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투박하다. 연출이 세련되지 않았다.
최근의 영화가 보여주는 연출이 아니다. 그래서 궁금했다.
이 감독, 누구지?
(그러니까, 난 영화감독이 누군지 모르고 봤다.)
정지영.
필로그라피를 봤더니, <하얀전쟁>, <헐리우드키드의 생애>,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등.
지금 세대는 알지도 못할 90년대 영화목록이 뜬다.
그리고 함께 쓰여있는 글. "90년대 문제작들을 만들었던 감독"
그랬군.
그래서, 그렇게 투박했군.
그리고 그가 이 작품을 만든 이유도 그의 작품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싶다.
그리고 또 하나 알 수 있는 것이 있었다.
그의 영화는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러진 화살>도 원작이 있었단 말인가?
그래서 또 찾아 보았다.
있었다.
그리고 재미 있는 게 그 원작을 보여주고 영화화를 권한 게 문성근이다.
(문성근은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반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문제 영화를 만드는 감독 손에 들린 문제적 소재 <부러진 화살>
어찌보면 궁합이 맞다.
그저, 세련되지 않고 투박한 연출 때문에 몇 번 검색질을 했더니,
이 영화가 가지고 있을,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 보였다.
이제, 김명호(안성기가 연기, 영화속에서는 김경호)를 보자.
내가 알고 있었던, 아주 오래전, 석궁 테러했다던 사건.
그리고 내게 잊혀졌던 사건.
"누군가에겐 가볍게 잊혀질 일이지만 누군가에겐 평생을 걸고 매달려야 하는 일이다."
난, 영화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우리 사회에 많은 일들이 그렇다.
내게 닥친 문제가 아니면 절실하지 않고, 타자의 눈으로 혹은 이기적인 욕망의 눈으로 외면한다.
어쩌면, 우리의 사회의식이란 고작 그정도일지 모른다.
영화속에서 보여진 김경호는 일종의 투사였다.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그의 성격이 진실이라는 것을 온 몸으로 받아 들이고 나니,
이 사회가 그를 투사로 만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그런 사회인 거다.
그의 캐릭터는 그렇게 부여되었다.
여기서 또 생각,
"이 시대의 많은 투사들은, 그의 융통성 없는 성격이 진실과 마주하여 탄생했다."
(괜찮다. 나중에 어록으로 써 먹어야 겠다.)
문제는,
이 영화가 실제의 사건을 다뤘다는 거다.
우리는 어떤 상황을 마주할 때 '영화같은 일'이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있다.
그 일이 실제로는 있을 것 같지 않다는 판단.
그 판단의 기저에는 '상식'이나 '윤리'라는 정서가 작용한다.
그러니까, '상식적'으로 '윤리적'으로 그게 납득이 가지 않을 때 그런 말을 쓴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 보고 나면, 성질난다.
정말로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 났단 말인가? 하는 말을 내뱉게 된다.
이 영화에 인물들에 부여된 캐릭터를 제거하고, 서사구조를 제거하고 나면, 다큐라고 해도 될 듯 하다.
그 다큐의 시각으로 보게 되면,
썩어 버린 대한민국의 사법부를 이렇게나 날것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우울하지는 않다.
곳곳에 잔재미와 웃음을 배치한다.
그리고 제법 큰 카타르시스를 준다.
김경호가 문성근이 연기한 판사를 논리적으로 몰아 붙이는 장면은 탄성을 자아내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난, 혼자 스마트 폰으로 보다 그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다가 폰을 떨어 뜨렸다..ㅠㅠ)
마지막으로 우리가 마주해야 할 진실을 하나 말하고 싶다.
"사법부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고, 심판받지 않는 권력이다.
더구나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책임을 물을 장치도 없다."
그렇단다.
지금, 이 부분에 문제 의식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제도적 장치를 만들자고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우린 또, 이런 노력을 하는 그들에게 빚을 질지 모른다.
ps.
