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사진입니다.
2012 서울사진축제를 다녀와서..
지난 수업시간. 교수님께서 서울 사진축제에 다녀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사진축제에 간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들떠있었다. 나는 얼른 일정이 적혀있는 수첩을 펼쳤다. 나의 수첩에는 일정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금요일은 6시간수업에 조모임. 주말은 아르바이트. 사진축제를 다녀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수첩에 적힌 일정들이 사진축제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오랜 고민 끝에 수요일 오후에 있던 수업을 오전 수업으로 옮겨 듣고, 오전수업이 끝나고 난 뒤 오전 11시에 출발하기로 결정했다. 그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곧바로 버스를 타기위해서 나는 아침 일찍 준비에 나섰다. 가장 먼저 카메라의 배터리를 확인하고, 로션, 칫솔, 삼각대등을 챙겼다. 전날 과제를 늦게까지 과제를 해서 피곤했지만 전시회를 간다는 생각에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렇게 기차를 타고 한참을 가서 잠시 후 서울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내가 탄 기차는 점점 속도를 줄여가는데 옆에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는 지하철이 보였다. 나는 지하철을 본 순간 나의 사진인 패닝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재빨리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냈지만 기차 간 속도가 차이나기 시작했다. 내가 탄 기차는 도착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속도가 줄고 있었고, 창문너머 지하철은 이제 막 출발하는 차였기 때문에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태였다. 나는 아쉬운 마음에 셔터를 계속 눌러 댓다.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패닝 사진을 얻을 수 없어 매우 아쉬웠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서울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미술관까지 가는 사이 눈이 함박눈이 쏟아졌다. 한껏 들떠있는 나의 마음에 흥분을 더해주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이미 다녀온 친구들의 사진을 보면 밖에 있는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촬영도 하고, 야외의 이곳저곳 사진들이 찍혀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우산을 써야 될 정도로 함박눈이 내렸기 때문에 야외에서의 추억을 만들지 못한 것이 끝내 아쉬웠다. 나는 벽에 새겨진 서울시립미술관이라는 글을 얼른 카메라에 담고 함박눈을 뚫고 미술관으로 뛰어 들어갔다. 미술관에는 여러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 중 가장 처음 눈에 띈 것은 벽에 쓰여져 있던 열정이라는 단어였다. 나는 이 단어를 굉장히 좋아 한다. 예를 들어 만약 열정이 없었더라면 지인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고 미술관에 오지 않고 과제를 제출했을 것이다. 그러한 열정이 있었기에 눈앞에 열정이라는 단어를 볼 수 있었다. 나의 가치관과 신념을 나타내주는 단어인 열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옆에는 서울의 풍경을 담아놓은 액자가 있었다. 솔직한 말로 나는 앞에 걸려있던 예전 서울의 사진에 대해 공감하지는 못했다. 내가 그 동네에 살거나 자주 지나다녔던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곳에 대한 추억도 없고, 심지어 그 곳이 어딘지 조차 몰랐기 때문이다.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으로는 가족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개인이 아닌 가족들의 흔적이 묻어나는 사진들로 한 벽면을 메우고 있었다. 그 사진에는 할아버지가 계속 등장했는데 처음엔 정정하셨던 호랑이 할아버지가 나중에는 흰 수염에 거동조차 불편해 보이는 모습이 사진에 담겨있었다. 그 사진을 보고 우리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그림을 보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 할아버지도 머지않아 여든이 되신다. 저렇게 힘없는 모습의 할아버지. 어쩌면 지금 저 모습이 우리 할아버지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일 지도 모른다. 내가 오면 항상 반갑게 맞아주시는 우리 할아버지. 나는 한 동안 그 사진 앞에서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다음으로 나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작품은 바로 임선영 작가의 작품이다. 그 작품속에는 각 건물이 저마다 내가 제일 높다는 듯이 경쟁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나의 느낌을 적나라하게 표현해 준 임선영 작가의 글이 바로 옆에 있었다. ‘커다란 괴물로 자라나는 대기업의 권력과 유기적인 사회의 생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작품에 대한 감정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이 글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 외에도 여러 작품을 감상하며 그 동안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감정들이 하나 둘씩 꿈틀러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 사진축제는 학과 공부에 지쳐 어두웠던 나의 생활에 잠시나마 불을 켜 준 백열등과 같았고, 매 말랐던 감정을 촉촉하게 적셔준 단비와 같았은 그런 뜻 깊은 전시회였다. 오늘의 이러한 감정을 되새겨보기 위해 앞으로도 종종 시간을 내서 사진전시회 뿐만 아니라 여러 전시회에 다녀 볼 계획이다.^^
내가 생각하는 도시사진.
Cold N Hot
셔터속도를 이용한 사진 입니다.
패닝사진. 기차의 움직임을 포착해 보았습니다.
아주머니를 따라 이상한나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