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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크랩 일본 산골 온천마을_ 규수의 <유후인由布院>
킴스특허 추천 0 조회 15 09.04.29 00:2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일본 남쪽 섬 규슈의 유후인!


볼거리도 많고 오감 체험이 가능한 느끼는 여행지

 

 

 

언제부터인가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에 유후인由布院이 자주 등장했다. 내겐 소설 속 여주인공 이름 같은 그곳을, 이미 몇 차례 가서 온천 즐기고 제철 요리 맛보고 왔다는 헬레나 유승재 대표, 물안개 오르는 호숫가를 여유롭게 걸으면서 공예품 구경하기 좋다던 리씨갤러리 이영희 대표…. 그들은 한결같이 유후인을 소중한 친구처럼 묘사하곤 했다. 그 말을 듣고 있자면 가보고 싶은 열망이 심중에 불붙곤 했는데 운 좋게도 취재 기회가 생겨 사흘 밤낮을 그곳에서 지냈다. 열차 타고 잔설 덮인 숲 속을 지나오면서 불현듯 폭설이라도 내렸으면 싶었다. 문정희의 시처럼 말이다.

 




긴린코金鱗湖 호수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중략)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중략)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처음 짧은 축복에 몸 둘 바를 모르리.” - <한계령을 위한 연가> 중에서

1 카메노이 벳소의 담화실 외관. 창문에 멀리 유후다케 산이 그림처럼 비친다.
2 담화실 안에는 많은 책과 더불어 유명 아티스트 조지 나카시마가 만든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다. 밤 11시까지 음악도 들을 수 있다.
3 욕탕에 구비되어 있는 히노키 의자와 물통. 욕조 물에 넣으면 둥둥 뜨므로 수중 테이블로 제격이다. 
4 투숙객들만 사용할 수 있는 노천 온천. 
5 객실마다 기모노 차림의 나카이상들이 지정되어 손님들의 수발을 든다. 손님이 저녁식사할 동안 이부자리를 정성껏 준비해주는 등 서비스의 진수를 맛보게 해준다. 
6 토종닭과 각종 채소로 만든 지도리나베는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좋다. 
7 말린 산천어를 바싹 구워 따뜻한 청주를 부은 야마메 사케. 비릿한 향이 오히려 구수하다. 
8 카메노이 벳소 총지배인 오자키 씨. 23년째 일하고 있다. 
9 동네 주민들이 키운 채소로 만든 샐러드. 신선함이 비길 데 없다. 

일본 남쪽 섬 규슈의 유후인은 겉보기에 소금 안 넣은 국처럼 밍밍하게 느껴지는 소박한 산골 마을이다. 해발 1천5백83m의 유후다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아침녘 물안개가 장관인 긴린코 호수가 한가운데 자리한다. 일찍이 온천 휴양지로 이름나 마을 주민은 물론 길거리 동백나무, 마당의 고양이까지도 사시사철 온천수를 마시고 산다. 관광안내소 부소장 아베 준이치安部順一 씨의 설명에 따르면, 유후인이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것은 20여 년 전. 최근 관광객은 연간 4백10만 명이라는데 특이한 사실은 다녀간 사람이 다시 오는 경우가 70% 이상이라는 점이다. 내국인 수요만으로도 포화 상태지만 요즘은 외국인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져 해외 관광객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단체 패키지 투어가 어렵다. 고급 료칸 객실이 보통 20개 미만이라 대규모 손님을 맞을 공간도 없고 가격 할인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들이 오롯한 분위기를 즐기려는 개성파 여행객에게는 오히려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다.

여행은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만나는 길 위의 추억이 더 가슴에 남는 법. 머무는 동안 혼자임이 아쉬웠던 것도 오감을 자극하는 이곳에서 느끼는 무형의 기운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길이 없어서였다. 그래서 볼거리보다 느낄 것이 더 많은 유후인엔 혼자 가면 안 된다. 가슴 맞닿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가서 느껴야 한다. 크고 작은 미술관과 공예점 구경, 느긋한 온천욕과 제철 음식, 그리고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친절함이 유후인의 매력인데, 이 모두를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곳이 고급 료칸이다. 료칸은 여관旅館의 일본식 발음으로, 전통적인 의식주 문화의 체험 공간. 유후인에 료칸이 1백50여 개나 되지만, 그중 카메노이 벳소와 유후인 타마노유는 고급스러움을 향유할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곳이다.

