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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문답은 기독교 신앙의 도리를 가장 정확하고 직설적이고 간추려서 진술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친히 십계명을 주셨고, 그리스도께서 주기도문을 가르치셨고, 성령께서 신앙의 조항들을 한데 모으셨기 때문입니다. 이 세 부분이 더 훌륭한 것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적절하게 조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소중한 것을 우리는 어린아이들이 날마다 암송한다는 이유로 시시하게 여깁니다.
요리문답은 가장 온전하고 훌륭한 교리이므로 설교를 통해 지속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모든 공적 설교는 요리문답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나는 이것을 날마다 설교하고 날마다 낭독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설교자들과 청중은 이것을 시시하게 여깁니다.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쉽고 단순하다고 해서 계면쩍어하며, 좀 더 수준이 높은 설교를 원합니다. 우리의 교구민들은 "우리 설교자들은 허구한 날 똑같은 가락만 연주해. 요리문답, 십계명, 사도신경, 주기도문, 세례, 성찬만 맴돈다고" 하고 불평합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가 익히 아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요리문답이란 평신도들의 성경입니다. 그 안에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구원을 얻으려면 알아야 하는 모든 교리가 집약되어 있습니다.
첫째로, 십계명이 있습니다. 이것은 모든 교리 중의 교리(Doctrina Doctrinarum)로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이고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시며, 그런데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해줍니다.
둘째로,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 곧 사도신경이 있습니다. 이것은 역사 중의 역사(Historia Historiarum) 혹은 최고의 역사로서, 이 안에는 태초부터 영원까지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하신 놀라운 일들이 진술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과 피조물들을 어떻게 창조하셨는지,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의 인성과 고난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어떻게 구원을 받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새롭게 되고 하나님의 한 백성으로 불러 모아졌고, 죄 사함과 영원한 생명을 얻었는지 사도신경은 훌륭하게 고백합니다.
셋째로, 주기도문이 있습니다. 이것은 기도 중의 기도(Oratio Orationum)이며, 지극히 높으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친히 가르쳐 주신 기도입니다. 이 안에는 모든 영적·현세적 복이 합축되어 있으며, 온갖 시련과 시험과 고난과 심지어 죽음의 순간에조차 마음을 붙들어 주는 가장 큰 위로가 담겨 있습니다.
넷째로, 복된 성례가 있습니다. 이것은 지극히 숭고한 의식들(Cerimonia Cerimoniarum)로서, 하나님께서 친히 제정하시고 명하신 것이며,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에게 확신을 갖게 합니다. 우리는 요리문답을 존중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 안에는 기독교 교회의 유서 깊고 순결하고 신적인 교리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요리문답에 위배되는 것은 겉으로 아무리 위대하게 보일지라도 거짓 교훈이므로 항상 주의하여 배척해야 합니다. 나는 어렸을 때 교황의 교회에 다니면서 십계명이나 주기도문에 관해서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
미래의 이단들은 요리문답의 빛을 어둡게 만들겠지만, 참으로 감사하게도 오늘날 우리의 강단들은 지난 천년 세월을 통틀어 가장 훌륭한 요리문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교부들의 저서들을 다 모아놓고 정리한다 해도 오늘날 우리가 이 얇은 요리문답을 통해 배우는 것과 같은 하나님의 은혜에 관한 교훈을 얻을 수 없습니다. 나는 에르푸르트의 수도원에서 지낼 때 성경만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의 기이한 섭리로 모든 인간의 기대와 달리 비텐베르크로 부름을 받아 왔는데, 이곳에서 하나님의 인도 하에 마귀 곧 로마 교황에게 중대한 타격을 입혔습니다. 그것은 어떠한 황제나 왕이나 권력자가 그에게 가한 타격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큰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한 일이 아니고, 가난하고 약하고 자격 없는 나 같은 자를 하나님께서 도구로 쓰셔서 하신 일입니다.
루터, 『루터의 탁상담화』, pp.111~112.
첫댓글 루터의 말이 맞아요! 우리가 특히 초신자가 성경 66권을 어떻게 금방 알 수 있겠습니까? 이 중에서 특히 중요한 골자를 정리해서 기초만이라도 확실히 알 수 있게 하는 요리문답이 필요하고 효율적입니다.
네, 공감합니다.
"미래의 이단들은 요리문답의 빛을 어둡게 만들겠지만, 참으로 감사하게도 오늘날 우리의 강단들은 지난 천년 세월을 통틀어 가장 훌륭한 요리문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일단 현대 교계에서 사도신경을 지난하는 모임은 거의 이단들입니다: 구원파, 베뢰아, 안식교, 신천지, 안증회 등
"이것은 내가 한 일이 아니고, 가난하고 약하고 자격 없는 나 같은 자를 하나님께서 도구로 쓰셔서 하신 일입니다."-->
고전1:25-31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하니라 형제들아 너희를 부르심을 보라 육체를 따라 지혜로운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 자가 많지 아니하도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너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고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으니 기록된 바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 함과 같게 하려 함이라
칼빈은 주기도문이 십계명 두 돌 판의 요약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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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6: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그리스도께서 주신 기도문은 여섯 가지의 간구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 세 가지의 간구는 우리와는 상관이 없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과 관련되어 있는데, 우리는 이 점을 꼭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세 가지의 간구는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꼭 필요한 것들과 관련되어 있다. 하나님의 율법이 두 개의 돌 판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첫 번째 돌 판은 경건의 의무들(pietatis officia)을 담고 있고, 두 번째 돌 판은 사랑의 의무들(caritatis officia)을 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기도문을 통해서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고려하고 구하라고 명하심과 아울러,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의 유익들을 구하는 것도 허락하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 자신의 유익을 위하여 간절히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가장 우선시하는 마음이 되어 있을 때에만, 올바르게 기도할 수 있는 마음 상태에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자신의 유익을 구하는 데만 마음이 팔려서,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하나님의 나라를 도외시하는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면, 그것은 본말(本末)이 전도(顚倒)된 정말 너무나 터무니없는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칼빈주석: 공관복음』.
기도의 본(주기도문) (마태복음 6:9-15)
https://cafe.daum.net/1107/YDR0/125
십계명은 교리 중의 교리이고, 사도신경은 역사 중의 역사이고, 주기도문은 기도 중의 기도이다는 표현이 신선하네요. 요리문답은 복된 성례로서 그 안에는 기독교 교회의 유서 깊고 순결하고 신적인 교리가 담겨 있기 때문에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설명도 잘 이해가 됩니다.
가톨릭이 무너진 자리에 새 교회를 세워야 하기 때문에 교리 공부의 필요성이 매우 컸을 것입니다. 루터가 가톨릭에 있을 때는 십계명이나 주기도문을 배워보지도 못했다네요.
기초가 튼튼하면 쉽게 무너지지 않듯, 교리 공부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좋은 내용입니다.
공감해요. 핵심을 잘 짚으셨네요.
@장코뱅 공감합니다.
색다르고 기발한 시도보다 요리문답으로 기초적인 교육이 더 시급합니다. 매우 공감되는 포스팅입니다.
네,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