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와 퇴학은 엄연히 다릅니다.
자퇴는 본인이 자기 의사로 그만 두는 것이고, 퇴학은 학교장이 강제로 명을 내리는 것입니다.
2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제가 2학년 담임을 맡고 있을 적에 한 아이가 학교를 안 나와서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30일 연속 무단결석(병이 있거나, 사유가 분명하지 않은)을 하면 퇴학을 당하는데 이 녀석은 28일쯤 안 나오다가 한 이틀을 나오고는 다시 안 나옵니다.
생활지도부장이 저를 찾아와서 그 아이에게 자퇴를 권하라고 합니다. 학교에 무단결석 학생이 있으면 교장선생님께 누가 되니 담임교사가 알아서 처리해달라는 거였습니다. 제가 크게 반발해서 ‘퇴학에 해당되면 퇴학을 시켜라, 어떻게 담임교사 아이에게 자퇴를 종용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항의해서 그게 유야무야가 되었고 그 아이는 제가 3학년 또 담임을 했는데 간신히 졸업을 했습니다.
그때 자퇴를 했더라면 최종 학력이 ‘중졸’이라 뒤에 대학에 갈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엄청난 차별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 아이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부사관으로 장기 근무를 했고 전역 뒤에는 태권도 도장을 냈습니다.
자퇴를 한 학생은 뒤에 다시 복학이 가능하지만 퇴학을 당한 학생은 그 학교에 다시 복학을 할 수가 없던 것이 그 시절의 교육지침이었습니다.
더민당이 부동산 투기와 관계된 의원들을 출당시키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더니 열두 명이 나오니까 출당이 아닌 탈당을 종용한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비례대표 두 명은 출당으로 정리한다고 하니 열두 명 의원을 고스란히 자기네 팀으로 가져가겠다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정말 이거야말로 ‘눈 가리고 아옹’입니다. 즉 얕은 수로 국민을 속이려고 하는 짓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8일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소속 의원 12명에게 탈당 또는 출당 조치를 하기로 하면서 현재 174석인 의석수는 더 줄어들게 됐다. 지난해 4·15총선에서 위성 정당을 포함해 180석을 거뒀지만 1년 2개월여 만에 18명이 줄어들 위기에 처하면서 ‘부실 공천’ 논란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석수가 줄어든 결정적인 계기는 부동산 문제다. 총선 직후 비례대표 양정숙 의원은 3주택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졌고, 양 의원은 21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제명됐다. 여기에 김홍걸 의원도 부동산 재산 축소 의혹으로 지난해 9월 민주당에서 제명됐다. 여당 내에서 “의원들의 부동산 문제가 도무지 끊이지 않는다”는 탄식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 등으로 당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진 탈당했다. 한 여당 의원은 “12명 중 상당수는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몇몇 의원의 경우 ‘도대체 어떻게 검증을 해 공천을 한 것이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박병석 국회의장이 의장은 당적을 가질 수 없다는 국회법에 따라 탈당했고, 소수 정당 몫으로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했던 용혜인, 조정훈 의원도 각각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으로 복귀하면서 민주당의 의석수는 174석까지 내려갔다.
여기에 민주당이 이날 탈당을 권유한 의원들이 모두 당을 떠나게 된다면 집권 여당의 의석수는 162석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민주당 단독으로는 재적 5분의 3(18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회부 등을 할 수 없게 된다.
여권 관계자는 “그동안 제명 또는 탈당했던 의원들은 대부분 정치 경험이 별로 없는 초선 의원들이라 무소속이어도 사실상 범여권으로 뭉쳤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며 “당 지도부의 일방적 탈당 요구에 반감을 표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아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을 잘 안고 가는 것이 당 지도부의 새로운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동아일보, 김지현 기자
12명을 출당시킨다고 해도 다 의원직을 유지하는 마당에 무슨 ‘읍참마속’이니 뼈를 깎는 아픔이니 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을 늘어놓고 있는지 황당합니다. 출당이 아닌 탈당 권유는 말 그대로 권유일 뿐입니다.
눈치 빠르게 알아서 기고, 적당히 시간이 지난 뒤에 국민들 관심이 줄어들었을 때에 슬그머니 다시 입당하면 될 것인데 억울하다고 소리를 내는 의원들더러 눈치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게 억울하다는 의원들은 그걸 그냥 받아드리면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부담이 될까봐 큰소리치면서 폼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눈 가리고 아웅, 짜고 치는 고스톱, 그러면서 이제 야당과 국민에 대해 큰소리칠 일만 남았을 것 같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