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공수장갑차의 윤곽
작성일: 2019-11-08 20:35:35
(출처 - 월간 디펜스 타임즈 2019년 7월호에서)
- 후보 차량 Wiesel로 선행 연구 추진 -
글 : 이치헌
헬기와 더불어 한국형 신속대응사단의 주요 기동 수단으로 거론중인 공수장갑차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육군 당국은 헬기를 이용한 공중기동작전을 주로 수행하게 될 신속대응사단이 운용하게 될 공수장갑차의 후보 차량으로 독일의 Wiesel 장갑차를 내정하고 현재 연구를 추진중이다.
이번 7월호에서는 한국형 신속대응사단의 주요 기동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는 공수장갑차의 필요성과 주요국 공수장갑차의 현황, 우리 군이 구상중인 안에 대하여 알아본다.
한국형 신속대응사단 개편과 공수장갑차의 필요성
1) 신속대응사단 개편 방향
항공기를 이용한 공중기동작전은 전쟁 초기 제한된 병력을 신속하게 전장에 투입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며, 특히 한반도 산악 지형은 육로를 통한 신속한 병력 투입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고 소규모 적 특작부대의 탐색·격멸을 목표로 하는 대침투작전 역시 수행해야 하므로 헬기를 활용한 공중기동작전이 매우 유용하다.
이 점을 인식한 육군 당국은 기계화보병사단 개편과 함께 신속한 종심기동을 추구하는 헬기 전력과 적진을 돌파할 기갑 전력을 조합하여 입체기동사단을 창설할 예정이었고 이는 한때 한국형 공정사단이라 알려지기도 했으나, 이후 검토 과정에서 헬기를 주로 이용하는 공중기동사단으로 결정하고 명칭도 신속대응사단(가칭)으로 변경하였다.
육군 당국은 현재 3군단 예하 일반 보병사단으로 강원도 양구 지역에 주둔중인 2사단을 신속대응사단으로 개편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알려진 방안은 기존의 예하 보병 연대는 같은 군단 예하의 12사단이나 21사단으로 통합하거나 해체하고, 사단 사령부는 해체 예정인 양평의 20기보사단 주둔지로 이전 후 현재 제2작전사령부 직할인 201·203특공여단을 예하로 편제하여 신속대응사단으로 개편한다는 것이다.
개편 후에는 기동군단인 7군단 예하로 편제를 변경하고 미 육군 제101·82공정사단 등과 같이 개전 초기 항공기로 대규모 병력와 장비를 최단시간내 적지 종심지역에 침투시켜 적 주요 지점 장악과 핵심 전력 격멸 등 임무를 수행, 전쟁을 조기에 종결하는 공세적 기동부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공중강습작전 수행을 위하여는 헬기를 많이 보유할수록 좋으며, 특히 병력과 장비 수송을 위한 기동헬기는 충분한 대수를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공중기동작전 중에는 적 대공화력의 위협이 상존하고 작전 목표에 있는 적 전력에 대한 사전 제압이 필요하므로 공격헬기를 이용한 엄호 또한 중요하다.
실제로 대표적인 공중강습부대인 미육군 101공수사단은 400여대의 헬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200대 이상의 기동헬기와 최강의 공격헬기인 AH-64 아파치 70여대를 보유하여 우리 육군의 헬기 전력 전체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
이에 우리 군 역시 신속대응사단용으로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24대와 MH-47급의 대형 기동헬기 12대의 추가 도입과 4차양산 KUH-1 수리온 한국형 기동헬기 후속으로 110여대의 <추가 전력화>를 추진하고 있다.
2) 공수장갑차의 필요성과 요건
공중강습작전은 기본적으로 헬기를 이용하지만 병력이 헬기에서 내려 전장으로 투입한 후에는 적 정규군은 물론 기계화부대 등 어떠한 형태와 강도의 적과 마주치게 될 지 알 수 없다.
이러한 적들을 상대하기 위하여 공중강습부대는 자동화기, 박격포나 대공/대전차미사일 등 지원화기를 공중수송할 수 있어야 하며, 적의 공격으로부터 전투원을 보호할 수단 역시 필요하다.
이는 항공기를 이용한 공중수송(낙하산 투하 또는 슬링 수송)을 전제로 하는 경장갑차량인 공수장갑차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항공기를 이용한 공중 수송은 고속 성능을 활용하여 신속하게 전장으로 투입할 수 있으나, 수송기 또는 헬기의 적재 능력 한계로 인하여 차량의 크키와 중량이 제한되고 전장 소요에 비하여 투입 수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 뿐 아니라 공중 수송은 목표 지역의 지형, 기상과 적 상황, 강하의 위험성 등으로 인한 장비 손실율 및 분실율이 높은 약점이 있으며, 이러한 점들이 공중수송용 차량을 따로 개발·운용해야 할 필요성이라 할 수 있다.
공수장갑차의 주요 요건으로는 보유한 항공자산의 수송능력을 충족할 것과 운용 부대의 임무 특성 및 작전술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규사단급 공정부대용은 지상에서의 화력지원이나 기동력 강화를 고려하여 경전차나 경장갑차로, 공중강습부대용은 전장까지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수송을 위하여 헬기에 의한 적재나 슬링 수송이 가능하도록, 특수부대용은 신속한 고속 침투가 용이한 경량 차량으로 개발하게 된다.
헬기를 이용한 공중강습작전을 주로 수행하게 될 한국형 신속대응사단용은 대형 기동헬기 수송을 전제로 한 다양한 종류의 계열차량이 큰 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 대두되는 한국형 공수장갑차
1) 세계 주요국의 공수장갑차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수장갑차로는 독일의 Wiesel을 들 수 있다.
