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이들을 키워보면 사람이 어떻게 자라는지 알 수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볼 때 처신하는 데 많이 미숙하고 어리석게
보인다. 그러나 아이들은 자신들이 미숙하고 어리석다는 것을 잘 모른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자신이 어리석고 미숙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사람이 제대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실패와 실수를 반복해야 한다.
자동차를 운전하기 시작한 사람들을 초보 운전자라고 한다. 초보 운전자들이 차를 운전해서 도로로 나가면 무엇이 위험한 지 잘
모른다. 처음에는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차를 운전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도로가 별로 위험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사실 운전이라는 것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운전을 처음 시작한 사람보다 운전을 조금 해 본 사람의 사고
확률이 더 높다.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고 운전하다가 자신이 모르는 것 때문에 사고를 내는 것이다. 운전을 수 십년 하고 나서야
운전에 대하여 알게 된다. 물론 운전 면허를 취득할 때 학원에서 중요한 모든 이론을 가르쳐 주고 시험도 통과 해야 하지만,
이론을 배우는 것과 몸소 체험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서 처신을 배운다.
이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 처세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36계는 중국 청나라 사람들이 수집한 병법이기도 하지만 처세술로 사용되기도 한다. 36가지의 행동 방법은 사람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36계가 추구하는 것은 그저 교묘하게 싸워서 이기는 방법이지 사랑하고 포용하는 방법은 아니다. 비밀리에 기습하는
것을 장려하고 남의 칼을 빌려서 사람을 처치하고 피로에 지친 적을 기습하고, 남의 집에 불난 틈을 타서 도둑질하고 상대를
혼란스럽게 한 후 공격한다는 등의 행동지침을 말하고 있다. 하다 하다 안되면 도망치면 된다는 것이 36번째 계락이다.
36계보다 더 인간적인 계략이 있을까?
1. 사람을 잘 씀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기의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내려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녀가 사람들을 잘 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도자는 자기가 직접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적합한 사람을 찾아서 제 자리에 앉히는
것이다. 박근혜 씨가 앉힌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이익만 챙기기에 바빴다. 지도자의 가장 큰 임무는 사람을 쓰는 것인데 그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지금 박근혜의 사람들이라는 사람들은 어느 새 꽁무니를 빼고 거의 다 사라진
것 같이 보인다.
2. 정의보다는 평화
초나라 장왕이 연회를 베풀어 조정의 문무백관을 초대했다. 왕은 꽃처럼 아름다운 애첩들에게 대신들의 술잔을 채우라고 명했다. 이 연회는 낮부터 밤까지 이어져 등불을 켜고 계속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 연회장의 등불이 꺼졌다. 실내가 삽시간에 칠흑처럼 어두워지자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이때 장왕의 애첩 중 하나는 누군가 자신의 몸을 더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 자의 갓끈을 힘껏 잡아당겨 갓끈을 떼어 버렸다. 그리고 더듬더듬 장왕 곁으로 다가가 이 사실을 알렸다. 장왕은 잠시 불을 켜지 말라고 명하고 대신들에게 말했다.
“오늘 우리 갓끈을 떼고 흥이 다할 때까지 통쾌하게 마셔봅시다!”
왕의 명령에 대신들은 갓끈을 떼어 바닥에 던지고 술잔을 들었다. 장왕은 그제야 등불을 켜게 했다. 몇 년 뒤, 초나라와 진나라 간에 전쟁이 일어났다. 양쪽 군대는 모래벌판에서 한바탕 사투를 벌이느라 녹초가 되어 있었다. 이때 초나라의 맹장 당교가 적진으로 돌격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용감히 싸웠다. 그리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일등 공신이 되었다. 전투가 끝난 뒤 당교가 뜻밖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지난 연회에서 장왕의 애첩에게 무례를 범했던 범인이 바로 자신이었음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었다. 장왕은 “이미 지난 일이 아닌가.”라며 웃어 넘겼다. 장왕이 그날 당교를 추궁하지 않았기에 당교는 사력을 다해 그 은혜에 보답했던 것이다.
3. 모범을 보임
동양 현자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나라의 더러운 일을 떠맡는 사람이 사직을 맡을 사람이요, 나라의 궂은 일을 떠맡는 사람이 세상의 임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람들에게 심정적으로 가장 크게 비난을 받는 것은 세월호 사건 때 보여준 행동이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다급한 일이 벌어지면 나라를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은 빠르게 나서서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그래야 다른 정치인들도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후 7시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의 행적은 미미 했다. 그 시간 동안 다른 관료들도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고 어수선하게 있었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지도자가 궂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누가 지도자를 따르겠는가? 그래서 박근혜
씨가 탁핵으로 쫓겨나고 구속 영장 까지 내려 졌는데도 사람들은 사필귀정이라며 비웃고 있는 것이다.
4. 어떠한 어려움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음
나는 내 주변의 몇 몇 사람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그것이 누가 한 말인지 조사해 보니 미국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라는 사람이 한 말이라고 한다. 그는 얼마전 90세의 나이로 죽었다.
5. 이타주의
직장에서도 자기 일만 하고 남이 힘든 것을 외면하는 사람보다는 자기 일을 끝내고 남이 힘들어 하는 것을 돕는 사람이 존경을 받는다.
6. 남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함
공감 능력 테스트라는 것을 해 보았다. 대인관계에 있어서 얼마만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것인데 남자는 여자보다 공감 능력이 평균적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7. 겸손
무엇을 배우려는 사람을 우리는 구도자라고 한다. 구도자가 도를 얻기 전까지 가지고 있어야 하는 첫 번 째 요소는 겸손이다.
그리고 두 번 째 요소도 겸손이다. 그리소 세 번 째 요소도 겸손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어떻게 해서라도 겸손해지라'는 말은 진리이다.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겸손을 지켜야 한다. 겸손은 모든 실수와 위험 속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가장 큰 무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