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팩 제3회 대학로 코미디 페스티벌 극단 창작공간 스튜디오블루의 김시번 작 연출 안진사가 죽었다를 보고
공연명 안진사가 죽었다
공연단체 극단 창작공간 스튜디오블루
작 연출 김시번
공연기간 2013년8월15일~18일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관람일시 8월15일19시30분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한팩 제3회 대학로 코미디 페스티벌 참가작 극단 창작공간 스튜디오블루의 김시번 작 연출 <안진사가 죽었다>를 관람했다.
이 연극은 유승희 저 <미궁에 빠진 조선>을 각색한 작품이다. <미궁에 빠진 조선은 <일성록>의 범죄 관련 기록을 중심으로 18~19세기 조선의 14가지 살인 사건을 선정해서 다룬다. 지능적인 범죄와 몇 년 간 해결되지 않았던 사건들을 위주로 선정해, 수사관이 단서를 잡아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 왜 살인이 일어났는지를 규명하는 모습, 그것이 조선 사회의 변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을 재구성한다.
<일성록>의 방대한 범죄기록을 일일이 해석하고 관련 자료와 비교해 조선후기 범죄에 나타난 사회적 혼란과 민간의 갈등양상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특히 <일성록>은 <조선왕조실록>과는 달리 조사관이 범인과 나눈 일문일답, 증인들의 진술 등이 그대로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조사관의 입장만이 아니라 범인 입장에서 사건을 이해할 수 있고, 구체적으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다.
또한 조선시대 형사기관의 근무일지 및 범죄수사기록이라 할 수 있는 <포도청등록捕盜廳謄錄>과 <추안급국안推案及鞫案><추관지秋官志><심리록審理錄> 등의 자료도 활용했다. 범죄의 내용뿐만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배경, 범죄인의 의도, 범죄방법, 검험관의 검험방법 등을 서술한다.
총 14개의 사건으로 구성이 되었고, 그 첫 번째 이야기가 “사건1 칠흑 같은 그날 밤 낫을 휘두른 이는 누구인가? <문회소에서 자던 진사 안종면의 죽음>이다.
황해도 송화현은 4일 원한관계에 있던 이웃을 살해한 혐의로 정모 여인을 체포해 문초하고 있다. 정 여인은 이날 삼경(三更)쯤 송화 문회소(文會所·시문을 비평하는 모임을 열던 장소) 재실 마루에서 자고 있던 진사 안종면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다. 송화현 조사 결과 정씨는 안진사가 얼마 전 자신의 남편을 밀고해 죽게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복수할 생각에 평소에도 칼을 품고 다녔던 것으로 드러난다."
1783년(정조 7년) 음력 7월에 일어난 '안종면 살인사건'에 관해 형조에서는 범행을 분석한다. 비가 와서 몹시 어두웠고 함께 자는 사람들이 뒤엉켜 있던 상황에서 단 한 차례 칼을 휘둘러 살해했던 것이다. 범행 수법이 대단히 민첩하고 기술적인데, 과연 여인의 소행일까?
왕명에 따라 재조사가 이루어지고, 사건 목격자의 증언 중 시신 발견 직후 '무슨 변고가 있느냐'고 물었다는 이웃 사람 오억춘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그는 "사람들이 웅성거리기에 집을 나가 문회소로 갔다"는 알리바이를 댔지만 아내가 "집을 나간 것은 이경(二更)"이라고 진술하는 바람에 들통이 나 범인임을 자백한다. 오억춘은 사형 당하고, 정 여인은 석방된다.
무대는 삼면 벽을 수많은 새끼줄을 꼬아 커튼처럼 늘어뜨리고, 중앙과 좌우 벽 쪽으로 등퇴장 로를 만들어 놓았다. 무대 정면 왼쪽에는 북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나무기둥에 도포와 갓을 걸어놓았다.
무대 중앙에는 직사각의 평상 세 개를 나란히 붙여놓았고, 정사각의 스티로폼 입체조형물을 평상 옆에 붙여놓거나 무대바닥 여기저기에 놓아두었다.
연극은 도입에 폭우가 쏟아지는 밤 문회소 대청에서 잠이든 사람들 사이에서 안진사가 살해된다. 선혈이 낭자하고, 사람들은 놀래 우왕좌왕한다. 관아에서는 범인색출이 시작된다. 그리고 한 여인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그 여인은 자신의 범행임을 자백한다. 범인은 수감된다. 그 여인의 딸이 황해도에서 한성까지 달려가 대궐 앞에서 징을 두드려 탄원을 한다. 드디어 왕이 이 사실을 접하고, 암행어사를 파견한다. 송화 현으로 간 어사는 재조사를 해 살해된 안진사라는 인물의 위선의 꺼풀을 하나하나 벗겨낸다. 그리고 음욕까지도.... 결국 범인을 찾아내고, 범인이라 자백해 갇혀있던 여인을 석방하게 된다. 그러나 과연 그 여인이 무죄일까?
연극에는 무속, 태껸, 그리고 소리가 극과 잘 어우러지고, 10인의 남녀 출연자가 50인의 역을 제대로 해내 코믹 미스터리 납량특집극을 성공으로 이끈다.
김태리, 김혜영, 류대식, 송준영, 김영경, 박소리, 서동현, 윤성호, 이채상, 김민경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은 관객을 시종일관 연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기획 제작 사진 하형주, 조명디자인 유성희, 의상 김시정, 음악 정익수, 홍보 김하영, 조연출 조명오퍼 전지혜, 음향오퍼 송명주 등 스텝 진의 기량도 돋보여, 극단 창작공간 스튜디오블루의 김시번 작 연출 <안진사가 죽었다>를 한팩 제3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 개막공연에 어울리는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8월15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