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산에 올라서 “야호”라고 소리를 질러보자.
잠시 후(몇 초 후) 메아리를 들을 수 있다.
“야호” 소리는 이 쪽 산에서 저 쪽 산까지 갔다가 오는데 걸리는 시간만큼 늦게 들린다.
이처럼 소리는 1초에 약 340 미터를 이동할 만큼 빠르지만, 우리는 그 속력이 유한하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빛은 아무리 먼 곳을 비추어도 순식간에 이동하기 때문에 그 속력을 측정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옛날에는 빛의 속력은 무한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갈릴레이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빛의 속력을 측정하기 위한 시도를 했으며,
그 결과 빛은 유한한 속력을 가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 |
국립과천과학관 기초과학관 물리 존에는
피조의 톱니바퀴 실험을 재구성한 광속 측정 장치가 있다.
<출처: 국립과천과학관>
빛은 유한한 속력을 가졌다고 생각한 갈릴레이
빛의 속력을 최초로 측정하려고 했던 사람은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였다.
1638년 출판된 [두 가지 새로운 과학의 대화]라는 책에서 갈릴레이는
등장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빛이 매우 빠르기는 하지만, 그 속력이 무한인지 유한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쓰고 있다.
그리고, 그는 빛의 속력이 유한인지 무한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실험을 계획했다.
밤에 갈릴레이와 그의 조수는 각각 램프와 램프 덮개를 하나씩 들고 약 1마일 정도 떨어진 산봉우리에 올라갔다.
두 사람은 램프의 빛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빛의 속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즉, 갈릴레이가 램프를 덮고 있던 덮개를 열고 그의 조수가 그 빛을 보았을 때 조수는 즉시 그의 램프 덮개를 연다.
갈릴레이가 덮개를 열고 나서 그의 조수에게서 오는 빛을 보는 사이의 시간이
빛이 두 사람 사이를 왕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된다.
실험결과,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빛의 속력을 제대로 측정할 수 없었지만,
갈릴레이의 시도는 빛의 속력을 측정하기 위한 노력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 |
최초로 빛의 속력을 측정한 뢰머
덴마크의 천문학자 뢰머(Ole Roemer, 1644-1710)는 최초로 빛의 속력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측정한 사람이다. 그는 목성의 위성 이오가 목성의 그늘에 숨는 시간이 변하는 현상을 이용해 빛의 속력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지구와 목성은 태양을 공전하는데, 뢰머는 관측을 통해 지구가 목성과 가까운 위치에 있을 때는 이오가 목성에 가려져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 시간이 짧고, 지구가 목성과 먼 위치에 있을 때는 그 시간이 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차이가 약 22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22분은 지구의 공전궤도 지름 길이만큼 빛이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므로, 빛의 속력은 약 220,000,000m/s가 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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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머는 목성의 위성 이오가 목성의 그늘에 숨는 시간이 변하는 현상을 이용해 빛의 속력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공전궤도 지름 길이를 A, B지점에서 얻은 관측 시간의
차이로 나눠 빛의 속력을 구했다. | |
비록, 정확한 빛의 속력 값(299,792,458m/s)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 당시, 천문 관측의 정확도가 지금보다 낮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의 측정 결과는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뢰머는 평소 뉴턴과도 교류가 있었는데, 그가 측정한 광속 값이 뉴턴의 저서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 |
톱니바퀴를 이용해 빛의 속력을 구한 피조
피조의 광속 측정 장치는 두 점 사이를 빛이 왕복할 때 걸린
시간을 재는 것으로, 돌아오는 빛이 관측되지 않을 때
톱니바퀴의 초당 회전 수를 이용해 빛의 속력을 구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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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 현상을 이용하지 않고, 실험 장치를 이용해 빛의 속력을 측정한 최초의 사람은 프랑스 물리학자 피조(H.L. Fizeau, 1819-1896)다. 피조의 광속 측정 장치는 멀리 떨어진 두 점 사이를 빛이 왕복할 때 걸린 시간을 재는 것으로, 광원에서 나오는 빛이 회전하는 톱니바퀴의 톱니 틈을 통과하게 한 후 그 빛이 멀리 있는 거울에 부딪혀 되돌아올 수 있게 하는 장치다. 피조가 사용한 톱니바퀴의 톱니수는 720개였는데, 빛이 17,200m(편도 8,600m)를 진행하는 동안 톱니바퀴는 한 바퀴의 1/1440만큼 회전을 해야 톱니 뒤에서 보고 있는 사람의 눈에 빛이 관측되지 않는다. 이 때(사람의 눈에 빛이 관측되지 않을 때)의 톱니바퀴의 초당 회전 수(약 12.6)를 알면, 빛의 속력을 구할 수 있다.
