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주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진행 방향 우측 우두산을 지나자마자 우뚝 선 봉우리와 바위로 이루어져 제법 험하게 보이는 봉우리 두 개를 볼 수 있는데 바로 금귀봉과 보해산이다.
거창, 함양, 함안, 그리고 산청에 있는 산들을 즐겨 찾다 보니 이 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저곳을 한번 가 보아야지 하곤 했지만 좀처럼 기회를 찾지 못한 바 이가을에 몇이서 찾아보기로 했다.
거기삼거리에서 시작하여 금귀봉과 보해산을 둘러보고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환종주 산행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거기삼거리 안내판 옆에 주차를 하고 우측으로 도로를 따라 잠시 올라간다.
잠시 올라가면 다시 우측 갈림길에 금귀봉 등로를 알리는 표지목이 서 있고 10여 m 좌측 무덤 옆으로 등로가 열려 있다.
계단을 올라가는 데 군데군데 굵직한 알밤들이 떨어져 있어 제법 주워 담고...
산객들의 이용이 많지 않은지 등로 가에는 잡풀이 무성하고...
예쁘게 이슬을 머금고 있는 구절초가 반갑게 맞아 주는 듯하다.
쑥부쟁이도...
제법 경사진 등로가 한동안 이어지고...
우뚝 솟은 참나무와 소나무숲이 꽤 걷기 좋은 느낌을 전해주고...
걷기에 좋은 싱그러운 소나무 숲길이 무척 정겹게 느껴진다.
물결이 굽이치듯 휘돌아가며 자란 멋진 소나무가 나타나고...
어느새 금귀봉(837m)에 올라섰다.
산의 모양이 '탕건' 같다고 하여 탕근산이라고도 하고, 금구산, 봉우산, 봉수산이라고도 한다. 거창분지 중심에 솟아 있는 산 정상에는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 산의 봉수길은 남해 금산을 기점으로 사천, 진주, 삼가, 합천을 지나 묘산, 소흘산에서 이어지며 북쪽 기발흘산, 대덕산을 거쳐 조령을 넘어 서울의 남산으로 이어져 외적의 침입을 알렸다.
동국여지승람에 '금귀산 고성 석축은 주위가 1,587척으로 꼭대기에 샘이 두 개 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옛 가소성으로 보이는 이 산의 돌성에는 현재도 샘터와 금귀사 절터 등이 남아 있다. 동남쪽 기슭 석장골에는 지난 1971년 발굴된 고려 초기 거창둔마리벽화고분(사적 239), 거창 양평동석조여래입상(보물 377) 등의 유적이 있다. 특히 벽화가 발견된 고분은 고려 호족의 무덤으로 피리부는 천녀와 춤추는 남녀의 모습이 푸른색, 황갈색, 검은색 등으로 묘사되어 있다.
제법 조망이 트이면서 장군봉과 우두산, 그리고 비계산이 보이고...
정상은 잡풀들로 가득하여 잠시 둘러본 뒤 곧 하산하기로 한다.
보해산은 금귀봉에서 제법 내려간 후 다시 한참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금귀봉에서의 하산길은 경사가 꽤 심하다.
내려서면서 바라 본 보해산. 금귀봉에서 보해산까지의 거리는 4km이다.
이런 계단이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발판이 썩은 곳이 제법 있어 잘못하면 발과 다리를 다치기 십상이었다.
큰재에서 동물이동통로를 따라 도로를 건너 보해산으로 향한다.
보해산과 금귀봉 사이에 위치하며 아래로는 가조로 이어지는 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오늘 출발지인 거기삼거리에서 이곳으로 이어진다.
보해산이 보이고...
일구암.
암자가 아니고 바위를 일컫는 말인 것 같다. 그냥 바로 가지 말고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장군봉과 우두산, 작은가야산, 비계산, 그리고 두무산과 오도산, 미녀봉 아래로 가조 들판이 뻗어 있고,
그 우측으로는 숙성산과 뾰족한 박유산도...
당겨본 작은가야산, 우두산, 장군봉.
바위 틈 작은 동굴 같은 곳에 모셔진 부처님.
일구암 좌측 계단을 올라간다.
오르면서 뒤돌아본 금귀봉과 좌측 박유산.
진행할 보해산의 우람한 암릉.
보해산 좌측으로는 흰덤봉을 비롯한 수도산도 보이고...
잠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선다.
암릉구간으로 진행하면서 바라본 조망이 멋지다.
수증기가 증발하니 더욱 또렷해지고...
암릉 위에 마련된 의자에 걸터앉아 잠시 망중한을 즐기는 나그네의 모습이 인상적이네.
지나온 능선.
오늘 산행 중 최고의 하이라이트.
이곳에 서기 위해 잔뜩 기대를 품고 왔는데 역시나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위 사진과 같은 장소이다.
정말 멋진 곳이다.
보해산(911m).
경상남도 거창군 거기리와 가북면 해평리 사이에 위치한 산이다. 북쪽 흰대미산(흰덤봉)에서 산줄기가 이어져 보해산을 지나 금귀산 으로 이어진다. 동쪽으로 가천천이, 서쪽으로 거기천이 흐른다.
『여지도서』(거창)에 "보해사(普海寺)는 보해산(普海山)에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라는 내용에서 지명이 등장한다. 또한 『경상도읍지』(거창), 『영남읍지』(거창)에 "보해산은 부의 북쪽 30리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청구도』(21층 11면)에 거창읍치 동쪽, 가조면창 북쪽의 산으로 보해산(普海山)이 묘사되어 있으며 그 서쪽으로 좌구산이 기재되어 있다. 한편 『동여도』(18첩 3면)에는 금귀산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산에 보해사(普海寺)가 표기되어 있어 현재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보해산 지명은 과거 이 산에 있었던 보해사가 여러 암자를 거느리고 있었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한 아주 오래 전 임금님이 이 산에 순수(巡狩)하다가 보물 금척(金尺)을 잃어 버려 이 산을 보해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나뭇가지 사이로 수도산(좌측)과 단지봉이 보이고...
외장포 마을 방향으로 하산.
보해산에서의 하산길도 만만치가 않고...
이곳에서도 똬리를 틀고 있네.
오늘 처음 만난 투구꽃.
내려가는 도중 다시 정글탐험이 시작된다.
무성히 자라 전방과 바닥이 잘 보이지 않는 잡목 숲을 한동안 헤쳐가니,
벌목지대가 나타나고...
쑥부쟁이인지 개미취인지 구분이 안되네.
대추밭인데 가지가 늘어지게 추를 달아놓았다.
아직 따지 않은 사과의 빛깔이 아름답다.
소복하게 매달린 콩을 보니 구워먹고 싶을 정도.
노랗게 익은 벼를 보니 곧 수확할 것 같다.
알이 실하네.
지도상 코스를 따랐다.
오룩스GPS 상 12.8km. 느긋하게 진행하다 보니 6시간 30분정도 걸린 것 같고(밤 줍는 시간 포함).
하지만 가을에는 이 코스로 다니면 안될 것 같다.
포장도로를 만나 잠시 내려가는데 마을 어른 한 분이 올라오는데 산에서 사람이 있다고 연락이 왔다 한다. 이곳은 사유지인 동시에 버섯이 나는 곳이라 출입을 금지한다고. 그래서 몰래 버섯을 따러 온 사람인가 해서 올라오는 참이란다. 우리야 산꾼이니 상관없지만 까딱하면 오해를 받을 뻔했다.
마침 마을회관이 있어 허락을 받고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산행을 끝낸다.
가조에 있는 숯불돼지고기 구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