우린 언제나 진보에게 빚을 지고 산다.
그것을 자각해야 한다고 본다.
그럴 때, 우린 그 빚을 어떻게 갚을지 고민하게 된다.
인간은 받았으면 그만큼 보답하려는 본능이 있다.
그러므로, 자각이 필요하다. "너와 난, 진보에게 빚이 있어."
첫댓글 예전에 방송을 통해서 이 영화의 실제 인물이 김어준과 대화하는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습니다.
사법부 비판과는 별개로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더군요...김어준도 동의하지 못하고 쓴웃음만 되풀이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더불어 결과만을 중요시 하여 과정을 간과하는 경우가 요즘 진보쪽에서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중용의 철학을 깊이 새겨야 할 시점인것 같네요...요즘같아서는...ㅠㅠ
무엇이든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는 것 같네요....
별큰쌤...답글 달기 너무 애매하게 글을 써놨어요...
1. 김명호의 성격에 대한 부분.
글에서도 썼듯이, 융통성이 없음=고지식, 그러므로 사회적으로 융화가 되기 힘들수있음. 영화의 캐릭터도 그런 점이 나타남. 그렇다고 그게 윤리적이나 정의적으로 올바름과 관계되는 것은 아님.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한 것이 사법부와의 대결이라는 사건을 만든 것일 수도 있음. 다만, '김어준도 동의하지 못하고'는 관점에따라 다를수 있음. 김어준이 절대 선은 아님. 나도, 개인적으로 김어준의 모든 면이 맘에 드는 것은 아님. 그러므로 이 영화의 관점은 김명호 개인의 성격이 초점이 아니라 사법부의 위선과 대결한 그에 초점을 맞춰야함.
2. 더불어 부분.
"결과만을 중요시 하여 과정을 간과하는 경우가 요즘 진보쪽에서도 보이는 것"= 뭔말인지 모르겠음. 다만, 사안이나 상황에 따라 총체적으로 봐야 할 것과 개별적으로 봐서 판단해야 할 것은 있음.
"중용의 철학" = 부분적 동의. 중용이 미덕인 경우가 있고, 중용이 악이되는 경우도 있음.
"무엇이든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는 것"=결과적으로 동의.
별큰쌤, 일단 답글 올려요. 그냥 '네, 그래요'하자니, 원글과 다른 관점으로-가령 이른 느낌('김명호 내가 티비에서 봤는데, 그렇게 괜찮은 사람 아니더라, 그러므로 부러진 화살이 그를 미화했다. 봐라, 김어준도 그러더라'라고 해서 영화자체가 갖는 메시지가 희석되는)
느낌이어서...뭐라고 답글을 달아야겠고. 그리고 그 아래 글도...제가 맨 마지막에 한 이야기 때문에 쓴 것 같은데, 그 내용이, 역시, "그건, 그렇지 않아." 라고 쓴 것 같아서, 뭐라고 답을 해야 할 것 같고. 뭐라고 구구절절 저의 논리를 펴자니, 이건..한페이지짜리 글이 되불꺼 같고...뭐,,,그래서...이정도로...ㅠㅠ
솔직히, 지금, 답글 쓰면서도, 애매~합니다~ㅠㅠ
헤곡~ 푸싱 짱~
첫째, 김어준은 단지 예에 불과하고 저의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김어준을 절대선이라고 한적이 없는데용~
둘째, 사법부 비판은 동의하나, 석궁을 들고 판사를 찾아가 위협한것도 아무 죄가 없다라고 주장한 것을 저는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소크라테스가 갑자기 휙 떠오르네요~ 문제가 된다고 해서 폭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니까요~ 분명 위협을 가한 부분은 잘못된 거라 생각합니다...^^;;;제 의견은
이 사건이 이정희 사건과 연결되서 떠올라서 진보쪽을 건드린 것입니다. 이정희라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야한다는것이 정당하다고 간주하고 바라봐도 그때 사건은 분명 불법이었으니까요
김명호가 석궁을 들고 찾아간 것은, 위협이고, 상대방에 위해를 가할 목적이라는 정도에서 그만큼의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 딱, 그정도여야 법의 잣대가 올바른 건데,..사건은 그게 아니었어요. 영화에서도 그 부분은 인정하고 있어요. 그러니깐, "김명호가 석궁을 들고 찾아가서 위해를 가려한 것은 인정한다. 그리고 그건 잘못이라고 인정한다."라고...
