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미소
/ 김별
꽃이 만들어 지고
강이 만들어 지고
그리고
사람들이 집을 짓기 시작했던
아득히 먼 태고적부터 이어진
오랜 기다림 끝에
수막새 기왓장을 열고
외씨버선 고운 발로
이 땅에 오신 님이시여
당신의 미소는
어질고 순박한 사람들에게
하회탈이 되어 주시고
다 같이 행복한 대동세상을 열어 주시더니
새로운 천년을 맞아
모든 것이
혼돈과 갈등 불안에 휩싸인 암울한
오늘날에
다시 처음으로 떠오르는
햇살같은 미소를 보내주십니다
당신의 미소를 본 후
그동안 아름답다 여겼던
꾸며진 얼굴들이며
온갖 꽃들이며
눈부시고 경이롭게 느꼈던
자연의 풍광마저 빛을 잃고
모두가 시들합니다.
그렇듯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당신의 미소는
다시
천년을 시작하고 열어갈 소망이
되었습니다.
전생부터
나 여기 이곳에서
천년을 기다려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으로 완성된
당신의
천년의 미소를 만났습니다.
이 기쁨과 감동을 무엇으로
다 감당하랴만
이것이 하늘의 뜻이고
운명의 선택인 줄 아는 까닭에
신비롭고 아름다운 당신의 미소를
온전히 지키고
목숨 바쳐 사랑하는 것으로
천년의 기다림에 답하겠습니다.
천년의 미소로 지금 내 앞에 서신 당신이시여
그 아름다운 미소로
천년의 꿈을
함께 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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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미소
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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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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