 

 


1 현대적인 멋과 기능성이 가미된 유후인 타마노유 료칸은 내 집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다.
2 독일 스타일을 모델로 만든 온천탕은 실내와 실외를 오가며 즐길 수 있다.
3 북유럽 스타일의 나무 침대로 꾸민 편리한 침실.
4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3년 전부터 운영을 도맡은 쿠와노 이즈미 사장. 현재 오이타 현 관광협회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5 별채로 된 객실마다 발코니가 딸려 있다.
6 침실 한편에는 감실 안의 꽃과 더불어 독서할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7 유후인의 명품 쇠고기 ‘분고규’ 는 육질이 무척 부드럽고 기름지다. 
8 유후인 타마노유의 창업자 미조구치 회장. 그는 산골 마을 유후인이 관광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업적을 이룬 인물이다. 요즘도 료칸에 나와 손님들을 챙기곤 한다. 
9 당도 높은 사과를 얇게 저며 만든 파이가 소문이 나서 료칸 부속 카페는 파이 먹으러 온 관광객들로 늘 북적거린다. 



전통의 진수, 카메노이 벳소龜の井 別莊
첫 밤을 보낸 카메노이 벳소는 1921년에 시작된 연륜 깊은 료칸이다. 일본 전통 양식의 대문 앞에 택시를 멈추자 머리 희끗한 남자가 ‘다닥다닥’ 게다(일본 나막신) 소릴 내며 나와 트렁크를 덥석 두 손에 안고 뛴다. 끌면 편하겠건만 손님 트렁크 바퀴에 마당 잔돌이 낄까 봐 그런단다. 그 작은 배려에 내 마음이 먼저 열린다. 그를 따라 객실로 가는데 어찌나 조용조용 걷는지 덩달아 내 발뒤꿈치도 1인치 들려 걸어간다. 전통 객실은 거실에 해당하는 화실和室, 도코노마(방의 상석으로 그림을 걸거나 꽃을 꽂아둔다)가 있는 침실, 온천탕과 화장실로 이뤄져 있고 창문 밖은 사방이 정원이다. 방에 앉자 기모노를 입은 여종업원 나카이상이 들어와 절을 올린다. 화롯불 무쇠 주전자에서 알맞게 끓고 있는 물을 따라 차를 우리고 지역 특산품이라는 새콤한 유자청을 함께 내놓는다.

료칸 구경을 나서니 로비에 걸린 재일교포 이우환 씨의 그림과 강화 반닫이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주인 나카야 겐타로 씨의 취향이란다. 젊어서 영화감독을 꿈꿨던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가업을 발전시켰고 마침내 유후인을 관광명소로 일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다. 올해 74세인 그가 필생을 바친 료칸은 훗날 아들 부부에게 대물림될 것이다. 저녁식사는 료칸 부속 레스토랑 유노타케앙에서 했다. 표고버섯을 구워 야마메 사케 한잔을 곁들이니 일품이다. 식사 후 담화실에서 음악을 듣는다. 천장이 높고 책이 빽빽이 꽂힌 이곳은 낮에 창문으로 유후다케 산이 그림처럼 비친다. 처음엔 진짜인 줄 알고 새들이 와서 앉으려다 부딪혀 떨어지곤 했다니, 현대판 솔거의 ‘노송도’라고나 할까. 대지 1만 평에 객실 21개, 직원은 1백 명이나 되는 카메노이 벳소. “연예인, 스포츠 선수들이 많이 옵니다만 손님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게 저희 원칙입니다.” 23년째 근무하는 총지배인 오자키 씨는 예약이 필수라고 귀띔한다. 객실료 1인당 3만 4천8백 ~4만 5천3백 엔(조식, 석식 포함). 문의 0977-84-3166, www.kamenoi-bessou.jp

