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에서 벗어나려면...”(마르코 6:1-13)
김승태 요한 신부 / 오창교회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첫 주일입니다. 한 해의 절반을 지나는 동안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은총에 감사를 드리며 하반기에도 늘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고향으로 가셨는데 사람들의 선입견으로 인해 복음을 선포하지 못했고 그들에게 믿음이 없는 것을 보시고 예수님은 이상하게 여겼다고 전합니다. 그들에게 예수님은 마리아의 아들이며 목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아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예수님을 믿으려 하지 않았고 결국 예수님은 병자 몇 사람만 치유해 주셨고 다른 기적은 행하실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구원하러 오셨지만 그들은 감사하기는커녕 예수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을 거절한 것입니다. 결국 고향 사람들이 예수님을 구원자로 받아들이는 것을 가로막은 것은 그들의 선입견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음으로서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고 때때로 실수도 저지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우리 스스로가 예수님에 대한 믿음으로 나아갔다기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믿도록 이끌려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사랑으로 우리를 이끄신 분은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도록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우리를 부르지 않으셨다면 우리는 그분께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아들였습니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는 성령께서 하신 일입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고 우리는 그분의 부르심을 받아들였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낫거나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데 더 많은 자격을 갖추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분의 제자가 될 수 있었던 단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의 힘으로 우리를 당신께 이끄셨고 당신을 충실히 따르게 하셨다면 이제 우리는 하느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찾는데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뜻을 기도와 말씀 그리고 성사를 통해 또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과 우리 삶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통해 드러내십니다. 이것은 곧 우리가 우리 삶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서 그리스도께 끊임없이 새롭게 응답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거나 언제나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내버려 두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것은 예수님께서 공생활동안 사람들이 그분을 따르지 못하도록 가로막은 선입견과 자만 같은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도 우리 자신을 경계하지 않으면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경험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힘을 믿을 수 없으며 우리가 생각지도 못할 때 유혹에 넘어가기도 합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우리의 약함을 메워주실 수 있습니다. 이것을 오늘 2독서에서 바오로는 “너는 이미 내 은총을 충분히 받았다. 내 권능은 약한 자 안에서 완전히 드러난다.”(2고린 12:9)라고 전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자신의 약함을 알고 힘을 얻으려면 온전히 하느님께 의지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길이며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는데 필요한 전부입니다. 오늘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께 날마다 우리 삶 안에서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