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의 재발견② 콩나물 & 숙주나물
저렴한 가격에 비해 활용도 높은 식 재료 콩나물. 아침에는 팔팔 끓여 빈 속을 다스리고, 점심에는 남은 야채 넣고 들들 볶아 아이들 간식용 잡채도 만들어주고, 저녁에는 고춧가루 팍팍 넣고 무쳐 남편의 사라진 입맛도 되돌릴 수 있다. 콩나물 한 봉지면 하루 세 끼가 문제 없다. 조선일보 행복플러스와 풀무원이 함께 한 재료의 재발견 2탄은 콩나물과 숙주나물이다. 한식·중식·일식 3인의 요리연구가가 각각 국산 콩나물과 어린 콩나물, 숙주나물에 도전했다.(모든 메뉴는 2인분입니다).
콩이 발아하며 자라나는 콩나물. 따지고 보면 콩나물은 생후 7일된 콩이라 할 수 있다. 그 7일 사이에 콩에는 없는 성분이 만들어지니, 바로 비타민C다. 콩나물 100g 당 하루 비타민C 필요량의 30%씩이 들어있는 것. 콩이 발아되면서 지방성분은 줄고 섬유소와 비타민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비타민C 덕에 콩나물은 예로부터 감기나 저혈압에 민간요법으로 즐겨 먹었던 식품이다.
콩나물국을 일명 ‘해장국’으로 탈바꿈시킨 아스파라긴산도 콩나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양성분. 콩나물 꼬리에 집중되어 있는 아스파라긴산을 먹으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의 생성을 도와 간세포를 보호해준다. 더 나아가 재배 일이 일반 콩나물의 절반(3.5일) 가량되는 어린 콩나물은 콩과 새싹채소의 영양분을 함께 갖고 있다.
단백질뿐만 아니라 성장 관련 아미노산 함량이 일반 콩나물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게 특징. 재배 3.5일 되는 날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동일한 구조의 콩 단백질인 이소플라본 함량이 최고조에 이른다고 한다. 이소플라본은 우울증ㆍ골다공증ㆍ홍조증 등 여성 호르몬 부족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갱년기 증세를 완화시켜주는 효능이 있다.
콩나물의 친구쯤으로 소개할 만한 ‘발아된 녹두’인 숙주나물도 비타민 함유량으로는 빠지지 않는다. 녹두와 비교해 비타민A 2배, 비타민B 30배, 비타민C는 40배 이상 함유하고 있다. 특히 외부물질의 해독과정을 돕는 비타민B6는 우유의 24배에 이른다. 숙주나물의 뛰어난 해독작용은 모래, 먼지, 각종 중금속으로 괴로운 요즘 같은 황사 철에 더욱 요긴하다.
콩나물과 숙주나물의 영양을 고스란히 요리에 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우선 나물을 삶을 때 소금을 약간 넣는다. 소금이 비타민C와 B2의 파괴를 막아주기 때문. 물을 적게 넣고 삶는 것도 수분에 영양소나 맛을 빼앗기지 않는 방법이다.
자투리 콩나물 ·숙주나물 활용법
보관법
요리 후 콩나물과 숙주가 남았다면 원래 포장지에 담아 단단히 밀봉을 하거나, 깨끗이 씻어 찬물에 담가둬야 한다. 냉장고에 넣어두더라도 공기 중에서는 쉽게 변색되기 때문이다. 포장지째 보관할 요량이라면 이틀을 넘기지 않고 사용하는 게 좋다. 찬물에 담가두면 머리 색깔이 변하는 것을 막아 좀더 오래 먹을 수 있다.
활용법
남은 콩나물은 팽이나 표고 등과 섞어 콩나물밥을 만들면 알뜰하고 맛깔 나게 즐길 수 있다. 숙주나물은 일본 된장국에 넣거나 부추와 함께 두툼한 부침개를 지져 먹어도 맛있다. 라면을 끓여먹을 때 남은 콩나물이나 숙주나물을 넣으면 시원한 국물 맛의 해장용 라면이 된다.
한식- 콩나물들깨찜
김영빈 요리연구가의 ‘국산 콩나물’ 도전 메뉴
국산 콩나물은 길이가 짧고 통통해 익혀도 씹히는 맛이 좋아 찜이나 잡채, 볶음 다방면에 이용하기 좋다. 나물로 무쳐 먹어도 아삭하고 고소하다. 다시마 우린 물에 데쳐내면 더욱 맛깔 난다.
