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무남(2004). 『교육학론』. 학지사.
p. 134-135.
‘학습’이라는 단어만큼 교육학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단어도 드물 것이다. 우리는 ‘학습 목표가 명료해야 한다’든지, ‘학습 결과를 높이기 위해서 학습자의 성취동기를 높여야 한다’고도 한다. 학습은 학교 교육에서 핵심에 자리하는 활동이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학습’이라는 말이 일상용어는 물론이고, 심리학의 용어라는 점이다. 학습심리학은 과학적인 연구분야다. 그것은 동물이 학습하는 과정을 연구하는 데에서 출발하였다. 우리는 심리학의 이론에 근거하여, 조련사들이 동물에게 무엇인가를 학습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활동을 왜 ‘교육’이라 하지 않고 ‘훈련’이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일에는 때때로 잔인함과 속임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항상 타율적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학습’이라는 단어가 가치중립적 용어라는 사실을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데 있다. 학습은 도덕적으로 좋은 것을 획득하기도 하고, 나쁜 것을 획득하기도 한다는 뜻이다. 아마도 무엇인가 항상 좋은 것을 획득하는 것을 뜻하는 말은 ‘학습’이 아니라 ‘공부’일 것이다. 나쁜 일을 배우는 것을 가리켜 우리는 ‘공부한다’라고 하지는 않는다. 학습심리학은 가치중립적 연구방법을 따른다. 그래서 브루너(Bruner)는 학습이론을 규범적인 것이 아니라 기술적(記述的)인 것이라고 옳게 말하였다. [각주 11: J. S. Bruner(1971). Toward a Theory of Instruction, p. 40.] ‘학습’은 가치중립적인 사실을 가리키는 단어다.
첫댓글 ‘학습’의 가치중립성이, ‘학습’이라는 용어를 교육학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학습’에 교육적 가치를 부여한다면 학습’은 능히 교육학의 용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