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설계사 최화(포항시 북구 장성동·58)씨는 몇 달전 병원에서 고혈압과 과체중 진단을 받았다. 정기적으로 투약과 검진을 해야하고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는 말에 고민에 빠졌다.
마침 사무실이 종합운동장과 가까워 포항시생활체육회의 스포츠아카데미 문을 두드렸고 탁구를 시작했다. 매일 오후 탁구교실에 나가면서 점차 건강을 회복해 5개월이 지난 지금 체중이 7Kg정도 빠지고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필자가 만난 최씨는 탁구가 자기 몸에 맞는 운동이라며 웃음띤 얼굴로 연신 라켓을 휘두르며 땀을 훔쳤다.
박옥인씨(포항시 북구 양학동·여·61)는 몇 년전, 갱년기 심한 우울증으로 몸과 마음이 많이 쇠약해진 상태였다. 때마침 개원한 양학동 국민체육센터의 에어로빅 교실을 다니면서 매일 병원을 간다는 심경으로 운동을 하였고, 지금은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 건강해졌다. 국민체육센터 프로그램과 지도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박씨의 목소리에는 활기가 넘쳤다.
이처럼 생활체육으로 건강과 삶의 활력을 되찾은 경우는 이들 외 수두룩하다. '생활체육'의 사전적 의미는 '일반인들이 건강유지나 여가를 즐기기 위한 모든 체육활동'이다. 현대사회가 복잡다단해지고 서민들의 삶이 고단해질수록 생활체육의 의미는 더 크다. 특히 급격하게 고령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는 '평균수명'보다 '건강수명'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육체적 건강과 활발한 레저활동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노년의 정신적 행복이나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수 없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생활체육은 모두를 위한 체육(Sport for all) 과 평생에 걸친 체육(Sport for lifetime)이라는 사고가 정착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건강수명' 연장을 위해 국가나 공공기관이 앞장서 지원하는 추세다. 이를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첫째 생활체육시설 확충, 둘째 시설에 적합한 프로그램 개발, 셋째 생활체육지도자 육성, 보급에 나서야 한다.
포항시도 과거에 비해 다양한 생활체육 시설과 프로그램이 설치, 보급되고 있다. 종합운동장을 비롯 양학동국민체육센터, 읍면동 주민센터 및 경로당, 흥해 실내체육관, 근로자 복지공단등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있다. 하지만 아직도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각종시설과 프로그램은 부족하고 지도자들의 처우개선 또한 시급하다.
지난달 19일 시청대회의실에서 열린 '생활체육 활성화 용역보고회'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제기됐다. 향후 생활체육프로그램 앱개발, 교실사업 정비및 확충, 경로당수업 확대, 어르신 건강체조 보급등 '건강수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 보급해야한다고 보고된 것이다. 더불어 다문화가정이나 저소득층, 장애인등 소외된 이웃들에게도 생활체육으로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양극화를 해소하고 저예산, 고효율의 복지제공 등 다중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행정기관의 적극적 노력과 의회의 협조, 그리고 생활체육회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 등이 어우러질때 포항시민들의 '건강수명' 실현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선진도시 포항, 건강도시 포항을 만들어 나가는데 우리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