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음식점과 더불어 일본 음식점은 우리의 일상 생활에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일반 음식점으로서 뿐만 아니라 우동, 라면 등 우리와도 친근한 메뉴를 갖고 있는 일본 음식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의 암울한 역사를 안겨 주었던 일본의 음식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일본을 바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외식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일식
다쿠앙, 우동, 벤토, 와리바시, 소바.... 그러한 일본어 단어들은 우리 식생활에도 뿌리깊게 자리잡은 일본 음식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정갈하고 신선한 맛이 특징인 일본음식은 개운한 맛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과도 맞아 기성세대 외식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일식요리는 맛이 정갈하고 담백해 기성세대 외식문화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음식만큼 저렴하진 않지만 우리의 입맛을 계속 붙잡아 온 일본음식, 즉 일식은 생라면, 오꼬노미야끼 등의 외식시장 진출로 이제 신세대들의 기호에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우동이나 초밥 정도로 인식되어온 일식을 정통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일식에 대한 새로운 세계를 접할 수 있어 일본 식문화는 물론 그들의 문화나 기호를 실제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일본 요리의 특색
일본요리는 '보면서 즐기는' 요리다. 그만큼 일본 요리는 맛 뿐만 아니라 색깔이나 모양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일본요리는 서양 요리나 다른 동양권의 요리에 비해 향신료의 사용이 적어 식품 고유의 맛을 최대한으로 살린다.
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일본은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생선류의 음식이 많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은 요리의 주 재료를 육류보다는 생선류로 사용하게 되었고 특히 어패류를 날로 먹는 회(사시미) 요리가 발달하게 되었다. 이러한 일식의 경향은 재료의 담백한 맛을 최대한 살려 '먹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시각적인 일식 요리의 매력은 식재의 풍부한 계절 감각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사계가 분명한 일본에서는 식생활 또한 계절에 민감해 싱그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 또 다른 시각적인 즐거움은 식기와 공간미에 있다. 일본 식기는 재질도 다양하고 형태도 다양해 음식을 연출하는데 있어 장점을 갖고 있다. 담을 때도 공간의 미를 충분히 고려한다. 무조건 많이 담는 게 아니라 색과 모양을 보기 좋게 다소곳이 담는 것이 일본 요리의 특징이다.
일본의 정찬요리
일본의 정찬요리는 관혼상제 요리인 혼젠요리, 다도에서 내놓는 가이세키 요리, 혼젠요리를 간소화한 가이세키요리로 나뉜다. 이 외에 채식요리인 쇼진요리 등이 있다.
1. 혼젠 요리
일본의 정식 관혼성제 요리인 혼젠요리는 일본 안토, 도산시대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요리법이다. 혼젠요리는 에도시대로 내려오면서 상차림이 다채로워지고 예술적으로 발전했다. 전래되어 오는 정식 잔치 요리이긴 하나, 매우 중요한 연회 이외에는 별로 이용하지 않는 상차림이다.
<혼젠요리의 상차림> 상은 다섯개를 차리는 것이 정식이다. 다섯개의 상은 각각 이름이 붙어 있는 제1상을 혼젠이라 하며 그 다음부터의 상을 각각 제 2젠, 3젠, 4젠, 5젠이라고 한다. 차림(곤다테)은 국물의 숫자와 요리의 숫자에 따라 구분하는데, 국물이 한 가지에 요리가 세 가지면 일집삼채, 국물이 한 가지에 요리가 다섯가지면 일집오채라고 불리운다. 결혼식의 요리는 매우 호화로워 다섯 상에 세가지 국물, 일곱가지 요리를 낸다. 생일과 같이 집안의 행사엔 주로 일집오채, 이집칠채를 차리는 데 요즘은 여러가지 요리를 큰 접시에 담아 한번에 차려내기도 한다.
2. 가이세키 요리
다도에서 나온 요리로 오차를 들기 전에 내는 요리를 말한다. 차를 마시기 전에 적당히 배를 채워 차의 맛을 돋우는 요리이다. 간단하고 양은 적지만 요리를 만드는 방법을 까다롭다. 가이세키란 말은 불교 선종의 한 종파에서 유래하는데 율법에 하루에 두끼 식사만이 허용되었다. 그래서 배고픔을 참기 위해 뜨거운 돌을 안고 자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품속의 돌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에도시대이전에는 일반 다인의 가이세키는 비교적 간소했지만 에도시대 이후 식습관이 세끼로 정착되면서 자연히 내용과 형식이 현재처럼 자리잡게 되었 다.
<가이세기 요리의 상차림> 지금의 가이세키 요리는 서양요리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의 개항 도시 사카이에서는 서양의 문화를 접하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기존의 선종의 식사법과 어우러져 가이세키요리의 기본 상차림이 되었다. 가이세키 요리의 기본 코스는 일집삼채로 국물 1가지에 사시미(회)와 니모노(찜), 야키모노(구이)의 요리 3종류에 하시아라이(맑은 국)와 핫슨(농산물과 해산물의 2~3가지 요리)으로 끝난다. 더불어 삼품을 다은 요리나 술을 더 내놓을 수가 있다.
3. 가이세키 요리 복잡한 혼젠 요리를 간소화한 것이 가이세키 요리이다. 일반적으로 결혼식, 연회 등에 가장 많이 이용된다. 국내의 대부분의 일식 요리가 대부분 이 요리방식을 쓰고 있다. 가이세키 요리는 혼젠 요리처럼 맑은 국과 생선회 등을 먼저 내고 요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혼젠 요리의 상차림을 응용하고 있다. 구성을 보면 쓰케다시, 젠사이(전채), 스이모노(맑은 국), 사시미, 조림, 구이, 튀김, 초회 등으로 꾸며지는데 덴푸라가 추가되기도 한다. 주객의 상차림과 부인용 상차림이 다른 것이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요리의 기본 조리법
국물요리 시루모노는 국물류를 말하는데 남비 요리인 나베 요리와는 구별된다. 멸치, 다시마, 가다랭이포와 대합, 도미 등을 이용하여 시원하고 맛있는 국물을 고아내어 사용한다.