별채에서 호젓함을 즐기는 유후인 타마노유玉の湯 이튿날은 현대적인 멋이 가미된 유후인 타마노유에 여장을 풀었다. ‘하나레’라고 부르는 별채로 지어져 다른 손님과 마주칠 일 없이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이 료칸은 1953년에 문을 열었다. 창업자는 유후인을 친환경 관광 도시로 유명하게 만든 미조구치 씨다. 3년 전에 딸 쿠와노 이즈미 씨에게 운영권을 물려준 그는 요즘도 료칸에 나와 손님들을 챙기곤 한다. 유후인 타마노유는 카메노이 벳소에 비해 서양적인 요소가 강하다. 내가 머문 무라사키 방은 12조 다다미 화실에 북유럽 스타일의 침대 방, 독일 온천장을 모델로 만든 개인 욕탕이 딸려 있다. 식사 전 짧은 온천욕이 좋다기에 욕조에 몸을 담근다. 제법 깊다. 목욕용 히노키 의자를 물에 넣으니 둥둥 떠다니는 수중 쟁반이 되고, 그 위에 차 한 잔 놓고 창밖 풍경을 바라보면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출출함을 채우러 식당으로 향한다. 각종 제철 채소를 식초에 절인 애피타이저로 입 안을 개운하게 하고 화로에 분고규豊後牛를 얹어 굽는다. 흰색 마블링이 근육 사이사이 포진한 선홍빛 쇠고기 분고규는 유후인 명품이다. 이곳 송아지들을 고베에 데려다 키우면 말 그대로 고베 쇠고기가 되는 것이다. 씹었을 때의 육즙과 질감은 감탄사 외에 덧붙일 말이 없다. 이어 피부에 좋은 콜라겐이 듬뿍 든 자라탕이 나온다.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낯설지 않다. 주민들이 재배한 농수산물을 직접 사다 쓰기에 재료의 산지와 주인을 종업원이 다 꿰고 있다. 유후인이 관광지로 개발된 것은 지역의 농업 발전을 위해서였다고 쿠와노 사장은 설명한다. 남는 농산물을 다른 지방에 내다 파는 것보다 외지인들이 와서 재료가 아닌 요리로 맛보게 하는 시스템이 더 바람직하기 때문이란다. 결국 이날도 산해진미 앞에서 자제력을 잃고 말았지만, 후회스럽진 않다. 식복은 살아 있음에 대한 축복이니까. 18개 별채형 객실 숙박료는 1인당 3만 4천8백~5만 7천9백 엔(조식, 석식 포함). 보통 1년 전 예약 필수. 문의 0977-84-2158, www.tamanoyu.co.jp

 

 


1 규슈 유후인 민예촌 입구 2 유후인 공상의 숲 아르테지오 뮤지엄 3 아틀리에 토키 디자인 연구소 제품

유후인 산책길에 만나는 명물&명소 7
긴린코金鱗湖 호수
사시사철 물이 따뜻하며 겨울에서 초봄까지는 바닥의 온천이 뿜어내는 열기가 호수에 자욱한 수증기를 만들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따뜻한 천연 온천수에서 평생 사는 물고기들을 물끄러미 보노라면 큰맘 먹고 며칠 온천욕하러 온 관광객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호숫가를 천천히 걸으며 산책하기에 적당한 크기다.

