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30시간 원격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연수 이름은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답사기'
30차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14~16차시가 바로 정조와 관련한 역사 이야기입니다.
개혁군주 정조의 효심을 다시 알게 되었고,
그가 추구했던 정치이상에 따라 수원화성이 건립되었다는 것도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그저 막연히, 수원 화성을 건립했구나, 정약용의 설계에 따라 건립되었다지...그 정도였습니다.
수원화성은 200년 전 이루어진 신도시 건설에 따라 이루어진 성입니다.
현대의 신도시는 원주민들의 대부분이 그곳에 살 수 없었지만,
예전의 수원화성에는 그곳에 이주해 살 수 있었습니다.
화성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도시인만큼 수많은 사람들의 지혜로 만들어졌죠.
정조임금은 이 화성을 만들기 위해 전국의 모든 고을 수령에게 자신들이 다스리고 있는 지역의 성곽 설계도를 그려서 조정에 바치라고 지시했지요.
이때 엉터리 설계도를 그려 보낸 고을 수령은 삭탈관직하고 유배를 보내기도 했다니
정조가 얼마나 화성에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겠죠?
장안문 근처에 차를 간신히 대고...주차장 찾기 참 어려워 뱅글뱅글 돌았네요.
수원화성의 4대문
동: 창룡문
서: 화서문
남: 팔달문
북: 장안문
그러니까....저는 지금 수원화성의 가장 북쪽에서 출발하게 되는 거죠.
하루에 수원화성을 다 돌겠다는 생각은 욕심일 뿐입니다.
현장학습을 갈 때마다 이리 돌고, 저리 돌고, 하루 종일 이곳저곳 다니느라
정신없이 돌아다녔던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얼마나 많이 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를 어떻게 보았느냐가 중요하겠죠.
아이들과 현장학습을 올 때는(또는 가족들과 소풍을 온다고 해도)
장안문-> 화홍문-> 방화수류정-> 북암동-> 동장대-> 동북공심돈-> 창룡문의 약 1시간 코스가 적당하다고 하네요.^^
수원화성의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 장안문의 위풍당당한 모습입니다.
장안문으로 향하는 층계가 이렇게 가파른 이유는
역시 적들의 침입이 있을 때, 침입을 더디 하게 하기위해서라고 합니다.
노인들은 올라가면서 끙끙, 신음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층계...
정조임금은 화성축성에 참여한 기술자들을 단순히 노동자로 대우하지 않고
전문가로 받아들였습니다.
기슬자와 하루하루 일하는 날품팔이 노동자들까지 아끼고 대우하였기 때문에
화성은 견고하면서도 빨리 축성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도심부 전체를 성벽으로 둘러싸면서 길게 이어진 수원화성...
가로로 길게 비스듬하여 버들잎 모양을 닮았네요.
아, 아름다운 화성이여....
수원은 정말 복받은 곳이어라...
적들을 공격하기 위해 성벽 바깥으로 툭 튀어나오게 만든 것이 '치'라는 것은 아시죠?
치가 성문 양쪽에 있으면 적대라고 합니다.
적대 안에는 양이포가 점잖게 자리를 잡고 있네요.
돌과 어울려 살고 있는 강아지풀....
바람은 좀 불었지만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수원화성의 모습....
보고 또 봐도 아름답습니다.^^
화성에서 꼭 봐야할 곳 바로 이 화홍문입니다.
아름다운 무지개문이라는 뜻의 화홍문은 북쪽에 있는 수문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도성 안으로 물줄기가 흐르는 곳은 서울도성의 청계천과 수원화성의 버드내 뿐입니다.
화홍문 물길 양쪽으로 수양버들이 줄지어 있어 '버드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화홍문에 올라가 안에서 밖을 내다보았더니...
수양버들과 냇물이 보입니다.
이것은 화홍문을 지키는 이무기...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죠.
그것은 200년간 사람들의 손을 무수히 탔기 때문입니다.
오래전부터 수원에서는 이무기의 코나 입을 갈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 때문에
이무기가 이 모양이 된 것이랍니다.
화홍문 왼쪽에 있는 이무기와 마찬가지로
오른쪽 이무기도 이 모양입니다.
누가 이 녀석을 이무기라 하겠습니까?
화성 제일의 명승지....
방화수류정입니다.
방화수류정 안에서 내려다 본 용연의 모습
오리와 거위가 한가롭게 헤엄치는 모습도 보입니다.