재료국산 콩나물 150g, 미나리 25g, 불린 표고 2장, 팽이버섯 1/2봉지, 홍고추 1/2개, 다시마 물 1/8컵, 찜 국물(다시마 물 1/4컵, 들깨가루 2.5큰술, 국 간장 1/2큰술, 다진 파 1/2큰술, 다진 마늘 1/4큰술, 들기름 1/2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① 콩나물은 꼬리만 다듬은 뒤, 잘 씻어 체에 밭쳐 둔다. 미나리는 줄기만 다듬어 5cm 길이로 썰고, 홍고추는 3cm 길이로 채 썬다.
② 팽이는 밑동을 잘라내 몇 가닥 나눠놓은 뒤, 들깨가루를 잘 풀어 분량의 찜 국물을 만들어둔다.
③ 냄비에 콩나물을 담고 다시마 물 1/8컵을 부어 뚜껑을 덮고 익힌다.
④ 콩나물이 익으면 불린 표고와 팽이를 넣고 찜 국물을 부어 고루 버무린다.
⑤ 뚜껑을 덮어 뜸을 충분히 들인 후 미나리와 홍고추를 섞어 고루 버무려 낸다.
중식-데리야끼 닭 가슴살 콩나물볶음
박용일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어린 콩나물’ 도전 메뉴
문서의처음문서의처음어린 콩나물은 일반 콩나물에 비해 연하고 부드러운 게 특징. 푹 삶거나 오래 데치지 않고 기름에 볶기만 해도 질기거나 퍽퍽하지 않아 먹기 좋다. 참기름에 살짝만 볶아도 비리지 않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신선하다. 한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
재료 닭 가슴살 160g, 어린 콩나물 200g, 채 썬 양파 1/4개, 채 썬 청ㆍ홍피망 1/6개씩, 데리야끼 소스 4큰술, 설탕 2작은술, 소금·후추 약간씩, 참기름 약간, 화이트 와인 약간, 식용유와 물 적당량
만드는 법
① 어린 콩나물은 꼬리를 다듬어 깨끗이 씻은 뒤, 양파와 청ㆍ홍피망은 잘게 채를 썰어둔다.
② 닭 가슴살은 손가락 굵기로 길게 썰어 소금과 후추, 화이트 와인을 뿌려 밑간을 재워둔다. 시간은 약 1시간30분 정도.
③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②의 닭 가슴살을 넣고 노릇하게 굽는다.
④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채 썬 야채와 콩나물을 볶은 후 데리야끼 소스를 넣어 졸인다.
⑤ ④의 팬에 ③의 구운 닭 가슴살을 넣고 물을 부어 농도를 맞춘 후 설탕을 넣고 간을 한다.
일식- 살짝 볶은 숙주나물 가득 들은 오므라이스
이양지 요리연구가의 ‘숙주나물’ 도전 메뉴
오므라이스라 해서 볶음밥부터 떠올리면 곤란하다. 나물로만 무쳐먹던 숙주나물을 듬뿍 볶아 달걀을 씌워놓으면 색다른 오므라이스 완성. 한끼 식사로도 든든하고, 보기에도 근사하다.
재료 숙주나물 300g, 풋고추 1.5개, 홍고추 1/2개, 콩햄 35g, 달걀 2개, 다진 마늘 1/2작은술, 청주 1큰술, 우스터소스 1/2큰술, 돈까스소스 1큰술, 간장 1/2큰술, 소금ㆍ후추 조금씩
만드는 법
① 숙주나물은 꼬리를 다듬어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풋고추와 홍고추도 씨를 뺀 뒤 곱게 채 썬다. 콩 햄도 숙주나물 크기로 채 썬다.
② 달걀은 볼에 풀어 소금과 후추로 약하게 간을 한다.
③ 움푹한 팬에 기름을 약간 두른 뒤, 다진 마늘을 넣어 향이 나도록 볶는다. 센 불에서 숙주나물과 청고추, 홍고추를 넣고 숙주나물이 약간 숨이 죽을 때까지 볶아준다.
④ 팬에 기름을 둘러 ②를 넣고 중불에서 넓적하게 굽는다. 이때 윗면은 조금 덜 익어도 좋다.
⑤ ③의 숙주나물을 접시에 럭비공 모양으로 다듬어 담은 뒤, 그 위에 ④를 씌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