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바람도 집이 있었네
제주에 부는 바람의 집이 이어도였음을
해양과학기지 갑판을 찾아와 느껴보네
눈을 감고 그 바람을 온몸으로 마시네
제주여인의 한을 달래주던 제주 바람이
이어도에서 맞는 바람과 똑같은 바람이네
역사의 벌판에서 불어 닥친
무자년 사월의 통곡과 흐느낌도,
떨어지는 동백의 사무친 아픔도,
이어도 바람에 눈물 말리며 이겨 내었네
세찬 바람에 산 같은 파도가 넘실거려도
오랜 기다림의 섬, 이어도를 꿈꾸며
돌과 바람과 여인들의 그리움이 맺힌 땅을
선조들은 탐스런 이어도로 가꾸어내었네
"이어도 사나?"부르며 이어도로
제주해민의 노 젖던 구릿빛 팔뚝처럼
해양과학기지를 받치는 철 기둥 위에
튼실한 첨탑갑판 연꽃처럼 피었네
이제, 이어도는 바다로 나아가는 관문
거칠 것 없는 대양이 우리를 부르네
바람의 집, 이어도에서 불어 온 바람
한라산기슭 초록잎들 환호하듯 나부낄 때
대한의 그 바다, 그 섬, 이어도를 넘어
우리 함께 오대양 육대주로 나가라 하네
이어도가 있어, 번영과 풍요가 온다 하네.
첫댓글 이사 하랴, 설 세랴 바빴는데, 이제 조금씩 안정이 되어갑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