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마을만들기 지원센터에서는 마을해설사 양성교육의 일환으로 순성면 마을탐방을 진행했습니다.
마을해설사들은 순성면의 마을자원을 활용한 마을콘텐츠 발굴, 마을 지역문화유산 홍보 등 농촌마을 활성화를 위해 아미미술관과 백석올미마을, 순성브루어리 등을 방문했습니다. 첫번째 방문지는 아미미술관입니다.
아미미술관(관장: 박기호)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인스타 정원'으로 hot한 공간인데요.
유동초등학교가 폐교되며 외지고 소박했던 공간을 박기호, 구현숙 부부가 작업실과 활동 무대로 사용하며 순성마을에 작지만 큰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부부가 풍경화를 그리듯 다양한 꽃, 나무, 식물을 심고 가꾸는 사이 시나브로 영혼이 위로받고 쉴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자 안식처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미미술관에는 축척된 시간성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담쟁이와 아이비가 건물의 안과 밖을 힘찬 생명력으로 휘감고 있는데요. 흰 격자나무창은 우리들에게 사진 프레임이 되어주며 사진맛집으로 핫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전시관에는 전시공간활성화 지원 사업으로 '맛있는 미술'이 2021. 11. 18~ 2022. 03. 29일까지 전시되고 있네요. 구현숙 큐레이터가 '맛있는 미술' 해설을 진행해 주었습니다.
'미술이 맛있다'란 주제가 살짝 낯설기도 한데요. 미술과 음식은 사람의 감각을 만족시키며 영혼의 안정감을 주기도 하며 소확행의 트렌드에서 빠질수 없는 영역이 되었다고 합니다.
현대인들에게 음식이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함이 아닌 문화로 미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겹치는 지점을 보이고 있는데요.
음식에 대한 다채로운 함의가 담긴 맛있는 미술 전시가 누구에게나 쉽게 소화되는 맛깔나는 전시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전시는 총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각각 2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공간엔 김서울, 정정엽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김서울 작가의 SALARY BEER, SPAM, 북경당 등 우리에게 친숙한 상자라는 프레임에 인상적인데요. 작가는 네모난 상자와 같은 도시안에 부대끼며 살기를 선택한 '자의'와 소시민에게 주어지는 아주 좁은 주거지에 대한 '시스템의 타의'가 혼재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작품을 감상하며 효율적으로 많은 인구를 수용(수납) 할 수 있도록 규격화된 공간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의 삶에 물음표를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페미니즘 1세대 정정엽 작가의 작품에는 음식이 자연의 일부임을 일깨워 주며, 생명 에너지를 품고 있는 콩과 팥, 싱싱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나물들은 자연을 존중하는 생태주의적인 관점이 담겨 있습니다.
씨앗은 녹두 색, 연두색, 팥죽색, 흰 색, 검은색 등 다채로운 색감의 보여주지만 같은 녹색 안에서 다양한 미감이 존재하듯 생명을 간직한 씨앗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망무작가의 형형색색의 귀여운 동물들로 눈길을 사로잡는 상차림이 인상적인데요.
식탁에 오르기 전까지는 생명이었던 동물들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 암묵적으로 은폐되는 사회상황을 고발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최현주 작가의 작품은 일상적인 식재료들은 비현실적인 세계에서 극적인 대비를 이뤄 무의식을 자유롭게 해방시키기도 하는데요. 작가는 아이와 같은 영감으로 가득한 작업을 통해 순수한 동심이 따뜻함과 행복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3번째 전시실은 로렌정, 이흠 2명의 작가의 방입니다
전면의 오색 찬라한 사탕이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이흠 작가의 RED SWEETS, BLUE SWEETS, SWEETS IN SHOW WINDOW입니다.
화면가득한 오색찬란한 그림은 관람객의 시각과 미각을 자극하며 침샘을 자극하는데요. 실물보다 더욱 사실적입니다. 신비하고 영롱한 달콤함은 어릴적 문방구 앞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로렌정 작가는 우리 삶의 주변에서 보는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끌어안음으로 청춘의 순수함과 감수성을 잠시 들여다보게 합니다.
