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3월 31일) 장장 33년 2개월간 봉직해온 한국은행을 정년퇴직하였다. 어느 새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었던 말인가. 하기사 자식나이가 벌써 서른을 바라보게 되었으니 세월이 많이 흐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동안 오르막길, 내리막길, 그리고 평탄한 길 모두를 달려 왔다. 직장생활이나 우리네 인생이나 모두
등산이나 마라톤에 비유할 수 있겠다. 정상에 오르면 반드시 내려와야 하는 법. 특히 내려오는 길을
조심해야 사고를 만나지 않는 것처럼 33년간 무사히 직장생활을 마치려면 본인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운도 따라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느님과
가족, 친구, 선배, 후배, 그리고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3월 30일 오후 3시에 나의 정년퇴직을 축하하기 위한 환송식이 열렸다. 3월 31일이 마지막 날이지만
이성태 총재님의 퇴임식이 예정되어 있어서 하루를 앞당긴 것이다. 나를 위한 환송식에 이주열 부총재
님을 비롯하여 3분의 부총재보와 국장 등 많은 직원들이 참석해 주었다. 참으로 영광스럽고 고마운 자리
였다.
환송식 때 공식적으로 주어지는 정년퇴직 사령장과 한은재직 기념패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꽃다발과
꽃바구니, 그밖에 많은 선물을 받았다. 나를 떠나 보내는 석별의 정이 각별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직장생활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어느 국장 한 분으로부터 퇴임식 때 김국장처럼
많은 선물을 받은 사람을 볼 수 없었다는 말까지 들었다. 정년퇴직이 섭섭한 자리가 아니라 그야말로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더욱이 야생화 전문 사진작가인 직원 한 분이 행사 이모저모를 잘 찍어 주어서
정년퇴임식을 길이길이 추억할 수 있게 되어 여간 고맙지가 않다.
소속부서인 금융결제국 결제정책팀장의 송별사에 이어 퇴직소감을 밝힐 순서가 있었다. 나는 미리
원고를 준비하지 않았고 즉석에서 감사의 말씀을 몇 마디 하였다. 그리고 '행복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는 데 있다'는 말로 나의 한국은행 근무당시의 근무자세를 요약하였다.
이 말 한 마디가 후배들의 직장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첫댓글 정년퇴직 매우 영광스러운 자리이지요. 명예로운 퇴직을 축하합니다
그동안 수고했습니다. 정년퇴임을 축하드리며, 즐겁게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Bank of banks 역시 중앙은행다운 퇴임식입니다. 부총재를 포함하여 여러 국장들의 축하와 함께 여직원의 꽃다발까지 받으며 퇴임하는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영예로운 퇴임을 진심으로 축하하오며 33년간 남편의 뒷바라지에 고생이 많으셨을 김 징남씨께도 축하와 격려를 보냅니다.
정년 퇴임을
하며, 그동안 정든곳을 떠나지만 항상 하는일을 사랑하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생활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캉그래쥴레이션 튜유 친구여,멋진인생의 시작인 연극3막을 멋지게 올리시길 기대하며"""'
다음
나도 정년퇴임인데 퇴임식에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게 문제로고..이제 자유인으로서 자유를 만끽해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