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환벽정(環碧亭)을 찾아서
신녕초등학교 전경- 사방이 무논이라 이렇게 잡을 수 밖에.......
환벽정은 2009 년 4 월 1 일자로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경북 영천시 신녕면
화성리 소재 신녕초등학교 운동장 서편 성환산 비벽(斐碧)아래 지어졌으며, 아래
로는 가천천 맑은 물이 흐르는 겹처마 익공집 육모지붕이다.
1516년(중종 11) 현감 이고가 북악 죽전 아래에 비벽정을 지어 자기 호로 삼았고,
그의 아들 이세남은 회재 이언적과 이 정자에서 노닐면서 시를 주고받았다고 전
한다.
환벽정은 임진왜란으로 비벽정이 소실되자 1611년(광해군 3) 현감 송이창이 그
자리에 정자를 중건한 것이다.
가천천(옥띠걸에서.....
송이창의 아들 동춘 송준길이 환벽정중수기문에 말하기를 “만력 신해(1611)에
아버님께서 화산현(지금의 신녕) 현감이 되셨는데, 내 나이 겨우 6, 7세로 따라왔던
것이다.
그 때 내가 사리에 밝지 못할 때지만 지금도 객관 서쪽 조그만 정자가 생각난다.
대나무 숲을 헤치고 바위 곁에 집을 세워 시냇물이 졸졸 뜰을 따라 흐르니 그윽하고
한적한데다가 깨끗하여 마치 인간세계가 아닌 것 같았다.
이것이 이른바 환벽정인 것이다”하고 당시의 정자경치를 소개하고 있다.
아래쪽이 세자찬성 송준길이 쓴 환벽정중수기문이다.
상단 좌측이 퇴계선생 칠언시가 새겨진 편액이다.
원판은 간곳 없고 새로 새겨진 글씨가 흐린데다 역광마저 비쳐서 글을 읽는데 애를 먹엇다.
퇴도(退陶)선생 칠언시
[ 註. 당시는 퇴계(退溪)선생의 호를 퇴도(退陶)로
사용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肉食絡難近眞銅此
君惟是友軒中竿竿
王立非爭列탁탁龍
騰欲上空유石寒溪
團翠色疎楹虛檻驪
淸風可憐人境俱新
處續舊題詩愧未工
* 檻: 죄인 타는 수레, 우리 함.
* 驪 = (弓+麗)의 對字임.
"(벼슬아치여,)
욕망은 끊기 어려워도 진실을 가까이하면 자연히 그치나니,
군자의 굳은 절개 그대의 집 추녀 끝 대나무로 족하네.
큰 대나무는 다퉈서 서는 것이 아니라, 반열 중에 탁룡이라
하늘에 오를 듯 욕망에 갇힌 돌, 찬 냇물로 씻어내고,
성근 기둥 빈 난간(*陋名누명)은 비취색으로 사라지네.
맑은 바람 애틋하다,, 사람과 풍경이 모두다 새로운 곳
옛 자취 이어받아 지은 글귀 부끄럽고 서툴기만 하네. "
[註. *陋名 - 금계 황준량(黃俊良)은 모함으로 벼슬에서 물러났다
신녕 현감으로 복직되었다.]
금계 황준량이 황폐된 비벽정(斐碧亭)을 헐고 그 자리에 죽각(竹閣)을 세운 후
퇴계 이황이 사랑하는 제자에게 직접 찾아와 황준량으로 하여금 부정에 대한
경계를 하며 지어준 시이다. .
정자 옆의 절벽이 아침 햇살을 받아 비취색이 난다. 원래 비벽정이라 이름지었던 까닭을 알만하다.
환벽정에서 내려다 본 신녕초등학교
호랑이를 거느린 신선이 연꽃을 바라보고 있던 단청은 지워지고, 시인묵객들의 흔적은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