스이모노(맑은 국)
맑은 국물요리에 있어 세심한 맛이 요구되므로 팔팔 끓이지 않고 은근히 끓여 채나 행주에 걸러내어 사용한다. 여기에 곁들이는 야채류는 푸른 색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해야 하며 생강즙, 유자, 산초잎도 준비해야 한다. 주 재료는 따로 손질하여 국보다 진하지 않은 밑간을 한다. 국물의 맛은 싱거운데 싱거워서 맛을 못 느낄 정도가 되어야 한다. 맑은 국은 각 재료를 담아 뚜껑을 닫아 내놓는다.
미소시루(된장국) 일본 된장은 지역이나 상표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는데 크게 적된장과 흰된장으로 나뉜다. 국물 속에 넣는 재료로는 미역, 두부, 대파가 들어간다. 계절에 따라 바지락, 버섯 등이 첨가된다.
무침요리 무침요리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준비하는 방법에 있어 한식과 다르다. 일식 무침의 경우 재료를 따로따로 준비 후 요리를 내기 직전에 필요 양을 같이 섞어 무친다. 꼭 필요한 때에 무쳐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응고시킨 요리 젤라틴이나 한찬을 이용해 응고한 여름요리도 있고 복어나 아귀 껍질을 응고한 겨울 요리도 있다. 일식에서는 응고시킨 요리의 재료도 다양해 새우, 닭간, 쇠고기, 달걀, 버섯 등으로 100종류 이상의 요리도 응용한다.
조림요리 조림요리는 '니노모'라고 하는데 총책임자가 따로 있을 정도로 최고의 기술을 요한다. 맛을 내는 방식에 따라 관동식과 관서식이 있고 세부적으로는 지역에 따라 조리법에 차이가 있다. 간장으로 조린 아라다끼, 하얀 조림 시라니, 된장 조림 미소니, 초 조림 스니 등으로 30여 가지의 조림 방식이 있다.
회요리 신선한 어패류를 날로 먹는 방법으로 특유의 풍미와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사시미는 초밥(스시)과 함께 일본 요리의 대명사가 되었다.
구운 요리 구운 요리는 직접 구이와 간접 구이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조금 덜 익힌 듯 하면서 굽는 것이 구이를 할 때 최고의 기술이다. 구이는 일본 정찬 요리에서 중간 코스로 내놓는 요리로 무침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염두하고 내놓는 요리이다.
찜요리 부드러운 재료인 달걀, 새우, 도미, 대합, 연어 등을 이용한 찜 요리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요리이다. 내부에 가지고 있는 재료맛을 살린 부드러운 맛은 노인에게나 어린이에게도 좋다.
초회 초회는 일식 요리 중 건강에도 유익한 요리이다. 정찬 요리에도 필요한 요리로 고등어, 전어, 전갱이, 해조류, 야채류 등을 혼합할 수 있어 영양상 아주 좋은 조리법이다.
일식 절임(쓰께모노) 쓰께모노는 입 안을 개운하게 해 오차의 맛을 더욱 느끼게 하는데 필요한 것으로 다쿠앙이 대표적이나 계절에 따라 배추, 오이 등을 사용한다.
일식과 식사예절
젠이라고 불리우는 일본식 상차림에서 음식을 먹을 때는 젓가락만으로 먹는다. 젓가락으로 먹기 불편한 닭고기, 게 등은 손으로 먹어도 된다. 식사를 할 때에는 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하며 지나치게 소리를 내지 않도록 유의하고 작은 접시에 음식을 덜어다 먹는다. 밥, 국, 반찬 순으로 뚜껑을 열고 뚜껑은 상의 왼편에 놓는다. 전채 요리를 먹은 후에 밥을 먹는다. 밥은 양손으로 밥공기를 들어 왼손에 놓고 오른손으로 먹는다. 국그릇도 같은 방법으로 드는데 국믈을 마시고 젓가락으로 건더기를 먹는다. 상을 물린 후에는 후식으로 과일이나 생과자를 먹고 차를 마신다. 차는 두 손으로 찻잔을 들고 왼손으로 찻잔을 받친 다음 오른손으로 찻잔을 잡고 소리없이 마신 후 뚜껑을 덮는다.
일식과 우리 식생활 전통적인 일식 이외에도 도시락, 초밥, 냄비요리, 튀김, 스키야시, 샤부샤부, 면류(우동, 소바), 데판야키(철판구이) 등의 일본의 음식문화는 이미 우리의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일본요리 중에 우리에게 익숙한 초밥요리
초밥, 우동, 모밀국수 등은 특히 우리의 식생활에도 친숙하고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형태나 맛에 있어 일본 음식의 특징을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들 메뉴는 동양권은 물론 서양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밥, 우동, 모밀국수, 덮밥, 생라면들을 판매하고 업소가 체인화된 형태로 성업할 정도로 한국인들의 외식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샤부샤부 요리가 일종의 유행처럼 번져 웬만한 식당에서 샤부샤부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이러한 변화는 깨끗하고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현대 한국인들의 기호를 반영하고 있어 앞으로도 일식은 우리의 외식문화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
첫댓글 오잉~~` 배 고프다.. 냠냠~~~
깔끔하고 정갈하고 담백한 일본 요리눈으로 실컨 맛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