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했던 두 번째 '그림책 길을 걷다', 혼자 오롯이 길을 걷고 사색하는 즐거움은 줄었지만 천천히 느리게 걸어가는 법을 배운다. 맥문동, 메타세쿼이아 숲, 연꽃, 나비 그리고 나뭇가지와 나뭇잎만 있으면 장난감과 책이 없어도 자연 그 자체를 즐기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본다. 무언가를 찾기 위해 계속 길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었지만 오늘은 흐르는 땀방울과 당기는 종아리를, 시원한 바람을 그리고 가파른 오르막에서 등을 밀어주는 손길을 느꼈다.
'그림책 길을 걷다'에서 뭐가 제일 재미있었냐는 엄마의 질문에 아이는 대답했다. "다 재미있었어. 좀 힘들었는데 또 가고 싶어~" 혼자보다 함께 가는 길이 조금 힘들어도 또 걷고 싶은 길, 한 달에 한 번 그림책 여행을 이렇게 떠나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다.
나에게 잠은 '알 수 없는 시간'이다. 가끔은 그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꼭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잠을 자면서 꾸는 꿈이 나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하는데 아직은 그 깊은 의미는 잘 모르겠다. 알 수 없는 시간하지만 알고 싶은 시간이 나에겐 잠이었다. 그래서 고민 없이 이정호 작가의 신간, <Tempus(시간)>을 선택했고 아이는 <낮잠 자는 집>을 선택했다. 아이에게 잠 그림책을 물어보았을 때 제일 먼저 책장에서 꺼내온 그림책이기도 하고 낮잠도 잠이라는 아이의 해석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와 함께 <낮잠 자는 집> 그림책을 읽어보니 정말 모든 페이지에 잠을 자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신기한 발견, 다음 달에도 아이와 함께 책장에서 그림책 찾기 놀이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Tempus(시간)>과 <낮잠 자는 집>을 떠나보내고 <안녕>과 <달님 안녕>을 선물 받았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두 그림책 모두 '안녕'이다. 두 그림책의 안녕의 의미는 같으면서도 다르다. 세상을 향해 외치는 인사이기도 하고 잘 자라는 인사이기도 하고 가끔은 어려운 인사이기도 하다. <안녕> 그림책의 빛나는 토끼가 <달님 안녕>의 웃고 있는 달님 같기도 하다. 3인 북토크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한성옥 작가님의 그림책 <흔들린다>를 오래간만에 펴보니 여기도 빛나는 토끼의 웃음이 그려져있다.
첫댓글 그림책 길을 걷다에서 아이들은 평소의 엄마아빠와는 조금 다른 어른 경험을 하는거 같아요. 마치 아이처럼 다른 어른들과 길과 그림책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이랄까? 아이들 눈에 비친 우리들의 놀이가 흠흠 괜찮아보이는 듯^^
그런듯해요~ 주말에 아이랑 산책하는데 “엄마, 꼭 그림책 길을 걷다 같은데?” 그러더라구요~ 종종 그림책길을 걷다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
발걸음님의 ‘잠은 알수 없는 시간’ 이란 말씀이 공감가요.. 저도 어린시절부터 종종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미지의 세계, 또 다른 나, 알수 없는 나...
로버트 헌터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잠의 땅, 꿈의 나라>가 생각나요. 밥님이 잠 책 찾다가 찾아낸 책인데, 스티븐슨 시 라임이 정말 짱!!!(보물섬의 그 스티븐슨,
맛은 좀 다르지만 번역본도 참고로 적었어요
The land of Nod
...
Alll by myself i have to go
With none to tell me what to doㅡ
그것은 혼자 하는 여행
안내해 주는 이 하나 없이
...
Try as i like to find the way
i never can get back by day
해가 떠 있을 때는
꿈의나라로 다시 가보려해봐도
도무지 길을 찾을 수 없네요..
Nor can remember plain and clear
The curious music that i hear
그곳에서 들었던 기이한 음악도
또럿하게 기억나지 않고요
@뚜셰 오! 정말 딱인데요~~ 알수 없는 시간, 미지의 세계를 담고 있네요~ 도서관에서 함 찾아봐야겠어요 :)
@뚜셰 원문을 깊이 다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선 번역본으로 주문했어요! 원문은 천천히 필사해보려구요~ 좋은 그림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