Wiesel은 1970년대 서독군 공수부대가 운용할 목적으로 소요 제기되어 1975년에 Porsche사가 개발한 시제품이 처음 나왔으나 여러 사정으로 인하여 1984년부터 양산을 시작하였다.
초기형인 WieselⅠ은 전투중량 2.8톤에 86마력 엔진을 장착하고 최고 속도 80km/h로 30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Mk20 20mm 기관포나 TOW 대전차미사일을 탑재한 버전과 50구경/7.62mm 기관총 및 관측장비를 탑재한 정찰차량 등의 계열 차량이 있다.
작은 크기와 중량으로 항공기로 쉽게 공수할 수 있고(CH-53G 헬기로 최대 3대(적재 2대 + 슬링 1대)까지 공수 가능하나 2대 적재와 동시 슬링 공수는 수송용량 문제상 하지 않는다), 20mm 기관포/TOW 미사일 등 크기에 비해 강력한 화력을 운용할 수 있다.
물론 차체 크기와 중량의 한계로 방호력은 7.62mm 이하 철갑탄 및 고폭탄 파편을 방호할 수 있는 정도지만 포장도로 80km/h의 비교적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으므로 치고 빠지는 형태의 작전에 용이하다.
1990년대에는 보기륜 1개를 추가하여 크기를 늘리고 엔진을 146마력으로 증대한 WieselⅡ를 도입하여 스팅어 미사일을 운용하는 대공차량(Ozelot)과 120mm 자주박격포, 앰뷸런스, 지휘소차량 등의 계열 차량을 운용중이다.
미국은 공수장갑차 대신 M551 Sheridan 공수전차를 1966년부터 전력화하여 운용하다가 1997년 전량 퇴역시키고 현재는 스트라이커(Stryker) 차륜형 장갑차를 공중수송용 차량으로 운용중이다(스트라이커 장갑차는 공수장갑차로 분류하지 않는다).
러시아는 BMP-Ⅲ와 동일한 2A70 100mm 저압포 + 2A72 30mm 기관포 포탑을 갖춘 BMD-Ⅳ 장갑차를 공수장갑차로 운용하고 있으며, 이 차량은 수상 도하 및 승무원이 탑승한 상태에서 공수가 가능한 차량이다.
2) 한국형 공수장갑차의 개발 방향
신속대응사단 개편 계획과 더불어 육군은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 UN 평화유지군 임무시 신속한 전개와 전투력 강화 등을 위하여 C-130 수송기/CH-47 헬기로 수송할 수 있는 한국형 공수장갑차 개발을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연구에 들어갔다.
초기에 ADD를 중심으로 한화디펜스 연구진이 참여하여 구상한 한국형 공수장갑차는 러시아의 BMD-Ⅳ와 유사한 길이 6m×폭 2.6m×높이 2.5m 정도 부피에 8~9톤 가량의 전투중량, 승무원 2명 + 부가인원 최대 4명 정도의 차체에 7.62mm 기관총부터 30mm 기관포, 40mm 유탄기관총, 대전차로켓 등의 경무장을 갖추는 형태였다(본지 2018년 7월호 ‘한국형 공지기동사단과 기갑차량’ 참조).
그러나 전투중량을 8~9톤으로 설정할 경우 C-130 수송기(최대 적재량 18톤)에는 2대를 적재할 수 있지만, 공군을 거치지 않고 육군이 독자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CH-47 헬기(최대 적재량 11톤)에는 1대만 적재할 수 있는 제한사항이 있다.
그리하여 육군은 CH-47 헬기에 2대를 적재할 수 있는 방안을 물색하던 중에 <현대로템>이 독일의 Wiesel 장갑차를 한국형으로 만들어 낼것을 요구하여 선행연구에 착수할 예정으로, 사실상 후보 차량은 Wiesel 1로 내정된 상황이다.
현재 현대로템은 독일 Rheinmetall사와 제휴하여 Wiesel 장갑차를 기술도입 생산하려는 계획으로 엔진 등 주요 부품을 국산화하여 생산할지 원판을 직도입하여 생산할지를 고민중이며, 기본 차량은 WieselⅠ을 수리온 경우처럼 한국으로 가져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엔진은 현대기아차의 소형 상용엔진(A엔진이 유력)을 채택하는 방안과 독일 Audi제 디젤엔진을 직도입 장착하는 방안을 모두 검토중으로 선행연구 후 2020년 타당성 검토를 거쳐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체계개발에 착수, 2026년에 초도차량을 전력화하는 로드맵을 계획중이다.
Wiesel 장갑차는 검증된 플랫폼을 도입하여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전력화할 수 있는 특장점이 있고, 독일 육군의 운용 사례를 비추어볼 때 우리 육군에서는 수색정찰용을 기본형으로 신궁 대공미사일, 현궁 미사일 탑재형과 자주박격포, 지휘소차량, 앰뷸런스 등 계열차량을 개발,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어
육군 당국은 병력 감축시대에 전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한국형 신속대응사단 계획을 추진중이다.
헬기 전력과 더불어 신속대응사단의 주요 전력으로 육군은 공수장갑차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독일의 Wiesel 장갑차를 기술도입 생산하는 것으로 거의 내정되어가고 있다.
선행 연구와 타당성 검토 단계에서 많은 의견들이 오가고 개발 단계에서 여러 시험들을 시행하겠지만 우리 군의 운용 환경과 미래 전장에 적합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