유후인 공상의 숲, 아르테지오Artegio 이탈리아어로 아르테(미술)와 지오(하루)의 합성어인 이 공간은 음악을 들으면서 전시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칸딘스키, 마티스, 아르망, 앤디 워홀 등 유명 작가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매월 둘째 수요일엔 쳄발로 공연도 볼 수 있다. 큐레이터 타케시타 씨에 따르면 요즈음 우리나라 신혼 부부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고 한다. 문의 0977-28-8686, www.artegio.com
유후인 역과 유후인노모리호 유후인 관광의 관문 역할을 하는 기차역은 오이타 현 출신의 건축가 이소자키 아라타磯崎新가 설계한 목조 건축물이다. 다목적용으로 대합실을 만들어 전시회와 음악회 장소로 활용된다. 승강장 끝에는 노천 족탕이 있어 열차 시간이 남았을 때 유후다케 산을 바라보며 피로를 풀기에 좋다. ‘유후인의 숲’이란 뜻의 유후인노모리호는 숲길을 가르며 달리는 관광열차다.

진초록색 외관에 전망 좋도록 창문을 커다랗게 내고 실내는 목재로 마감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시영 지하철로 5분 거리인 하카타 역으로 와서 유후인노모리호 열차를 타면 2시간 10분 뒤 유후인 역에 닿는다. 가격은 편도 4천4백 엔. 신간센을 포함해서 규슈 내의 열차를 마음대로 탈 수 있는 JR규슈 레일패스(3, 5일간 두 종류와 부산~하카타 고속 왕복 티켓이 포함된 패스는 3, 5, 7일간 세 종류)를 사면 유후인노모리호도 탑승 가능하다. 단 모든 좌석이 지정석이므로 예약이 필수. 이에 관한 정보는 www.jrkyushu.co.jp/welcomekyushu를 참고할 것. 열차 식당 칸에서 도시락이나 간식을 사먹는 재미도 만끽해볼 일이다. 도시락은 가격에 따라 세 종류가 있는데 왼쪽의 사진은 1천2백 엔짜리다.

유후인 미술관 방랑시인이자 화가였던 사토 케이의 작품을 모아둔 개인 미술관. 렌즈를 통해 오색영롱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만화경 갤러리, 야외 족탕, 엽서를 직접 만들어 부칠 수 있는 공방 등 체험 위주의 전시관이 있다. 문의 0977-85-3525

일본식 찻집 키리야桐室 유후인 미술관 안에 있는 찻집. 규슈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며 차맛을 3년간 독학했다는 주인 이오 씨는 아미노산의 단맛을 자아내는 쿠로키 욘주 시치넨과 떫은맛이 남다른 키리야 이치방을 처음 온 손님에게 추천한다. 화과자와 전통 떡도 패키지가 독특해서 선물용으로 좋다. 문의 0977-85-2522

아틀리에 토키 디자인 연구소 카메노이 벳소에서 쓰는 나무 접시들은 토키마츠 타츠오 씨가 만든 작품들이다. 유후인의 대표 목공예가인 그는 자연재해로 넘어진 나무를 가져다가 그릇을 만들고 나무껍질은 수저통, 가지 끝으로는 이쑤시개를 만드는 등 버리는 것 없이 사용하는 걸로 유명하다. “생선 요리를 뼈까지 알뜰히 발라먹는 게 예의이듯, 나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한 그루를 베면 다섯 그루를 심습니다. 그게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갚는 방법이지요.” 올해 나이 일흔의 그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깊이 알게 될수록 만들 물건이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공방에 전시된 젓가락에서 커다란 쟁반까지 손맛 나는 생활용품들은 구경할 가치가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다. 문의 0977-84-5171

규슈 유후인 민예촌 일본 서민들의 생활방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메이지 시대(1868~1912) 초기의 술 창고를 해체하여 만든 민예관을 비롯해 벽돌로 지은 유리공방, 에도 시대(1603~1867) 양식의 촌장 저택, 1920년대 우체국을 이전해 만든 우편자료관이 눈길을 끈다. 각각의 공방에서는 장인들이 화지和紙, 유리, 대나무, 팽이 만들기 작업을 한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온천물로 홀치기 염색을 직접 해보는 것도 기념이 될 것이다. 문의 0977-85-3760

4 유후인 미술관 5 찻집 키리야의 독특한 인테리어 6 초록색 유후인노모리호 열차

 

 

 

 
행복이 가득한 집

 

 

 

<출처;tong.nate.네이트 우수 블로그 왕관이예요justi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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