정자는 보통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이 방화수류정은 주변을 감시하기 위한 용도로 지어진 것입니다.
원래 이름은 '동북각루' 동북쪽에 있는 각루다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진 거죠.
방화수류정 안에 앉아....
약 200년 전 화성을 만들었던 정조임금이 앉았던 자리에 앉아
정조임금을 생각해 봅니다.
좀더 오래 살았다면, 이 나라는 좀더 발전하지 않았을까,
뭔가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화성의 비밀통로인 암문...
이곳을 통해 양식과 무기가 드나들었습니다.
방화수류정 옆에 있는 이 암문은 북쪽에 있다하여 북암문이라고 합니다.
저 학생들은 멀리 부산에서 ktx를 타고 왔답니다.
어찌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화성의 군사훈련장인 동장대입니다. 연무대라고도 하죠.
이곳은 탁 트인 공간 때문에 성안에서 벌어지는 행사를 자주 치렀던 곳이에요.
특히 '호궤'행사를 벌이던 곳이죠.
호궤는 군인들을 대상으로 음식물을 베푸는 행사로서
화성에서는 축성공사를 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감독관이나 장인들, 일꾼들에게 크게 호궤를 베풀었습니다.
얘, 너는 참 좋겠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아서...
이름모를 풀에게 질투를 부려봅니다.
공심돈....마음이 비어 있는 돈대...
이 공심돈은 정조 때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주변 동정을 살피는 망루 역할을 했는데, 올라가는 문이 닫혀 있어 꼭대기에는 못 올라갔습니다. 원통형에 나선형 계단이어서 위험하다는 이유였죠.
꼭대기에 오르면 신호를 보내는 '목어' 가 있다는데...
이 목어는 소리와 모양으로 왜구의 침입을 알렸다는데...
이 안에는 또 불랑기포와 백자총이라는 무기가 있다는데....
이 두 무기는 포르투칼과 이탈리아에서 밀수된 첨단 무기라고 하네요.^^
어떻게 밀수되었을까요?
봉수대도 있네요.
밤에는 횃불, 낮에는 연기로 전하는 군사신호체계인 봉수....
평상시에는 밤낮으로 1개,
적이 국경 근처에 나타나면 2개,
국경선에 도달하면 3개,
국경선을 침범하면 4개,
적과 아군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면 5개의 봉수를 올렸지요.
드디어...
오늘의 종착역....창용문에 도착했네요.
화성의 동쪽문 창룡문
왼쪽 벽에는 이 창룡문을 지은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창룡문에서 다시 장안문으로 천천히 걸어갑니다.
보았던 경치를 다시 보는데도 질리지 않습니다.
그저 아름답기만 합니다.
수원 시민이 부럽네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유네스코는 화성을 극찬했습니다.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겸비한 고건축물이라고 말이지요.
효의 도시 수원....
충을 중요하게 여기는 조선 시대에 정조임금은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을
화성에 모두 부어넣었습니다.
아름다운 수원화성이 길이길이 잘 보존되어
우리 후손들도 이 아름다움 느꼈음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봅니다.^^
자, 다음은 화성행궁으로 출발!
첫댓글 12월 원격연수!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답사지" 찜! 입니다. 14~16강이 가장 기대가 됩니다. 수원화성, 화성행궁, 융건릉 강의를 듣고.. 저는 어떤 것을 느끼게 될까요? 음~~ 생각만 해도 기대가 되요! 선생님~~ 아무래도 '안선모의 문화유산답사기' -초등편- 이 나와야 할 것 같아요 ㅋㅋ
아이고...저...이제 걸음마 뗀 아기랍니다.^^ 너무 늦게 문화답사의 매력에 빠진 거죠.
제가 갔을 때는 방화수류정 옆 연못 공사중이었는데 저렇게 완성되었군요.
아, 그랬군요. 여름이나 가을이면 더 아름다웠을 것 같은데....늦가을의 정취도 꽤 괜찮았어요.^^
수원갔다가 길 잘못들어 밤에 팔달문쪽이던가 그 쪽서 화성을 보게됐는데 소름이 쫙 돋으면서 위엄이 느껴지더라고요.
꼭 한번 다녀오세요. 장안문으로 시작해, 창용문까지만 가도...참 괜찮은 답사가 될 것입니다.^^
가보고 싶었는데 선생님의 글을 통해 안내 잘 받았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꼭 한번 가보세요. 참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