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자들은 한국의 민속신앙을 음사(陰事)라 하여 철저히 무시(배격)했다. 그러나 양반 마을을 찾아가 보면 민속신앙으로 겹겹히 무장한 곳도 있다. 대구의 근교인 옻골 최씨 마을도 그 중의 하나이다. 옻골 최씨 마을은 유학을 지키는 전통적인 양반 마을로서 대구의 근교에인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다.
마을의 앞은 숲이 가로막는다. 비보숲이라 하여 마을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마을 앞을 지나치는 나쁜 악귀(역병 등)가 마을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마을의 뒷산에서 발원한 개울물이 마을을 감아돌면서 마을 앞으로 흐른다. 개울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야 마을 밖으로 나간다. 이곳을 동구(洞口)라고 한다. 우리의 동요에 '동구 밖 과수원 길' 하는 ------. 일반적으로 동구에는 장승이나 돌탑이 있다.(전라도 지역은 흔하다.) 이들 또한 마을을 지키는 파수군 역할을 한다.
개울을 건너 마을 안으로 들어오면 흔히 노거수가 있다. 당나무(堂樹나무)이다. 이것은 마을을 지키는 神木으로, 동제를 이곳에서 지내는 마을이 많다.
옻골 최씨 마을에는 마을의 입구에 거대한 회나무가 있다. 안내판에 당수나무라고 하지 않고, 그냥 노거수라고만 하였다. 회나무는 선비나무로 알려져 있다. 유학을 하는 선비를 상징한다고 하니, 유가 마을인 최씨 마을이라서, 당목으로 설명하지 않았나? 그러나 마을 앞의 큰 당나무는 한국인의 정서에 깊숙히 담겨 있는 풍경이기도 하다.
바로 곁에 나무들로 둘러싸인 작은 연못이 있다. 인공적으로 만든 것으로, 풍광이 뛰어나다. 조선 시대에 이 연못이 선비의 호화로운 삶을 나타낸 것이라 하여,귀양까지 갔다는 기록이 있다. 정말 그럴까".
마을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정려각'이 있다. 양반마을은 대체로 입구에 정려각이 있고 정려각에서부터 전통 양반 마을이 시작한다. 정려각에는 열녀비도 있고, 효자비도 있다.
정려각을 지나 마을 안길로 들어서면, 마을의 중심인 종가집이 나온다. 옻골 최씨 마을도 구조가 같다. 최씨 마을은 종가는 전형적인 경상도 양바 마을의 가옥 형태이다. 그리고 잘 보존되어 있다.
대문이 있는 행랑체가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래등 같은 입구자 집이 나온다. 사랑채외 안채가 만들어내는 형태이다. 그리고 뒤편에 조상을 모시는 사당이 있다. 옷골 최씨 마을도 이런 구조이다. 세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마을 뒷산에는 산능성이 거북 형태를 만든 다. 이 마을이 융성한 것은 바로 이 거북이 마을을 지켜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읆민에게는 거북이 마을을 떠나지 않도록 한다. 아마도 동제도 그런 염원을 담았으리라 믿어진다.
이제 마을의 입구에 인공적으로 만든 연못 이야기를 하자;
거북이 영원히 머무도록 물로 채워진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거북은 우리의 고래 신앙에서는 물을 관장하는 농경신이다. 옻골 최씨 마을은 우리의 민속신앙과 양반가의 유가 사상이 함께 간직되어 었는 마을이다.
우리 일일문학회가 답사를 간다면, 좋은 장소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