사실, 우리의 이야기는 그런데도, 김명호를 100% 옹호하고, 가야 한다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그 부분을 인정 하더라도...에 초점이 있은 거죠...^^
영화에서는 인정했으나 현실에서는 인정을 안하더라는 겁니다...ㅎㅎ
이정희 사건은 개별 사안입니다. 이정희 사건이...전체 진보의 평가 잣대로 작용 해서는 안된다고 봐요.
이런 상황에, 흔히 빠지기 쉬운게...양비론입니다...보수나 진보나 모두 그나물에 그밥. 그러나,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그냥, 저의 이야기로 치면,,,이정희 사건은 잘못이라고 치나, 진보의 대의적 측면은 우리가 지지해야 한다는 쪽의 의견입니다.
오호,...그랬군요...그럼,,,처음부터..진작...그렇게 이야기해주지...뭐여...뭘리 산으로 갔다가 돌아왔잖아..쩝~쩝~...
현실에서 인정했어요....변호사가 인터뷰 하고..본인도 위협 부분에 대한 위법은 인정했는데..그 위협부분이 석궁을 쏘았다,,,로 바뀌면서...법정이야기돌아가는 걸로봤는데요...
김명호 교수사 이야기 하는 인터뷰는 그래요..판사..검사가 법을 안지킨다...김명호 교수의 문제 제기는 거기입니다..나 법위반한거 맞다...근데...그 죄를 판단하고 심판 하는 사람이 법을 지키지 않고..있다..이부분인거 같은데....음 .....
제가 봤던 프로그램에서는 끝까지 인정을 안하더라구요...^^;;;; 정당방위다라고 까지 하더군요...^^;;;
음...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지.?
뭘, 어떤 관점이야...그냥..있는대루 보믄 되는 거지...ㅋㅋ
댁 말고...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응...꼭, 봐봐....<삼성을 생각한다> 읽고, 느낀, "드러운 기분"이랄까?...그런 기분, 나만 느끼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워...ㅋㅋㅋ
석궁사건은...위키백과로 "김명호"보믄...대충, 객관적인 데이타가 나와요..^^
드러운 느낌.....권력이 유지 되는곳은 냄새가 나~~근데..그냄새를 치울 방법이 없다는거지.....
해담도...피터...담배냄새 난다...근데..그 냄새를 치울 방법이 없다...ㅋㅋㅋ
내가 권력이야...이런....
그럼 권력 투쟁 해야 하는거야...
모든게시판을 피터의 담배냄새가 나게끔....이런....
켁
이게 봐로...진정한 실시간...이야...재밌는데...ㅎㅎ
또야?
제 생각을 정리합니다.
1. 석궁사건은 분명 사법부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석궁을 들고 가서 위협하고 상해를 가한 것을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동의할수 없습니다.(제가 봤던 프로그램기준)
2. 이정희사건 - 진보의 가치는 전적으로 저도 동의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정희사건을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끊임없이 법을 위반하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정부에 대하여 정면돌파하는 정당으로써 본인들이 정작 그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올바를까요? 양비론을 말씀하셨는데, 이것은 여당이나 야당이나 다 똑같으니 그냥 찍던대로 찍던가, 아님 정치에 신물나게 해서 투표 자체를 안하게 하기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
진보의 잘못 자체도 반성이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저도 여당은 무지 싫어하는 야당 지지자임당~ 하지만 잘못된 것까지 반성이 없다면 문제가 있다고 보는 쪽입니다. ^^
대의적으로다가..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