던 대표들은 얼마나 참담한 기분일 것이며, 영세업자들에게는 얼마나 큰 부담이 되겠는가? 이렇게 되니 폐지수집노인들까지도 제 값을 받을 수가 없게 되어 가고 있다니 이 얼마나 엄청난 횡포이며 대단한 기관인가?
중국 고사에 어느 시대에 관에서 하는 이런 갈취가 얼마나 무서웠든지 호랑이가 들끓는 산속으로 피란을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국가라면서 밑바닥에서 자원재활용 말이 좋지 사실상 폐기물 속에서 쓸 것을 줍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 갑자기 15배나 되는 검사료를 내도록 제도를 만든 사람들은 호랑이가 들끓는 산속으로 백성들이 도망가게 만들었던 사람들과 다름이 없는 사람들이 아닌지 스스로 한 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기 바란다.
오늘 이분들의 목매인 호소를 듣고 따라 다니면서 느낀 솔직한 심정이었다.
2016.02.17.23:36‘<22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