젊은이들이 끊임없이 강요받는 화려함의 이면, 달콤함 뒤에 찾아오는 고통, 시끌벅적한 파티 뒤의 공허함과 상처, 불안감 등 어른이 되는 성장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감정들이 음식에 투영됨으로써 성장 과정 속에 가졌던 내면의 실망과 지나간 실수들을 함께 축하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미미술관에서는 4월에 시작한 박기호 작가의 '나의 정원 모두의 정원'이 2021.12. 31까지 전시되고 있는데요.
'나의 정원 모두의 정원'은 자연과 관계 맺고 다시금 소통하기 위한 일종의 언어라고 합니다.
죽어 방치된 나무들이 천장을 휘감고 공간을 점령한 모습이 마치 미술관이 마법에 걸려 살아 꿈틀대는 것 같은데요. 무게를 상실한 깃털들이 별이 되어 쏟아지는 것 같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자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반려식물을 키우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며, 삶의 균형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그동안 부부에 의해 심고 가꾸어 온 식물들이 선사하는 새로운 트렌드 공간이 주는 매력에 마을해설사 모두 어머~어머~감탄사를 연발합니다.
다양한 형상과 색채의 세계를 여행하며 동심으로 돌아가 상상력의 나래를 맘껏 펼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을해설사들 모두 작가의 정원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언어들을 발견하며, 잠시 일상에 지친 마음을 무장해제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유동초등학교 21회 졸업생인 김수미 마을해설사의 인솔하에 유동초등학교에 관한 해설과 일화들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유동초등학교가 위치했던 성북리는 면천읍성 북쪽에 위치해서 성북리라는 지명이 만들어졌는데요.
성북리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유동초등학교라는 교명이 붙었을까요. 지금은 성북천에 매화나무가 많지만 전에는 버드나무가 많이 심겨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수미 마을해설사와 함께 미술관 뒷편에 위치한 한옥전시관에 도착했습니다.
한옥 전시관은 정겨운 정취 속 소담하게 자리잡은 예술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유동초등학교 교장선생님께서 생활하시던 한쪽으로 그대로 보존해 10주년 기념 전시장으로 개관하였다고 합니다.
김수미 마을 해설사 초등학교시절에 여자 담임 교사가 이곳에서 숙식하며 저녁마다 라면을 끓여주셨던 추억의 장소라고도 합니다.
옛 학교 숙직실 및 창고의 기틀이 그대로 남아있는 전시장 메종 드 아미에서는 아미마켓展이 열리고 있는데요.
아미마켓전은 사람들이 물건을 구경하거나 사기 위해 부담 없이 마트나 백화점 등에 드나들 듯 예술품 역시 그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마련했다고 합니다.
서민들에게는 작품보호대 너머의 고가의 미술품은 부담스런 대상일 수도 있는데요.
문턱을 낮춘 소품과 굿즈들은 관람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아티스트, 관람객, 예술공간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백석 마을 남원천 변에는 매실나무 수천그루가 장관을 이루며 멋스러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백석 올미마을에서는 김금순 대표와 할매들이 매실을 활용하여 한과를 만들어 팔며, 14년에 농업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마을에서 심고 가꾼 먹거리로 맛있는 점심도 차려주시네요. 시골 어머니들이 차려주는 밥상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푸짐한 상차림이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었습니다.
백석리에서 재배한 고춧가루, 청국장 가루, 매실액을 활용한 매실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순성브루어리에서는 당진맥주 4종과 순성의 특산물인 매실로 만든 순성막걸리 시음 등을 진행했습니다.
순성면은 마을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마을을 명소로 많은 마을인데요.
하루속히 코로나19가 종식되서 각 마을을 대표하는 마을해설사들이 당진에 있는 마을이 들썩거리도록 힘차게 활약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