즉, 빛의 속력은 빛이 이동한 거리를 빛이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으로 나눈 것이므로 아래와 같이 구할 수 있다. | |
피조가 이렇게 구한 빛의 속력 값은 약 313,000,000m/s 이다.
이 실험 결과 또한 그 당시의 측정 장치의 정확도를 고려하면, 매우 대단한 것이다.
이후에도 많은 과학자가 빛의 속력을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 장치를 고안했는데,
대부분 피조의 실험 장치를 변형시킨 것이었다.
1862년 푸코(Jean Foucault, 1819-1868)는 피조의 톱니바퀴 대신에 회전하는 거울을 사용하여 측정의 정확도를 높였다.
푸코가 측정한 빛의 속력은 약 298,000,000m/s였다.
또한, 마이켈슨(Albert A. Michelson, 1852-1931)은 푸코와 근본적으로 같은 원리를 사용하였지만,
푸코의 장치에 비해 회전거울과 반사경 간의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여
좀 더 정확한 빛의 속력 값 (약 299,910,000m/s)을 얻었다.
피조의 톱니바퀴 실험장치 재구성
국립과천과학관 기초과학관 물리 존에는 피조의 톱니바퀴 실험을 재구성한 광속 측정 장치가 있다.
피조가 실험 했던 방식 그대로 재구성한 것은 아니지만,
톱니바퀴 틈으로 빛을 통과시켜 다시 되돌아 오는 빛을 측정하여 빛의 속력을 계산한 것은 동일하다.
국립과천과학관에 설치된 광속 측정 장치는 빛의 이동 거리를 늘이기 위해 광섬유를 사용하였다.
톱니바퀴가 천천히 돌 때는 톱니바퀴 틈을 지난 빛이 광케이블(5.5 km)을 지나서 다시 되돌아 왔을 때,
톱니바퀴 틈(처음에 지나갔던 틈)을 지나올 수 있지만,(빛이 카메라에 촬영됨)
톱니바퀴가 빨리 돌 때는 빛이 광케이블을 통해 다시 되돌아 왔을 때
톱니 바퀴 틈을 지나 올 수 없다.(빛이 카메라에 촬영되지 않음) | |
국립과천과학관 광속측정장치의 구성. 피조의 톱니바퀴 실험을 재구성한 것으로,
빛의 이동 거리를 늘이기 위해 5.5km의 광섬유를 사용했다.
빛의 속력은 빛이 이동한 거리를 걸린 시간으로 나눈 값이므로
빛이 광케이블을 통해 이동한 거리(5.5 km)와 빛이 카메라에 촬영되지 않을 때의 톱니바퀴의 분당 회전 수 및
톱니바퀴의 개수를 알면 빛의 속력을 구할 수 있다.
이렇게 과천과학관에 설치된 광속측정 장치로 계산한 빛의 속력은 약 280,000,000 m/s 이다.
측정한 빛의 속력이 피조가 측정한 빛의 속력보다 작은 이유는 실험장치의 오차 때문이다. | |
광속측정장치 모습. |
톱니바퀴 틈으로 빛을 통과시켜 되돌아 오는 빛을 측정해
빛의 속력을 계산한다. |
최근 빛보다 빠른 입자가 존재한다는 실험결과가 나왔고, 또 그것이 오류라는 반론도 있다.
현재, 재검증을 위한 실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만약 빛보다 빠른 입자가 존재한다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도 수정되어야 할 지도 모른다.
무한대 속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빛의 속력은
겨우 400여년 전 뢰머에 의해 처음으로 그 속력이 측정 되었다.
또, 그 동안 빛의 속력보다 더 빠른 것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빛보다 빠른 입자의 존재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연의 이치를 알아내기 위한 과학탐구는 끝이 없는 것 같다. | |
- 글 정광훈 / 국립과천과학관 경영기획과 연구사
- 부산대학교 물리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 2007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 국립과학관추진기획단에서 과학관 전시물 제작 감독업무를 맡았으며,
- 현재는 국립과천과학관 경영기획과 근무.
자료 제공 국립과천과학관
발행일 201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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