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영화를 보았습니다. 우디 앨런은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년 1~2편 이상의 영화를 만드는 열정적인 노익장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더라도 내남자의 아내여도 좋아, 미드나잇인파리, 로마위드러브, 매치 포인트, 블루재스민, 이레이셔낼맨 등 흥미롭고 기발한 영화들이 포진하고 있어 그의 상상력과 부지런함이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우디 앨런 영화들은 대개 일상의 자잘한 소동들이 빚어내는 에피소드 가운데 인물들이 유난히 수선스럽고 수다스럽다는 느낌인데 카페 소사이어티는 다른 작품보다는 덜 수선스럽고, 덜 수다스럽습니다. 따라서 영화적 템포도 알레그로에서 모데라토로 바뀌었구요. 대신 관객이 유추할 수 있는 여백을 좀 늘여주었더군요. 인물들을 클로즈업으로 응시하는 장면이 많아진 점도 내면의 심리변화에 좀더 공감하도록 의도된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1930년대 영화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성장한 헐리우드와 뉴욕을 오가며 상류층 문화코드를 만들던 셀러브리티의 인생과 사랑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욕망에 따라 선택한 결정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더라도 되돌아보면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인생은 한낮 일장춘몽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결국 꿈과 추억에 의지해 삶을 지속해가는 것이겠지요. 영화 속 주인공인 바비와 보니처럼 말입니다. "성찰하지 않은 삶은 가치가 없어, 그러나 이미 성찰한 삶은 매력이 없지"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한 대사가 인상적입니다.
당시 유행을 재현한 화려한 의상과 스윙재즈의 선율이 잘 어울려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인만큼 가을이 시작되는 문턱에서 우디 앨런식 로맨스를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첫댓글 이 영화는 안 보았지만..
ㅡ미드나잇 인 파리ㅡ에서 보여주었던 그 시대를 넘나드는 인문적 감수성에 감탄했었는데요..
팔순의 나이에 정말 대단하네요..
그의 영화는 대사를 따라 잡기 힘들정도 달변..수다..로 유명한데 이번 영화는 좀 덜한가봐요^^
차분한 마음으로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맞습니다. <미드나잇인파리>는 특히나 인문학적 향연이 대단한 작품이에요. 저도 그들의 대화를 따라가기가 어려워 두번이나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영화보다 <카페 소아시어티>는 훨씬 쉬워요. 대사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구요. 기회되시면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영화 진작에 찜했는데 시간이 나질 않더군요. ㅠㅠ
셤문제 출제로 바쁘지만 오늘 저녁에라도 봐야겠어요.
종영하기 전에요. ㅎㅎㅎ
그러게요. 게다가 요즘엔 영화관 작품교체 주기가 짧아 조금만 신경못쓰면 바로 내리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놓치는 영화가 많아요 ㅠㅠ 산유화님 오늘 꼭 성공하시길 바래요~
@pure "성찰하지 않은 삶은 가치가 없어, 그러나 이미 성찰한 삶은 매력이 없지" ^^
@산유화 영화 속 자막에서는 '성찰'이라는 말대신 '음미'라는 말로 번역했더라구요. 영어로는 examined 라고 들리던데(제가 들은 게 맞다면요 ㅋㅋ) 제가 느끼기엔 성찰이란 말이 더 적절한 표현 같아서 그리 적었습니다. 참고하세요~
알레그로에서 모데라토의 템포라니~ 표현도 멋지고 영화도 기대가 됩니다~
^.^~ 고맙습니다. 몹시 바쁘신 줄 아오나 기회되심 한번 보세요. 율리시즈님이 이 영화 어떻게 느낄실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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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기회되심 한번 보세요. 우디 앨런이 이제 점점 나이가 드시는 것 같습니다. 많이 애잔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