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는 온라인 컨텐츠와 미디어 기술력을 보유하고 이를 만들어내는 기획력이 좋은 교회가 새로운 '메가처치'가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대형 예배당과 좋은 시설들이 메가처치의 기본 요소였는데 상당부분이 온라인쪽으로 대체되는 것이죠. 물론 어느 쪽이든 자본력과 시대(트랜드)를 읽어내는 '상술'이 그 바탕이 됩니다.
이제 교회의 정통적이고 역사적인 신학, 신앙고백, 목회자를 포함한 성도들의 신앙을 실천하는 삶 같은 전통적인 교회의 중요한 요소들은 지금도 별 의미가 없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의미가 없어질 것입니다. 그런 것은 이제 대부분의 신자들에게 '팔리지 않는 악성재고'같은 것들로 전락할 것입니다.
화면에 보이는 잘 기획된 예배와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져주는(코로나 시국에 더더욱 부각되는 요소) 설교, 감성을 자극하는 찬양 등은 사람들이 교회를 선택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고 대형교회를 비롯한 시류에 민감한 교회들은 발빠르게 이에 대응해서 이런 컨텐츠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되는 셈이고 성도들 역시 이제 수고스럽게 자신이 소속된 교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홈쇼핑 하듯이 교회들의 컨텐츠를 소비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외형적인 것에 교회들은 더 많은 자본과 노력을 투자할 것입니다. 먹고 살려면 '고객'들을 더 많이 끌여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성도 쟁탈전이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 시국은 이를 더욱 부채질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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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떤 면에서는 20세기보다 더욱 더 교회론의 붕괴가 가속화될 것이고 교회는 더욱 세속적, 특히 자본 친화적으로 바뀌어 갈 것입니다. 이는 20세기 내내 성경적이고 올바른 교회론보다는 양적 성장과 물량위주의 왜곡된 교회론을 바탕으로 성공과 번영이라는 기치를 앞세운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원죄'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한국교회 전체를 바꿔보려는 것보다는(저는 이제 그것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포로기 이후의 이스라엘과 초기교회가 그랬듯이 어떻게 '남은 자'들을 다음 세대의 교회를 위해 보존할 것인가 하는 것이 현재의 한국교회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뜻있는 목회자, 성도들이라면 둑이 무너져 완전히 다른 길로 가게 된 주류교회들에 대한 탄식과 비판 보다는 소수라도 올바른 교회관을 가지고 교회가 그동안 지켜왔던 신앙고백과 그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성도들의 모임(교회)을 지켜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고 거기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한 '골든타임'은 거의 끝났습니다. 이제는 살아 남은 진짜 '교회'를 보존해야 할 긴 '포로기'만이 남았습니다. 이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방법을 찾아갈 교회들이 아직 조금이라도 남아 있기를, 그런 기회가 아직 한국교회에게 남아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 권영진 목사(정언향 교회)
첫댓글 아멘.
어려운 시기에 목회자의 사명을 감당하셔야 할텐데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